한국거래소, 2020년 세계 7위로 도약

[이경은기자] 한국거래소가 시장활성화를 통해 향후 6년 안에 세계 7위 거래소로 도약하겠다는 중장기 비전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4대 전략 방향을 제시하고 제도 개선, 세제지원 건의, 상장요건 완화, 신상품 확대 등 세부과제도 설정했다.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9일 서울 거래소에서 브리핑을 열고 "침체된 자본시장에 제도 개선 등을 통해 활력을 불어넣고 오는 2020년 시가총액과 거래규모를 포괄한 세계 7위권의 거래소로 발돋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 이사장은 이를 위한 4대 전략 방향으로 ▲자본시장 활력 제고 ▲미래 성장동력 육성 ▲글로벌 외연 확대 ▲지속가능 경영구축을 제시했다. 전략 실천을 위한 12대 과제도 수립했다.

◆거래제도 개선·세제지원 등 자본시장 활성화

거래소는 거래 활성화를 통해 자본시장에 생기를 불어 넣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거래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시간외시장의 거래편의성을 높이고 LP(유동성공급자) 제도 개선을 통한 중형 우량주식 거래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총 6시간인 정규시장 거래시간과 시간외거래시간도 연장을 검토할 방침이다.

최 이사장은 "우리나라의 증시 거래시간이 선진시간보다 짧은 편"이라며 "시간외거래 시장의 거래비중이 정규시장의 2.8% 정돈인데, 거래시간이 늘어나면 거래량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르면 올 상반기 안에 시간외거래시간을 현행 오후 3시 반에서 4시로 연장할 계획이다. 정규 거래시간은 업계의 근무환경 등을 고려해 업계와 협의 하에 조율한다는 방침이다.

거래 활성화를 위해 정부에 세제지원도 건의할 계획이다. 시장조성거래 및 차익거래에 대한 증권거래세 감면을 촉구할 방침이다. 세금 감면으로 시장 유동성이 확대되면 중장기적으로 세수를 늘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파생상품거래세도 비과세 유지를 염두에 두고 있다.

유망 기업의 상장 촉진을 위해 상장요건도 완화할 계획이다. 또 시장별·기업별 특성을 감안해 상장요건을 다양화한다.

최 이사장은 "코스닥 시장의 경우, 당장 이익이 안 나도 기술주 중심으로 육성시키겠다"고 말했다. 매출액 등 외형보다는 매출액증가율, 영업이익증가율 등 성장성 위주로 심사하겠다는 것이다.

코넥스 시장의 조기안착을 위해 수요·공급을 확대할 방침이다. 또 올 상반기 안에 코넥스지수를 만들어 시장에 제시한다.

지난해 한맥투자증권 주문사고로 문제가 됐던 파생상품시장 주문사고에 대한 방지책도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일시적 주가급변 방지를 위한 종목별 변동성완화장치도 도입한다. 종목별 공매도 잔고 및 대량 공매도 보유자 공시제도도 만든다.

◆신상품 공급 확대로 미래 먹거리 육성

거래소는 신상품 개발을 통한 새로운 수익기반 창출, 일반 상품시장 육성 등으로 미래 먹거리를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주식옵션 리모델링 및 마케팅 강화로 거래 활성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주식선물 기초주권수도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변동성지수선물 상장도 추진할 예정이다.

정부 정책에 부응할 수 있는 일반 상품시장도 육성할 방침이다. 석유현물시장 거래활성화를 통해 장기적으로 정부의 동북아 오일허브 구축사업을 지원한다. 또한 오는 3월 금 현물시장을 신설할 계획이다.

◆거래소 지배구조 변화·글로벌 제휴 확대 통한 세계화

거래소는 국제 경쟁력 제고를 위해 거래소의 소유·지배구조를 글로벌 M&A(인수합병) 등에 적합한 형태로 개선할 계획이다. 선진거래소는 지난 2000년대 초반 대부분 IPO(기업공개) 및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는 설명이다. 추진시기·방법 등은 정부와 협의를 통해 결정할 계획이다.

거래수수료에 편중돼 있는 수익구조도 다변화할 방침이다. 최 이사장은 "거래소 수익은 거래량에 따른 매매수수료가 75%, 나머지가 25%인데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해 매매수수료를 50%로 줄이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신규 인덱스를 개발하고 전략적 제휴를 통해 글로벌 마케팅도 강화한다. 해외 연계거래 대상상품과 대상거래소를 확대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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