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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기어, 정말 최악의 제품일까?


"아무도 '갤럭시기어'를 사지 않을 것이며, 사서도 안된다?" 지난 10월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의 혹평이 신문지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소프트웨어 디자인과 사용자 편의성면에서 '대재앙' 수준이라고 평가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스마트워치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야심차게 내놓은 이 제품이 정말 사서는 안될 제품일지 직접 오랜 시간 사용해보고 점검해봤다.

글|김현주 기자 사진|조성우 기자

◆디자인 / 크기

갤럭시기어를 실제로 보면 생각보다 크지도 않지만 그리 작지도 않다. 얇은 손목을 가진 여자가 차면 갤럭시기어가 손목을 다 가리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화면 네 모서리 즈음에 4개의 나사가 위치했는데 조여진 나사의 방향이 다 다르다. 갤럭시기어 디자이너들이 터프한(?) 이미지를 주기 위해 의도한 바 인지는 알 수 없지만 완성도를 지적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삼성전자의 차기 제품에 휘어진 디스플레이와 배터리가 채용될 것이라는 기대가 갤럭시기어를 선뜻 선택하기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이 회사가 최근 곡면 스마트폰을 내놨기 때문에 시계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 휘어진 화면은 스마트워치의 디자인 완성도를 높여줄 핵심 요소가 될 것이란 기대를 하는 사람이 많다.

◆UI / 사용성

갤럭시기어의 사용자인터페이스(UI)는 처음에 어색할 수 있지만 조금 만지다보면 익숙해진다. 갤럭시기어는 배터리 효율성을 위해 평소엔 화면이 꺼져 있다가 팔을 드는 등 움직임을 감지해 시간을 표시해준다. 팔을 들고 화면이 표시될 때까지 지연 시간이 길다는 지적이 있지만 동의할 수 없다. 불편하지 않을 정도다. 적어도 시계 기능은 한다는 소리다.

시계가 나온 상태에서 화면을 아래로 내리면 카메라, 위로 쓸어 올리면 전화걸기 화면이 나온다. 이 부분은 편리하다. 카메라로 촬영한 직후 화면을 왼쪽으로 쓸어오는 동작을 하면 방금 찍은 사진을 확인할 수 있다.

왼쪽-오른쪽으로 밀면 메뉴로 넘어간다. 오른쪽으로 한번 밀면 '알림', 한번 더 밀면 'S보이스'가 나오는 식이다. 삼성은 작은 시계 화면을 고려해 한 페이지당 하나의 메뉴만을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단순하고 직관적인 UI를 추구한 것이다.

◆기능

오는 전화를 놓치는 경우가 없어 편리했다. 중요한 전화를 받아야하는 경우에는 더욱 유용했다. 전화가 온 것을 인지하지 못했는데 갤럭시기어가 알려줘서 받을 수 있었던 경우가 생각보다 많았다.

문자 확인 시에도 편리했다. 폰을 만지기 불편한 자리에 참석했을 경우, 문자가 왔을 때 시계로 바로 확인하고 즉각 대응할 수 있었다.

전화, 문자, 알람 등은 음성인식 기능 'S보이스'로도 조작할 수 있다. 간단한 문자메세지를 보내는 정도라면 만족할만한 수준이다. 반응속도가 크게 빠를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다.

기본으로 제공하는 만보계 앱은 갤럭시기어에서 가장 유용한 기능이다. 항상 손목에 붙어있는 시계의 특성상 걸음수 체크에 제격이기 때문. 만보계에 자동으로 저장된 데이터를 터치 두 번으로 'S헬스' 앱에 보내 운동량을 관리할 수 있다. S헬스가 제공하는 음식관리 기능인 '푸드트래커'도 함께 사용하면 더욱 최적화된 건강관리를 할 수 있다.

갤럭시기어에서 쓸 수 있는 외부 앱은 많지 않다. 다운받는 게 의미있는 지 의심스러운 앱도 있었다. 카카오톡, 라인, 페이스북 등의 앱은 푸시 알림만 해주는 간단한 기능만을 갖고 있다. 메시지를 볼 수 있지만 보낼 수는 없다. 단체 카톡방이 활성화돼있을 때 손목에 진동이 계속 오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SMS는 용건만 보내지만 카카오톡은 채팅 방식이어서 메시지양이 많기 때문이다.

앱들이 초기이다 보니 최적화가 미흡해 오류가 뜨는 경우가 많았다. '라인'의 경우 푸시 알람 오류가 잦아 사용할 수 없을 정도였다. FBQuickview(페이스북 퀵뷰)의 경우 아래위 스크롤이 자유롭지 않았다. '스마트릴레이(폰에서 콘텐츠를 이어보기 기능)'는 잘 구동하는데 '좋아요'를 누를 때 에러가 발생하는 등 자잘한 에러가 발생했다.

◆배터리 / 가격 / 방수

갤럭시기어를 가진 첫 날부터 사흘간은 배터리가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기기와 친해지려 자주 만지다보니 아침에 100% 충전해도 저녁 10시만돼도 방전됐다. 나흘 째부터는 카톡과 라인, 연합뉴스 알람을 껐고, 일부러 자주 만지지도 않았더니 밤 12시 넘어서 잠들 때까지 방전되는 일은 없었다. 전화, 문자, SNS 등 푸시가 자주오거나 카메라를 자주 구동시키면 그만큼 배터리가 빨리 닳는다.

종합해보면 일상적인 사용 시 갤럭시기어 배터리는 하루를 버티는 정도이며, 다음날 까지 사용하기는 무리다. 자기 전에 충전해야 다음 날 무리없이 사용한다. 매우 귀찮은 게 사실이다. 이는 갤럭시기어 판매 확대에 가장 제약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격도 걸림돌이다. 판매가는 39만6천원. 최근 약 1만원 싼 가격으로 판매하는 곳도 있지만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좀 처럼 가격이 떨어질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갤럭시기어가 얼마나 방수가 잘되는 지는 물에 넣어 직접 확인해보지 못했다. 이 제품은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IP55 등급 방진방습 기능을 갖췄다. IP55 등급은 먼지나 낮은 압력으로 분사되는 물로부터 안전한 정도다. 등급만으로는 흐르는 물에 손을 씻는 정도는 괜찮을 듯 싶다. 하지만 수압이 쎄면 고장날 지도 모른다. 이 문제는 해외에서도 논란이 되기도 했다. 어쨌든 조심해야 한다는 소리다.

◆총평

진득하게 '갤럭시기어'를 사용해본 결과, 폰을 사용할 수 없거나 손이 자유롭지 못할 때 매우 유용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갤럭시기어는 택시기사나 요리사에게 적합하다는 말이 딱 맞다. 갤럭시기어를 사용하면 적어도 전화, 문자를 놓치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또한 겨울에 코트 주머니나 가방에서 폰을 꺼내 장갑을 벗고 조작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손이 시려울 일은 없다는 의미다.

좀 더 기능이 복잡해져도 되는 이유는 이 제품을 사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시계로만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내부 디자인 변경이 어렵다는 점도 개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종합적으로 갤럭시기어는 분명 쓸 만 하지만, 큰 기능을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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