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가 20일 TFT LCD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하이디스'를 중국 BOE테크놀로지그룹에 3억8천만 달러 이상을 받고 매각하는 내용의 본계약을 체결하면서, 하이닉스의 구조조정이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도이치방크와 모건스탠리 등이 지난 8월말에 채권단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진 '하이닉스 구조조정안'에 대한 논의가 이번 하이디스 매각을 계기로 더욱 급물살을 탈 것으로 분석된다.
그간 채권단은 하이닉스의 '생명' 격인 D램 사업에 대한 입장 정리에 앞서, '비주력 사업 우선 매각' 방침을 정하고, '주변정리'를 하는 쪽으로 구조조정을 해 왔다.
일찌감치 STN LCD 사업을 매각한 데 이어 이번 TFT LCD 사업을 매각함으로써 비주력 사업 부문 중 비교적 비중이 큰 사업체에 대한 매각 절차를 어느 정도 끝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제 남은 주변정리 절차로는 비메모리 사업을 비롯, LCD 모듈업체 등 나머지 10여 자회사의 지분 정리가 남아 있는 정도다. 아직 주변정리 절차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나, 이번 하이디스의 매각을 계기로 어느 정도 주변정리는 끝난 셈이라는 게 전문가의 진단이다.
즉, 주변정리가 얼추 끝나감에 따라 앞으로 하이닉스 구조조정의 핵심인 'D램 사업에 대한 채권단의 입장 조율'도 본격화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전문가들은 채권단이 도이치방크 등의 보고서와 관련, '단기적으로는 독자 생존에 무게를 두고, 장기적으로는 매각을 모색하는'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우리증권 최석포 연구원은 "앞으로 구조조정은 하이닉스의 비주력사업인 '비메모리 사업 매각'과 더불어 자회사 지분 매각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반면, D램 메모리 사업에 관해서는 '독자생존 후 매각'으로 채권단의 입장이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는 하이디스 매각에 따른 하이닉스의 유동성 향상 보다는 마이크론 등과 협상 격렬 후로 마땅한 매입 적임자가 나타나고 있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채권단도 때 맞춰 구조조정안의 최종 확정을 위해 서서히 시동을 걸고 있다. 이달초에 각 채권 금융기관들은 '도이치방크의 하이닉스 구조조정안에 대한 설명회'를 가진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채권단은 하이닉스 핵심 사업인 D램 사업에 대한 최종 입장을 조만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하이디스 매각이 세계 TFT LCD 산업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국내 산업의 국제 경쟁력에 단기적으로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는 보이지는 않고 있다. 하이디스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2% 안팎에 그치고 있기 때문.
그러나, 이번 하이디스 매각이 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 TFT LCD 산업의 막강한 경쟁자로 중국을 부상케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하이디스 매각이 중국의 TFT-LCD 기술 흡수 속도에 탄력을 줄 게 확실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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