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태블릿 PC 업계가 '법인시장'에서 승부를 가릴 전망이다.
태블릿 PC 시장이 초기에는 일반인보다 법인 위주로 형성될 것으로 보이고 업체마다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hp와 한국후지쯔, 에이서 등 3사는 이달 중 태블릿PC를 잇따라 내놓고 의료와 교육, 물류 등 기업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기업의 시장 공략법은 각기 달라 '3사3색'의 색채를 보여 관심이다.
◆한국hp-특화 솔루션 개발
한국hp의 경우 태블릿PC 사업 주체를 노트북PC 사업부가 아니라, PDA사업부로 결정했다. 노트북PC에 펜 입력 기능을 부가한 태블릿PC의 특성을 생각하면 노트북PC 사업부가 맡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포켓PC 등을 맡고 있는 PDA 사업부를 태블릿PC 사업 주체로 정했다는 것은 그 만큼 법인영업에 집중하겠다는 뜻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 회사 핸드헬드PC 마케팅을 담당하는 김대환 차장은 "우리 팀은 포켓PC 등의 법인수요 진작을 위해 총 200여 응용 솔루션들을 확보하고 있다"며 "노트북PC의 일종인 태블릿PC를 정작 우리 팀이 맡게 된 것은 그 만큼 법인 시장 공략을 위한 기반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21일 정식으로 태블릿PC 'TC1000' 모델을 출시하는 이 회사는 이미 병원에서 활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외에도 각 업종별로 특화된 솔루션을 개발, 제공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한국후지쯔-핸드터미널 대체
한국후지쯔는 그 동안 금융과 물류, 의료 등의 법인 수요처를 중심으로 솔루션과 정보기기 등을 일괄적으로 공급해 왔다.
그 같은 사업 이력이 앞으로 자사의 태블릿PC '스타일리스틱'을 법인시장 중심으로 확산시키는 데에 큰 강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물류 정보 단말로 쓰이는 '핸디터미널'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가지고 있다"며 "현재 태블릿PC로 핸디터미널을 대체할 수 있도록 하는 솔루션을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물류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태블릿PC의 도입으로 더욱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이 회사는 이외에도 보험사 등을 중심으로 기존의 노트북 PC 수요처를 태블릿PC로 바꿔 나가는 작업도 병행할 계획이다.
◆에이서-SI 업체와 연대
대만 노트북PC 제조업체인 에이서는 태블릿PC 'TMC100'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국내에는 에이서의 한국 총판을 지난 10여년간 맡아 온 '오앤씨테크놀로지스'가 이 제품을 국내에 공급중이다.
오앤씨테크놀로지스는 hp, 후지쯔 보다는 법인영업의 경험이 상대적으로 짧은 게 사실. 이 회사는 그 같은 약점을 보완하는 방안으로 주요 그룹사 시스템통합(SI) 업체들과의 연대를 강하게 추진중이다.
이미 이 회사는 'L' 그룹 소속의 한 SI 업체와 대형 할인점에 TMC100 모델을 공급하기 위해 보름전부터 공동 작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또 'J' 제약업체와 지분관계를 맺고 있는 'H' SI업체와도 협력을 맺고 있다.
이 회사 김남종 부장은 "곧 수요처를 확보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배경과 전망
3사가 이처럼 법인시장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태블릿PC의 가격이 일반인이 사기에 부담스러운 고가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태블릿PC 시중가는 200만원 후반대로 예상돼 100만원 후반인 서브 노트북PC 기종에 비해 큰 가격차를 나타낼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 것.
이 반면에 법인 시장은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수요처의 원하는 물량이 크면, 그 만큼 태블릿PC 공급가도 낮춰 줄 수 있다.
수요처로서도 태블릿PC 가격에 대해 일반 사용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부담스러워 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태블릿PC 수요는 이 같은 이유로, 당분간은 법인 수요를 중심으로 창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렇다고, 일반 수요가 전혀 없을 것이라는 뜻은 아니다.
3사는 일반 수요는 '고급 사용자층'을 중심으로 형성될 것으로 관측하고, 이들을 붙잡기 위한 유통망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
hp는 전국 50여 대리점을 태블릿PC 유통점으로 정했으며, 후지쯔도 기존 노트북PC 대리점망을 통해 일반 유통에 나서고 있다.
오앤씨테크놀로지스는 이미 용산전자상가를 비롯, 전국 주요 광역시 등을 책임지는 중간 유통업체들을 선정한 뒤 물량을 풀고 있는 상황이다.
/이관범기자 bum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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