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은기자] 우리나라 기업 임원 10명 중 7명은 내부비리를 알게 돼도 이를 보고하지 않을 것이란 충격적인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전체 응답자의 80% 가량이 보고한다고 답한 것과 정반대 결과다.
26일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 EY가 발표한 '2013 아시아·태평양 부정부패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응답자의 72%는 '조직 내 뇌물수수, 부정부패 사례를 알게 되더라도 내부 제보시스템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자신이 제보했다는 것에 대한 비밀이 보장될 것이라는 확신이 없어서다.
이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체 응답자의 81%가 '필요하다면 내부제보시스템을 활용할 것'이라고 답한 것과 대비되는 결과다.
서진석 EY한영 감사본부장은 "작년 미국공인부정조사관협회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전체기업 내 부정의 43.3%가 직원, 고객, 공급자 등의 제보로 적발됐다"며 "이번 조사결과를 보면, 국내 기업들은 내부 부정부패의 절반 가량을 적발할 수 있는 기회를 잃고 있는 셈"이라고 평가했다.
부정부패를 발견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인 내부 제보시스템이 제대로 작동 할 수 있도록 국내 기업들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EY는 "보다 윤리적인 비즈니스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경영진과 직원간 양방향 의사소통 채널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영진은 부정부패 방지를 위한 원칙과 의지를 표명하고 직원들은 비윤리적인 행위를 발견했을 때 거리낌없이 보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48%, 국내 응답자의 86%가 '자신이 속한 회사가 부정부패 방지를 위한 원칙과 정책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는 효과적으로 적용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EY한영에서 부정부패 리스크관리 서비스를 담당하는 유희동 이사는 "내부고발은 곧 배신이라는 인식부터 없애는 게 내부 제보시스템의 실효성을 높이는 출발점"이라며 "제도를 잘 갖추는 동시에 경영진이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이것이 잘 작동 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EY의 이번 보고서는 한국,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호주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8개국에서 근무하는 기업의 임직원 681명으로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이경은기자 serius0727@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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