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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지갑 플랫폼 전쟁, 참전열기 '후끈'


[전자지갑 플랫폼 전쟁②]통신·금융·전자결제·스마트폰·유통사 모두 뛰어들어

[이경은기자] 가히 전자지갑 플랫폼의 춘추전국 시대다. 이동통신사와 카드사 등 금융권이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스마트폰 제조사와 유통업체도 출사표를 던지고 참전했다. 전자지갑 플랫폼 표준이라는 영광을 얻기 위한 것이 참전의 목적이다. 이 전쟁에서는 영원한 아군도 적군도 없다. 뜻을 모은 이들이 연합해 진지를 구축하다가도, 필요하다면 기꺼이 다른 진영의 적과 손잡는 '적과의 동침'도 벌어지기 때문이다.

◆통신사 "가입자와 통신망을 기반으로 공격"

전자지갑 플랫폼에 가장 활발히 참여하는 진영은 역시 이동통신사다. 인터넷 통신망만 제공하고 손 놓고 있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전자지갑은 스마트폰 앱(응용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통신망 없이는 이용이 불가능하다. 더불어 전자지갑 플랫폼으로 사용자의 연령, 성별, 구매패턴 등 무궁무진한 마케팅 정보를 알 수 있고 수수료 등 수익 창출도 가능하다.

통신 3사 모두 전자지갑을 운영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자회사 SK플래닛이 개발·운영하는 '스마트월렛'을 내세우고 있다. 17일 SK플래닛에 따르면, 스마트월렛 가입자는 1천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2010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3년 만이다.

LG유플러스는 '스마트월렛'(SK플래닛과 이름만 같고 전혀 상관없다), KT는 '모카'(Money&Card의 앞 두 글자를 땄다)를 운영하고 있다. KT의 경우 금융회사인 신한은행과 손잡고 만든 '주머니'라는 선불형 충전식 전자지갑도 선보여 '적과의 동침'을 하는 모습이 관측된다.

◆카드·은행 "결제기능과 연합이 무기"

통신사가 가입자와 망을 기반으로 십자포화를 퍼붓고 있는 사이 결제수단을 갖고 있는 금융권도 칼을 갈며 전자지갑을 준비했다. 전자지갑 플랫폼이 좀 더 널리 퍼져 대중화가 된다면, 언젠가 플라스틱 카드를 대체할 날도 올 것이기 때문이다. 카드사와 은행 입장에서는 넋 놓고 있다가는 '밥줄'을 뺏길 수도 있다.

유심형은 NFC 리더기에 유심이 들어있는 스마트폰을 대면 결제가된다. 버스카드 찍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앱 카드는 스마트폰에서 모바일 카드 앱을 구동해 바코드로 읽어 결제한다. 리더기는 따로 없어도 되지만, 모바일 인터넷이 반드시 연결돼 있어야 쓸 수 있다. 유심형 모바일 카드는 KT 자회사인 BC카드, 그리고 SK텔레콤과 하나금융지주의 합작사인 하나SK카드가 포진했다.

앱 카드는 6개 카드사 연합이 대척점에 서있다. 신한카드, 삼성카드, KB국민카드, 현대카드, 롯데카드, 농협카드 등 주요 6개 카드사는 통신사에 대항해 앱 카드 표준화에 합의했다. 유심 방식이 아니라 앱으로 결제할 수 있는 모바일 카드를 6개 카드사가 공동 개발해 지난 9일 오픈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유심 방식이 아닌 앱 카드에 대한 고객들의 요구가 각 사에 다 있었다"며 "더 많은 고객들의 욕구를 반영하고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 여러 회사가 함께 개발하게 됐다"고 연합의 이유를 설명했다.

카드사들은 연합도 하지만 각사별 전자지갑도 있다. 삼성카드의 전자지갑 'm포켓', 신한카드의 전자지갑 '스마트월렛'(SK플래닛, LG유플러스와 아무 상관 없다) 등이다. 모두 앱 카드 방식이다.

◆스마트폰·전자결제·유통사도 나서

스마트폰이 있어서 가능했던 전자지갑 플랫폼. 스마트폰 제조사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이들은 제조사의 이점을 살려 아예 자사의 스마트폰에 전자지갑을 기본 탑재시켰다. 가까이에서는 삼성전자가 '삼성월렛'을, 해외에서는 애플이 '패스북', 구글이 '구글월렛'을 꺼내들었다.

삼성전자의 삼성월렛 진영에도 '적과의 동침' 케이스가 있다. KT의 자회사인 BC카드가 삼성월렛 진영에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 때문에 향후 KT와 삼성전자의 '대연합'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온라일 결제 영역에만 머물렀던 전자결제사들도 이 전쟁에 뛰어 들었다. 전자지갑 앱을 통해 오프라인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 것이다. KG모빌리언스의 '엠틱'과 다날의 '바통'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자사의 강점인 결제 기능 외에도 멤버십 카드, 쿠폰 등을 담아 독자적인 전자지갑 앱을 내놓기도 하지만, 동시에 제휴를 통해 다른 전자지갑의 결제 부문에 들어가 있는 경우도 종종 보인다. '트로이 목마' 전략은 아닌지 모르겠다.

고객의 연령, 성별, 구매패턴 등 소중한 마케팅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유통업체도 예외는 아니다. 신세계는 지난 6월 신세계 백화점에서 결제와 포인트적립이 가능한 전자지갑 'S월렛'을 출시했다.

◆NFC 결제 표준 두고 '유심 vs 마이크로SD' 격돌

카드업계가 전자지갑에 들어가는 모바일 카드를 유심형으로 만들지, 앱형으로 만들지를 두고 충돌하듯, 이 같은 싸움을 벌이는 또다른 진영이 있다. NFC(근거리무선통신) 결제 시장을 놓고 으르렁대는 통신사 진영과 범금융권의 격돌이 그것이다.

두 전쟁 모두 전자지갑 관련 결제 분야에 아직 기술 표준이 없어 벌어진 사태다. 이 기술 표준을 잡을 경우, 곧 수수료 등 수익으로 이어진다. 때문에 자신에게 유리한 기술 표준을 범용화하려는 세력 다툼도 뜨꺼운 것이다.

먼저 통신사 진영은 유심칩을 이용한 NFC 방식이다. 모바일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유심칩에 담는 것이다. 유심칩은 원래 통신사 고객 정보를 담는 용도인데, 이를 이용해 NFC 결제를 한다.

이 경우 통신사는 카드 발급 수수료나 결제금액의 0.1~0.2% 가량의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바꾸거나 통신사를 옮기면, 유심칩도 바꾸고 금융정보도 몽땅 다 옮겨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에, 한국은행을 중심으로 은행, 금융솔루션업체 등 범금융권은 '금융 마이크로SD'를 유심칩의 대항마로 삼고 역습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마이크로SD란 손톱만한 소형 이동식 플래시메모리다. 여기에 카드, 공인인증서 등 각종 금융정보를 보안화해 저장한다. 스마트폰에 끼워 쓴다. PC, 태블릿PC에도 쓸 수 있고, 통신사를 바꾸거나 스마트폰을 변경해도 옮겨 끼우면 그만이다.

이 방식의 결제가 주도권을 쥐면 금융권에서는 통신사에 금융거래시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아도 돼 부담이 없다. 이쪽도 물론 문제는 있다. 유심에 비해 가격이 비싸고, 아직 상용화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경은기자 serius0727@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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