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세계 파생상품거래시장 순위 11위로 '추락'

[이경은기자] 세계 파생상품거래 시장에서 한국거래소의 위상이 추락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작년보다 6계단 떨어져 11위를 기록했다. 파생상품 거래량이 반 이상 급감한 탓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반기 파생상품시장의 일평균 거래량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52.9% 감소한 348만9천268계약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한국거래소의 세계 파생상품거래소 순위도 작년 5위에서 11위로 밀려났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011년에는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지난달 실시된 코스피200옵션 거래승수 인상이 거래량 급감에 영향을 미쳤다.

코스피200옵션의 상반기 일평균 거래량은 전년 동기보다 61.7% 급감했다. 코스피200선물도 12.6% 줄었다. 2년 연속 감소하고 있다.

반면에 3년국채선물(14.5%), 10년국채선물(13.1%), 미국달러선물(5.8%)의 일평균 거래량은 전년 동기보다 증가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북핵 리스크에 따른 거래 수요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상반기 파생상품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거래량보다는 감소폭이 작았다. 전년 동기보다 1.2% 감소한 53조9천107억원을 기록했다.

코스피200선물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작년 상반기보다 11.6% 줄었다. 코스피200옵션도 8.1% 감소해 둘 다 2년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반면에, 3년국채선물과 미국달러선물은 각각 15.9%, 3.5% 늘었다.

미결제 약정은 코스피200옵션을 제외한 대부분 선물 상품에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코스피200선물이 전년 동기보다 10.4% 늘었다. 주식선물은 헤지(위험회피) 수요 증가로 미결제 약정이 68.2% 급증했다. 지난 1월 최초로 미결제 약정이 100만계약을 넘었다. 10년국채선물도 110% 증가했다.

이에 대해 한국거래소는 "거래규모는 감소했지만 시장의 질적인 면이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상반기 파생상품시장에서 전반적으로 기관의 비중은 감소한 반면, 외국인 비중은 미국달러선물을 제외한 전 상품에서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