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수기자] '물'은 삶이다. 생수를 비롯해 커피, 홍차 등 각종 차(茶)와 맥주, 소주 등 주류에 이르기까지 물은 다양한 형태로 우리의 일상에 파고들었다.
하지만 깐깐한 요즘 소비자들은 아무 물이나 마시지 않는다. 보다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마시기 위해 직접 찾아나서는 노력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도 좋은 품질의 '물' 제품을 제공하기 위한 '좋은 물' 찾기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청정지역에서 끌어 올린 자연 그대로의 물 '천연암반수'가 각광받고 있는 추세다.
◆생수업계는 '천연암반수' 전쟁 중
세계적인 생수제품 '에비앙'은 천연암반수 사용의 대표 사례다.
에비앙은 해발 4천800m 알프스 산맥 안에서 3만년이라는 긴 시간에 걸쳐 자연이 만들어 낸 지하암석층에서 나오는 물로 생산한다. 알프스 자연경관이 천연필터의 작용을 해 칼슘, 마그네슘 등 미네랄이 다량 함유된 생수를 만들어낸다.
최근 성장이 두드러지고 있는 '피지워터'도 피지섬에서 직접 끌어올린 천연암반수를 사용한 제품을 국내에 선보이며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업체들 역시 국내 청정지역 천연암반수를 이용한 생수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지난해 말 출시된 롯데칠성의 '아이시스8.0'은 충북 청원군 소재 암반대수층의 천연광천수를 원수로 담았다. 아이시스는 '얼음(Ice)'과 '오아시스(Oasis)'의 합성어다.
천연광천수는 갈라진 바위틈이나 땅 속에 스며든 빗물이 오랜 기간을 거치면서 각종 광물질(미네랄성분)이 녹아 흐르다가 암반층과 만나 지하수 표면을 형성, 흙과 암석의 미세한 틈 사이로 모세관작용에 의해 지표로 솟아나오는 물을 말한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아이시스 8.0은 균형 있는 미네랄 구성으로 인해 서구화된 식생활로 산성화된 우리 몸의 미네랄밸런스를 위한 물"이라고 설명했다.
◆주류업계에 등장한 '천연암반수'
천연암반수로 만든 생수 제품이 안전하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천연암반수 술의 주가도 높아지고 있다. 술의 약 80%를 물이 차지하고 있는 만큼 '물이 좋아야 술도 좋다'는 공식이 성립된 셈이다.

롯데주류의 '처음처럼'은 강원도 청정지역 지하 200m에서 끌어올린 천연암반수를 원수로 사용하여 부드러운 맛과 동시에 제품의 품질까지 높였다. 롯데주류는 지난 1926년 공장 터를 잡을 당시부터 깨끗한 물을 찾았고, 그래서 선정된 장소가 강릉이었다.
이 회사는 현재 강릉 시민과 관광객들을 위해 약수터도 운영 중이며, 이 약수터는 연 평균 1만5천여 명이 찾는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했다.
국내 최초 중소형 맥주 기업 세븐브로이 또한 강원도 횡성지역의 천연암반수를 사용한 '세븐브로이 IPA'를 선보이고 있다.
이 제품은 독일산 홉과 맥아만을 사용하며 부드러운 거품맛과 독특한 과일향으로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고추장, 간장, 밥도 '천연암반수'가 대세
음료와 주류에 이어 최근에는 식품에도 천연암반수가 등장했다.
사조해표의 '순창 궁 햅쌀 고추장'은 순창 햅쌀 뿐만 아니라 100% 태양초와 깨끗한 천연암반수, 전남 신안산 천일염을 사용해 제품의 품질을 높였다.
대상은 지하 200m 천연암반수와 국내산 검은콩을 사용해 오크통에서 5년 동안 발효ㆍ숙성시킨 프리미엄급 '5년 숙성 간장'을 선보였다. 벌꿀로 맛을 낸 게 특징인 이 간장은 청룡영화상 수상자들에게 주는 선물로도 유명하다.
오뚜기 카레와 3분 요리로 유명한 오뚜기는 '맛있는 오뚜기밥' 시리즈 전 제품에 청정지역의 150m 암반수를 사용하고 있다.
식품업계의 '천연암반수 붐' 현상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식음료와 주류제품들의 기본 원료라고 할 수 있는 '물' 선택이 제품의 품질로 이어진다"며 "관련업계는 국내 청정지역의 물 좋은 장소 확보 뿐 아니라, 최근에는 백두산 등으로 좋은 원수를 확보하기 위한 좋은 물 찾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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