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배기자] 옷을 입는 일보다 만드는 일이 몇 배 어렵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기획을 하고 디자인을 하고 샘플을 만들어 생산 유통하는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물 흐르듯 한 번에 진행되는 경우 또한 드물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단축시켜 시간과 비용을 줄여주겠다는 기업이 있다. 바로 클로버추얼패션(대표 부정혁,오승우)이다.
지난 2009년 설립된 클로버추얼패션은 섬유를 3D로 표현하는 기술을 가졌다. 일반적으로 의류를 제작할 때 생산 이전에 샘플의상을 제작하는데 이 과정에서 '클로(CLO) 3D'라는 소프트웨어로 의상 제작과정을 줄여 준다.3D로 구현된 상태에서 수정을 하고 곧 옷의 설계도인 패턴에 적용하는 작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 국내기업과 국외기업 간 샘플 배송을 통한 커뮤니케이션도 온라인으로 대체할 수 있다.이를 통해 각각 9시간씩 걸리던 제작과 수정시간을 2시간과 1시간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게 클로버추얼패션 측의 설명이다.

이러한 클로버추얼패션의 기술력은 해외에서 먼저 알아봤다. 국내보다도 오히려 작은 벤처 기업의 기술력을 인정해 주고 제 값으로 평가해 준 것이다. 현재 클로버추얼의 고객 중 80% 이상은 해외고객이다.
이에 따라 클로버추얼패션은 해외 고객들에 대한 관리를 위해 그동안 스타일케드,블루지에프엑스 등 현지 파트너사들과의 제휴를 적극적으로 이끌어 왔다.그 결과 미국과 일본, 유럽에 걸쳐 전 세계적으로 30여 개 이상의 파트너사를 확보했다. 현재 해외지사 설립도 검토중이다.
클로버추얼패션은 동일한 기반 기술의 또 다른 소프트웨어인 '마블러스 디자이너'로 게임이나 영화시장도 활발히 영역도 개척해 나가고 있다. 이미 웨타디지털와 유비소프트, 월트디즈니애니매이션 등을 포함해 약 200여개의 크고 작은 국내외 스튜디오에서 마블러스 디자이너를 사용하고 있다.
최근 개최한 2012 런던 올림픽에서도 BBC의 요청으로 컴퓨터그래픽(CG) 기술을 통해 홍보영상의 등장 인물이 입은 의상을 제작하기도 했으며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피터 잭슨 감독이 제작해 지난해 개봉됐던 3D 애니메이션 '틴틴'의 영화 속 의상에도 기술이 적용됐다.
특히 앞으로는 전자상거래 사업에도 관심을 힘을 쏟을 계획이다. 현재 서비스 개발을 위한 프로토 타입까지 완성했다.인터넷 쇼핑몰과 같은 전자상거래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쇼핑을 할 때 가상의 아바타를 통해 옷이나 장신구 등을 피팅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겠다는 것이다.
부정혁 클로버추얼패션 대표는 "앞으로 온라인에서 3차원 의상이 매우 크게 활용될 것으로 보여 이 분야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1년에는 미래에셋캐피탈과 산은캐피탈로부터 150만 달러의 금액을 투자 유치하기도 했다.
클로버추얼패션은 지난 2009년 부정혁 대표와 오승우 대표가 만나 지금까지 함께 운영 중이다. 부 대표는 경영 전반을, 오 대표는 개발을 맡고 있다.
지금까지 전세계적으로 6천 카피 이상을 팔아 1만5천여명의 유저가 사용하고 있다. 아직까지 매출규모는 30억원 수준이지만 매년 400% 이상의 성장을 하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내년 매출 목표는 100억원이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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