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발 태풍, 美 통신시장 흔드나


스프린트 인수 땐 AT&T-버라이즌 양강구도 위협

[김익현기자] 한동안 잠잠하던 미국 통신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T모바일이 메트로PCS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데 이어 이번엔 소프트뱅크가 스프린트를 손에 넣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1일(현지시간) 소프트뱅크와 스프린트 간의 합병이 성사될 경우 몇 년 간 계속 유지돼 왔던 AT&T와 버라이즌 양강 체제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소프트뱅크는 1조엔(미화 128억달러, 한화 약 14조원) 가량을 투입해 스프린트 지분 75%를 매입하는 방안을 놓고 협상을 진행 중이다.

◆AT&T-버라이즌이 가입자 75% 독식

현재 미국 통신 시장은 AT&T와 버라이즌가 양분하고 있다. 골드만삭스 자료에 따르면 버라이즌과 AT&T는 미국 통신 가입자의 75%를 독식하고 있다. 3, 4위 업체인 스프린트와 T모바일의 점유율은 15%와 10% 수준에 불과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버라이즌과 AT&T 쪽으로 모든 권력이 쏠리고 있다.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최신 폰들을 싹쓸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AT&T는 지난해 초까지 무려 4년 동안 아이폰 독점 공급권을 갖고 있었다. AT&T는 지난 해 T모바일을 390억달러에 인수하려다 실패했다. 통신시장에서 독점 기업이 탄생할 것을 우려한 미국 정부의 반대 때문이다.

3위 업체인 스프린트가 소프트뱅크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은 이런 상황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프린트가 소프트뱅크 투자를 받을 경우 망 업그레이드 작업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 미국 3위 사업자인 스프린트는 최근 대대적인 LTE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7월엔 애틀랜타, 댈러스, 휴스턴, 샌 안토니오, 캔사스시티 등에서 LTE 서비스를 시작했다. 양강인 AT&T와 버라이즌을 따라잡기 위해서다. 이를 위한 망 업그레이드 투자 비용만 7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소프트뱅크, 美 시장 진출로 도약 계기 삼으려는 듯

중소 지역 통신사 인수를 위한 실탄도 마련할 수 있다. 현재 스프린트는 도매사업자인 클리어와이어 인수를 염두에 두고 있다. 덩치를 키워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 부분과 관련해서는 SMBC 니코 증권의 모리유키 시니 애널리스트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잘 설명했다. 유키는 "스프린트가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은 LTE 망 투자 부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클리어와이어를 인수할 경우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메트로PCS 인수 경쟁에도 뛰어들 수 있다. 스프린트는 최근 T모바일과 메트로PCS 인수 경쟁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소프트뱅크와 협상이 타결될 경우 다시 인수 경쟁에 뛰어들 수도 있다.

이 대목에서도 소프트뱅크와 스프린트의 이해 관계가 어느 정도 맞아 떨어진다. 소프트뱅크는 일본에서 처음으로 아이폰을 공급했다. 덕분에 4년 사이에 이익을 7배나 늘어나면서 NTT도코모, KDDI 등과의 격차를 줄였다.

소프트뱅크 입장에서도 또 다른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 된 것. 블룸버그통신은 소프트뱅크가 스프린트를 통해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것은 이런 계산이 깔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일본경제신문은 소프트뱅크가 스프린트를 통해 메트로PCS 인수를 추진할 가능성이 많다고 보도했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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