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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컴 파산] 통신업계 '후폭풍 비상'


 

“엎친 데 덮친 격”

미국 제2의 장거리 전화 회사인 월드컴이 21일(현지 시각) 파산보호 신청을 하면서 통신업계도 비상이 걸렸다고 뉴욕타임스, USA투데이 등 주요 외신들이 22일 보도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이번 파산보호 신청으로 통신장비 공급업체 뿐 아니라 지역, 장거리 전화 회사들도 엄청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 추가 요금 인하로 경쟁 격화 예상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 불황의 진원지로 통신산업을 꼽고 있다. 통신업계가 2년 여 동안 최악의 불황에 시달리면서 주식 시장에까지 무시 못할 파급효과를 몰고 온 것.

최근 2년 동안 통신 주식 가치는 2조 달러가 폭락하면서 증시에 찬 바람을 몰고 왔다.

월드컴의 파산 신청에도 불구하고 약 2천만 명에 이르는 장거리 전화 서비스 MCI 고객들은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월드컴의 네트워크는 앞으로 수 개월 동안 채권자들과 미 정부 당국의 손길로부터 벗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

오히려 장거리 전화 가입 고객들은 ‘요금 인하’란 혜택을 입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월드컴이 채권자들에게 지불할 돈을 확보하려면 일정 수준의 ‘매출 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통신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는 것도 이 부분이다. 이에 따라 그 동안 요금을 둘러싼 출혈 경쟁으로 만신창이가 된 AT&T, 스프린트 등 장거리 회사들은 또 다른 압력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바로 월드컴으로부터 망 사용료를 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 동안 망 상호 대여를 통해 매달 수 천억 달러를 거둬들였던 통신업계 입장에선 무시 못할 손실이 아닐 수 없다.

통신 업체들이 지난 주말 FCC에 월드컴으로 인해 발생한 비용을 고객들에게 전가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한 것도 바로 이 같은 배경 때문이다.

◆ 통신업체들, 망 사용료 회수 길 없어 ‘발 동동’

월드컴에 망 사용료가 물려있는 것은 버라이즌 커뮤니케이션즈 같은 통신사업자 뿐만이 아니다. 루슨트 테크놀러지스 등 통신장비 업체들도 적잖은 돈이 물려 있다. 하지만 이들은 월드컴의 파산보호 신청으로 ‘자금 회수’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버라이즌과 SBC는 각각 월드컴에서 받을 돈이 약 2억 달러에 달한다. 이 금액 중 상당 부분은 회수 불능할 것이란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버라이즌의 피터 토니스 대변인은 “월드컴이 파산보호 신청을 한 데 대해 유감을 금치 못한다”면서 “주주들의 이익을 보호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역전화 회사인 벨사우스는 월드컴으로부터 접속료를 받지 못할 경우 ‘빌링 에이전트’로서 수령했던 금액을 확보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벨사우스는 매달 월드컴으로부터 약 8천만 달러를 받아 왔다.

월드컴 파산이 몰고 올 후폭풍은 이 뿐이 아니다. USA투데이는 월드컴 파산이 통신업계에 ‘파산 도미노’ 현상을 불러 올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지로 퀘스트 커뮤니케이션즈, 레벨3 커뮤니케이션즈, 스프린트, AT&T 등 다른 통신업체들 역시 월드컴 못 잖은 시련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심리적으로도 엄청난 타격

월드컴 파산은 규모 면에서 뿐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미국 경제에 큰 타격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해 12월 파산했던 엔론은 630억 달러란 대규모에도 불구하고 정작 일반 소비자들에겐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은 편이었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스캔들이 터지고 난 뒤에야 ‘엔론’이란 이름을 들었을 정도.

하지만 월드컴은 엔론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 회사의 장거리 전화 서비스인 MCI는 소비자들에겐 널리 알려진 브랜드. 게다가 고객 수만 해도 2천만 명에 달한다.

프리드먼 빌링스&람시의 애널리스트인 수잔 칼라는 USA투데이와의 인터뷰를 통해 “파산보호 신청은 사회의 희생을 바탕으로 월드컴을 계속 운영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라며 이번 조치가 몰고 올 파장에 대해 큰 우려를 나타냈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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