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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계약 1년 남은 구글 맵 빼버렸다


애플 맵, 처음엔 "멋진 제품"…문제 생기자 "시작단계"

[김익현기자] 애플이 계약기간이 1년이나 남은 구글 맵을 기습적으로 끊은 것으로 드러났다.

더버지는 25일(이하 현지 시간) 애플과 구글 간의 '구글 맵' 이용 계약이 내년에야 만료된다고 보도했다. 결국 애플은 계약 기간이 만료되기 전에 서둘러 자체 맵으로 교체해버린 셈이다.

애플은 지난 19일 선보인 iOS6에 구글 맵 대신 자체 지도 프로그램을 탑재했다. 또 21일부터 공식 출시된 아이폰5 역시 애플 맵을 기본 장착했다.

하지만 iOS6와 아이폰5에 탑재된 애플 맵이 연이어 길 찾기 오류를 드러내면서 애플을 곤경에 빠뜨렸다.

이런 가운데 애플이 구글과의 계약을 1년 가까이 남겨 놓은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자체 맵을 선보인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소비자들의 이용 편의성을 외면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턴바이턴 내비게이션' 등에 불만 가진 듯

지도 서비스 제휴 관계를 유지해 왔던 애플과 구글 사이에 틈이 보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 5월 경이었다.

당시 6월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자체 맵을 발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 시작한 것. 이 때부터 애플이 구글 맵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위해 극비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그러자 구글이 곧바로 실력 행사에 나섰다. WWDC 개막 며칠 전에 서둘러 구글 맵의 새로운 비전을 소개하는 행사를 열었다. 당시 행사에서 구글은 3D 지도를 비롯한 구글 맵의 새로운 비전을 공개했다.

이와 함께 구글은 iOS용 맵 개발 작업에도 곧바로 착수했다. 하지만 구글이 연내 iOS용 구글 맵을 출시하는 것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로 일본을 방문 중인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iOS용 구글 맵이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애플은 표면적으론 iOS용 구글 맵이 안드로이드용에 비해 성능이 크게 떨어진다는 점을 내세웠다. 특히 iOS용 구글 맵이 자동차 길 안내 서비스인 '턴 바이 턴 내비게이션(Turn-by-Turn Navigation)'을 지원하지 않는 점이 애플 입장에선 큰 불만 요인이었다. 안드로이드용 구글 맵은 턴 바이 턴 내비게이션을 지원한다.

구글 측이 맵에 자신들의 브랜드를 좀 더 분명하게 표시하길 원한 점 역시 애플의 심기를 건드린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또 위도를 비롯한 각종 기능을 자유롭게 추가할 권한을 갖고 싶어 했다.

하지만 애플이 '지도 전쟁'을 시작한 근본적인 이유는 따로 있다. 구글맵은 그 동안 위치기반 서비스를 통한 광고수익 확대를 통해 구글에게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왔다.

실제 시장조사기관인 오퍼스 리서치에 따르면 지도 또는 위치 관련 모바일 광고는 올해 전체 모바일 광고의 25%, 대략 25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스마트폰의 위치기반 서비스가 인기를 끌면서 관련 애플리케이션도 급속도로 늘고 있다. 이에 따른 모바일 광고 및 구글의 관련 매출도 그만큼 늘고 있다는 얘기다.

당연히 애플 입장에서도 지도 사업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지도 전쟁 때문에 소비자 외면"

문제는 애플이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자체 맵을 내놓으면서 소비자들만 불편을 겪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애플이 지난 19일 iOS6를 선보인 이후 애플 맵에 대한 불만이 쇄도하고 있다.

애플 맵 사용자들은 길안내서비스의 경우 방향 지시를 빠뜨리거나 중요한 세부정보를 생략해 운전자를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애플 측은 이런 문제를 전혀 감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캇 포스톨 애플 iOS 소프트웨어 담당 부사장은 지난 6월 애플 맵을 선보일 당시 "아름답고 화려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모든 지도 제작 과정을 우리가 직접 처리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애플은 지난 주 자체 맵을 선보인 이후 불만이 쇄도하자 "새로운 지도 서비스는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라고 말을 바꿨다고 더버지가 전했다. 애플은 또 "꾸준히 지도 서비스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쓰게 되면 성능이 더 좋아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이번 '지도 사태'는 모바일 시장 패권을 노리는 두 회사의 힘겨루기에서 촉발된 것으로 풀이된다. 스마트폰 특허 전쟁의 배후 진원지이기도 한 애플과 구글이 '지도 주권'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애플 측이 제대로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구글 맵을 일방적으로 끊어버리면서 소비자 불만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면키 힘들 전망이다. 굳이 비유하자면 계약 기간이 1년 이상 남은 감독을 일방적으로 해임한 것이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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