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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안철수…지난 1년 고뇌의 순간들


지난해 9월 서울시장 후보 양보하며 등장, 7월 정치대담집 내놓으며 사실상 대선행보

[정미하기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그간 베일에 싸여있던 그의 의중을 대중 앞에 드러내고 마침내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기점으로 정치판에 혜성처럼 등장한 지 1년을 갓 넘긴 안 원장은 19일 기자회견을 갖고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2011년 9월6일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양보...정치판에 이름 올려

안 원장이 국민들의 뇌리 속에 대권 예비 주자로 각인된 계기는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2011년 9월6일 안 원장이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히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다.

안 원장은 지난해 9월 초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 김종인 새누리당 국민행복특위위원장, 법륜스님 등과 만나 무소속으로 서울시장 출마의사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지난해 9월2일 서울 서대문구청에서 열린 '청춘콘서트'에서 "(서울)시장은 국회(의원)와는 다르게 한 사람이 바꿀 수 있는게 많은 것 아니냐"고 말해 정치에 진입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았다.

윤 전 장관 역시 "안철수와 상의한 일은 아니다"라고 전제하면서도 "나는 서울시장 선거 뒤에는 정치세력화해서 신당창당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총선에도 젊고 유능한 사람들을 내보낼 수 있도 있다"고 말해 안 원장의 서울시장 출마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6일 당시 55%대의 지지를 받고 있던 안 원장은 지지율 5%대의 박 시장에게 "아무런 조건도 없다"며 후보 자리를 양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더 이상 안 원장을 의사출신 벤처기업인으로 보지 않았다. 대신 안 원장은 기존 정치를 바꿀 인물로 등장했다.

다만 안 원장은 윤 전 장관 등이 자신을 염두해 두고 제3당 창당 등을 언급하는 것에 대해 "3개월 전에야 처음으로 개인적으로 만났고, 내가 만나 조언을 듣는 3백 여명의 멘토 중의 한 분"이라며 "말씀을 너무 많이 해 당혹스러웠다. 그런 생각들이 제 생각이랑 많이 다르니 앞으로 그러지 마시라고 정중히 부탁드렸다"고 말하며 선을 그었다.

법륜 스님 역시 각종 강연에서 신당 창당의 필요성을 언급했는데 이에 대해서도 안 원장은 지난해 12월 "신당 창당이라든지 강남 출마설 등 여러가지설이 많은데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전혀 그럴 생각도 없고 조금도 그럴 가능성이 없다”며 자신을 둘러싼 각종 추측을 부인했다.

그러자 안 원장이 신당 창당설과 강남 출마설은 부인했지만, 정계진출이나 대선 출마 가능성은 열어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다.

안 원장이 올해 2월6일 '안철수재단' 설립을 공식화하자 의문은 꼬리를 물었다. 안 원장은 자신이 보유한 안철수연구소 지분의 절반을 출연해 공익재단 설립계획을 밝혔다. 이를 두고도 정치 입문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이 줄을 이었다.

◆4.11총선 당시 인재근 의원 응원글, 선거참여 동영상 유튜브에 남기기도

물론 안 원장이 직접 현실정치에 발을 디디지는 않았지만 그의 행보는 4.11총선과 직간접적으로 맞닿아있었다. 우선 안 원장은 지난 4.11총선에 출마한 인재근 의원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안 원장은 지난 3월29일 홈페이지와 트위터에 "지금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김근태 선생과 인재근 여사에게 너무 많은 빚을 지고 있다. 인 여사의 삶에 더 이상의 아픔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용기 있고 신념을 가진 여성, 인재근과 함께 도봉의 미래가 열리기를 희망한다"고 인 의원을 향한 응원의 글을 남겼다.

안 원장이 총선 개입 의사는 밝히지 않았지만 특정 후보를 지지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안 원장이 총선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 향후 대권 후보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더군다나 안 원장은 총선을 이틀 앞둔 4월9일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 '안철수의 투표약속'이란 제목의 동영상을 올렸다. 그는 동영상에서 "투표율 70%를 넘길 경우 미니스커트를 입고 노래와 춤을 선보이겠다'고 약속하기도 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거기다 4월 4일 경북대 강연에서 '대선을 생각하시냐'는 학생의 질문에 "50년을 살면서 저의 모든 선택은 사회 발전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했다"고 가능성을 열어두는 답변을 하기도 했다.

이후 대선 출마에 대한 주변의 압박은 이어졌다. 조순 전 부총리는 물론, 정치, 사회계 거물들이 안 원장이 대선 출마에 대한 입장정리를 해줄 것을 권고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안 원장은 지난 5월30일 부산대에서 열린 강연에서 "사회변화를 바라는 열망이 저를 통해 분출된 것인데 만약 제가 정치를 하게 된다면 그 기대에 어긋나지 않을 수 있을까 스스로 질문을 던지는 것이 도리"라며 "지금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과정 중"이라고 말해 대선 출마를 두고 고심 중임을 보여줬다.

게다가 안 원장은 지난 5월24일 유민영 전 청와대 춘추관장을 대변인격으로 임명해 대선 출마를 대비하고 있는 정황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치대담집 '안철수의 생각' 출간, 대선 향한 본격 행보 시작

그리고 7월19일 정치대담집 '안철수의 생각'을 출간하면서 "총선이 야권의 패배로 귀결되면서 나에 대한 정치적 기대가 다시 커지는 것을 느꼈을 때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이 열망이 어디서 온 것인지에 대해 무겁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해 대선 출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7월 23일 출연한 SBS '힐링캠프'에서도 자신 나름대로 정리한 정치적 소신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대선 출마여부에 대해선 아리송한 답변만을 내놔 고민의 흔적을 보여줬다.

이후 안 원장은 다양한 분야·계층·세대·지역을 아우르며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일정을 소화했다. 안 원장측 유민영 대변인에 따르면 안 원장은 지난 8월5일 조광희 변호사와 함께 영화 '두 개의 문'을 관람했다. 8월16일에는 전주에서 학계 등 전문가들과 만나 지역현안 등 의견을 청취했고, 한국폴리텍대신기술연수센터에서 학생들과 취업준비생들의 의견을 들었다.

또한 백낙청 교수를 만난 데 이어 은평구에서 교육 프로젝트 관련자들을 만났으며, 자활센터를 방문해 자활 근로자와 사회복지사의 고충도 들었다. 지난달 30일에는 충남 홍성군을 찾아 지역 환경농업단체 대표 등 100여명을 만났다.

그 와중에도 8월 말경 재야원로모임인 희망2013 승리2012원탁회의'는 안 원장을 향해 "더 이상 돌아갈 수 있는 지점을 지났다"고 압박했고, 법륜스님도 “(현재)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국가) 운영 능력이 없고, 운영 능력은 있지만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낮은 사람이 있다. 두 개를 잘 조합해 저 사람이 하면 잘하겠다는 것과 참 좋은 사람이라는 사람이 함께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해 안 원장의 대선 출마를 독촉했다. 김효석 전 의원 역시 "출마 결정이 임계점이 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안 원장은 여권과 보수언론에서 제기하는 검증공세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이뿐만 아니라 9월 6일에는 안 원장의 네거티브 대응팀 페이스북 페이지 '진실의 친구들'을 운영하고 있는 금태섭 변호사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측이 안 원장의 대선불출마를 종용했다고 폭로하는 기자회견을 가져 정치권이 요동쳤다.

그리고 11일, 마침내 안 원장은 "이제 국민과 약속한 대로 국민께 보고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고 밝혔고 16일 그 날짜는 19일이라고 통지했다.

그 사이 안 원장은 박원순 서울시장과 13일 30여분간 독대했으며, 14일에는 민주화의 상징 광주 5.18묘역을 참배해 대선 출마가 임박했음을 시사했고, 마침내 19일 '국민이 선택하는 새로운 변화가 시작됩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것으로 공식 정치 일정을 시작했다.

/정미하기자 lot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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