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구글에 승소…삼성엔 어떤 영향?


12월 獨 만하임 법원서 격돌…가처분 소송은 삼성 승리

[김익현기자] 애플이 독일에서 구글과 안드로이드 진영에 한 방 먹였다. 이번에도 애플의 핵심 특허권 중 하나인 '러버-밴딩 특허'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뮌헨 1지역법원의 피터 군츠 판사는 13일(현지시간) XT720, 아트릭스(Atrix), 줌(Xoom) 등 모토로라 스마트폰 3개 모델이 애플의 '러버-랜딩' 특허권을 침해했다고 판결했다.

이번 사안이 관심을 끄는 것은 삼성 때문이다. 삼성은 오는 12월 같은 사안을 놓고 만하임 지역법원에서 애플과 특허 침해 소송을 벌이게 된다. 이에 앞서 열린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에서는 삼성이 승리했다.

◆모토로라 제품 판매금지-리콜까지 가능

'바운스백'으로도 불리는 '러버 밴딩'은 문서나 웹페이지 끝까지 스크롤할 경우 살짝 튕기는 효과를 내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해당 페이지 끝부분에 도달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애플은 한국과 미국에서도 '러버밴딩' 특허권을 인정받았다.

모토로라 측이 특허권을 침해했다는 판결을 받음에 따라 애플은 후속 조치에 곧바로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허 전문가인 플로리언 뮐러에 따르면 애플은 2천500만 유로의 공탁금을 걸 경우 해당 제품에 대해 독일 전역에서 판매금지를 요청할 수 있다. 1천달러를 더 공탁할 경우엔 특허권을 침해한 제품을 모두 파기해 달라는 요청을 할 수 있다. 여기에 1천만 유로를 더 공탁하면 해당 제품을 모두 리콜해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다.

모토로라는 또 이번 판결로 인해 애플의 과거 피해에 대해 배상할 의무도 함께 지게 됐다.

물론 모토로라는 이번 판결에 대해 곧바로 항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유럽특허사무국(EPO)에 특허권 무효 확인 청구를 할 전망이다. 따라서 EPO가 애플의 러버밴딩 특허권에 대해 일부, 혹은 전부 무효 판결을 할 수도 있다.

군츠 판사 역시 특허권 무효 판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하지만 독일에서는 특허권 무효 판결이 날 가능성이 80%를 웃돌 경우에만 손해 배상을 유예할 수 있다. 군츠 판사는 애플의 특허권이 무효가 될 가능성이 이 정도로 높다고 판단하진 않은 것 같다고 특허전문가인 플로리언 뮐러가 분석했다.

◆안드로이드, 글로우 효과로 '러버밴딩' 특허 우회

애플의 '러버밴딩' 특허권은 그 동안 안드로이드 진영을 꾸준히 괴롭혀 온 무기다. 삼성 역시 한국과 미국에서 이 특허권 관련 분쟁에선 모두 애플에 패배했다.

물론 안드로이드 진영도 대안을 갖고 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최신 버전에서 러버밴딩 대신 글로우 효과(glow effect)를 채택했다. 글로우 효과란 특정 이미지를 밝게하는 등의 방식으로 강조하는 것을 말한다. 글로우 효과를 통해 해당 페이지 끝부분에 도달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하지만 글로우 효과는 러버밴딩에 비해 한계가 많은 편이라고 플로리언 뮐러가 주장했다. 해당 부분이 밝아지기 전에 이용자들은 기기가 반응을 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해 본능적으로 세게 누르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안드로이드 진영이 '러버밴딩' 특허권을 피해갈 수는 있지만, 그 여파로 단말기 품질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뮐러가 지적했다. 삼성의 최신 단말기 역시 현재 러버밴딩 대신 글로우 효과를 채택하고 있다.

당연히 이번 판결이 삼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만하임 지역법원은 오는 12월7일 삼성과 애플 간의 특허소송을 시작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만하임 법원은 뮌헨 법원과 다른 판결 내릴까?

본안소송에 앞서 애플이 제기했던 삼성 제품 판매 금지 청구는 지방법원과 항소법원에서 모두 기각됐다. 당시 애플은 본안소송은 만하임 지역법원에서 하는 대신 판매금지 청구 항소심은 뮌헨법원에 제기했다.

뮐러에 따르면 삼성 제품 판매금지 청구가 기각된 것은 애플 특허의 유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 하급법원인 뮌헨 지역법원의 군츠 판사가 같은 사안에 대해 애플의 손을 들어준 것. 당연히 본안 소송을 앞둔 삼성 입장에선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사안이다.

이에 대해 뮐러는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은 본안 소송에 비해 피고들이 방어하기가 훨씬 수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뮐러는 또 "같은 사안에 대해 법원마다 서로 다른 판결을 내리는 것은 혼란스러울 것이다"면서도 "하지만 (안드로이드 진영을 대표하는) 구글이 미국과 유럽에서 열린 스마트폰 특허 소송에서 연이어 패소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삼성과 애플의 특허 소송은 뮌헨이 아닌 만하임 지역법원에서 열린다. 따라서 이번 소송과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적지는 않다. 본안 소송에 앞서 열린 가처분 소송에서 연이어 승소한 점 역시 삼성에겐 힘이 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가처분 소송과 본안 소송은 다르다. 가처분 소송 1심이 열렸던 만하임 법원에서 본안 소송을 한다고 해서 꼭 승소한다는 보장은 없다. 삼성이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는 이유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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