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플레이북, 한국의 아마존 될까?


업계 "기대 반, 우려 반"

[김영리기자] 구글이 아시아 처음으로 한국에서 전자책 유통 사업을 펼친다. 여러 걸림돌로 인해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전자책 시장이 구글의 진출로 활기를 띠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의 전자책 유통 서비스 '구글플레이북'이 국내에 론칭하면서 전자책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업계는 기대 반, 우려 반으로 구글플레이북이 시장에 앞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고 행보를 보일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구글은 지난주 구글플레이 스토어에 '도서' 카테고리를 신설하고 국내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전자책 서비스를 시작했다. 구글은 미국 영국 등 영어권 국가와 독일 프랑스 등 유럽 등에서 전자책 서비스를 선보였지만 아시아에선 한국이 첫 번째다.

구글이 중국과 일본을 제외하고 한국을 선택한 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구글 측은 "한국은 스마트폰 이용자가 3천만이 넘어설 정도로 앞서있고 전자책을 볼 수 있는 좋은 디바이스가 발달해있다"며 "준비된 전자책 콘텐츠와 함께 사용자들도 이에 대한 니즈를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이유 외에도 구글 입장에선 중국과 일본 시장이 한국보다 크지만 진입장벽이 높기 때문에 한국 시장을 테스트베드로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경우 출판사와 서점이 국유화 돼있어 외국 회사들이 진출하기 쉽지 않다. 아마존 역시 중국계 회사를 앞세워 진출한 바 있다. 일본 시장은 캐나다 전자책 업체 코보와 아마존 재팬이 이미 선점하고 있다.

구글은 국내 전자책 유통 업체인 리디북스 및 대형 출판사 웅진출판, 21세기북스, 대교출판 등으로부터 콘텐츠를 공급받아 도서를 서비스한다. 아직은 초기여서 구체적인 공급 콘텐츠 수치는 밝히지 않고 있다.

이용자들은 구글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일반 PC에서 내려 받아 볼 수 있다. 애플 아이폰, 아이패드용 구글플레이북 애플리케이션도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다.

업계는 기대 반, 우려 반의 반응이다. 구글의 강력한 플랫폼 영향력을 바탕으로 소비자들을 한 곳에 끌어 모을 수 있다는 것에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단기적 효과보다는 시장의 파이를 키우고 이용자들에게 전자책을 쉽게 접하는 계기를 가져다 줄 것이라는 얘기다.

중소 출판사 전자책 콘텐츠 담당자는 "한국 전자책 시장 상황은 출판사와 유통사가 독자행보를 보이며 통일되지 않은 포맷과 공급채널로 어지러운 상황"이라면서 "그러나 구글의 시장 진출로 유통망 단일화와 출판사와 유통사를 한 곳에 모아 관리하는 역할을 담당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동안 소비자들은 출판사와 유통사 간 디지털저작권관리(DRM) 마찰로 각각 다른 단말기와 다른 앱을 사용했어야 했다"며 "구글플레이북을 통해선 본인이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단말기와 하나의 채널에서 손쉽게 전자책을 접할 수 있기 때문에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용자들은 전자책을 이용하려면 교보문고 '스토리K' 인터파크 '비스킷' 한국이퍼브의 '크레마' 등을 전용 단말기를 구입해야 했다. 아니면 각각의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받아 전자책을 이용해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검색 플랫폼으로서 구글에 거는 기대가 크다"며 "단순 전자책 유통 채널이 아닌 구글의 검색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경로를 통해 도서 콘텐츠가 노출돼 전자책 뿐 아니라 종이책 매출도 동반 상승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콘텐츠 수급 부족에 따라 국내 시장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시각과 함께 향후 구글의 독과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재 구글과의 제휴가 확정된 출판사는 웅진출판, 21세기북스, 대교출판 등 3곳이다. 상위 출판사 중 문학동네, 위즈덤하우스, 시공사 등은 아직 협상이 진행 중이다.

구글은 또한 단기간에 많은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출판사 61곳이 모여 설립한 콘텐츠관리업체 KPC(한국출판콘텐츠)와 접촉했으나 DRM 적용 권리 문제로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제휴를 맺은 유통업체는 리디북스 한 곳이다. 리디북스는 KPC로부터 콘텐츠를 공급받거나 자체 계약을 맺은 150개 출판사로부터 받아 콘텐츠를 유통한다. 그런데 KPC로부터 공급받은 콘텐츠는 규정상 재판매가 안되므로 150개 출판사로부터 받은 콘텐츠만 구글플레이에 공급할 수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전자책 유통업체 관계자는 "교보문고와 KPC 등 양대 전자책 유통 업체로부터 국내 대부분의 전자책 콘텐츠를 공급받는 네이버 조차 아직까지도 시장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며 "구글플레이북 역시 과연 얼만큼의 효용성을 가질 수 있을지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구글플레이북이 활성화된다 해도 유통구조의 단일화로 독과점 폐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자사 결제 방식 강요나 수익 배분과 관련해서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전자출판협회와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해 국내 전자책 시장 규모는 지난해 2천891억원에서 12% 증가한 3천250억원, 내년에는 5천83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리기자 miracl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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