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통합진보당 구당권파가 연일 강기갑(사진) 대표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지만, 분당이라는 대세를 거스르기는 어려워 보인다.
지난 31일 구당권파인 김미희·김선동·김재연·오병윤·이상규·이석기 의원이 공동 호소문을 발표하고 "의원들부터 당원들의 의사를 받들어 중앙위원회를 존중하고 강기갑 대표와 최고위원회를 중심으로 당의 단합과 단결을 위해 협력하고 헌신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들 의원들은 "지금 당 내에는 상대방을 상처 내는 날선 말들이 오가고 있다. 혹자는 분당을 이야기하지만 지난한 산고 속에서 탄생된 진보통합을 어려움이 닥쳤다 하여 포기할 수는 없다"면서 "대립과 증오의 시선을 거두고 대화합과 단결의 손을 내밀야 한다"고 했다.
부산 연합의 민병렬 최고위원은 1일 당의 진로를 모색하기 위한 원탁회의를 제안했다.
민 최고위원은 "강기갑 대표를 좌장으로 모시고 이미 논의에 들어가 있는 여러 의견 그룹 중 책임있는 인사들이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 자리에 모여 우리 당의 문제를 함께 토론하는 자리가 반드시 성사되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제안한다"고 말했다.

구 당권파의 이 같은 화해 요청에도 통합진보당은 사실상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
국민참여당계가 지난 29일 대전에서 모임을 갖고 '통합진보당을 통한 대중적 진보정당 구현은 실패했다는 국민적 판단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사실상 탈당 의사를 밝힌 것이다.
강기갑 대표와 유시민·심상정·조준호 전 공동대표단, 노회찬 의원 등 혁신파들은 31일 오전 조찬회동을 통해 현재 당 상황에 대한 인식을 같이 했다. 혁신파들은 조만간 회의를 갖고 분당 등 향후 진로에 대한 논의를 할 계획이다.
혁신파 사이에서는 이번 사태가 다음 주를 넘기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어 통합진보당 분당 사태가 이르면 다음 주 초부터 터져나올 가능성이 크다.
통합진보당이 분당되면 구 당권파는 정치적 입지가 거의 상실된다. 통합진보당의 인적·물적 토대인 민주노총도 구 당권파를 지지하지 않음을 분명히 한 바 있다. 민주노총이 지지를 철회하면 대규모 탈당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야권연대의 상대인 민주통합당 역시 구 당권파를 대화 상대자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1일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이미 저희들 입장은 충분히 나갔다"며 통합진보당지지 철회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겠는데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내부 논의를 진행할 생각“이라고 기존 입장을 확인했다.
김 위원장은 "이미 선도탈당을 하고 있는 세력들도 있는데 민주노총 안에서 통합진보당과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재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충분히 있다"며 "이를 포함해 우리 내부에서 어떤 것이 민주노총이 취해야 할 올바른 입장인가 논의할 생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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