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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좌관이 밝힌 숨겨졌던 국회 '보좌관'의 세계


[채송무기자] 최근 국회의원이 국민들에게 질타와 불신을 받으면서 또 하나 저평가받는 직업이 있다.

바로 '국회의원 보좌관'이다. 일반인들의 뇌리 속에 보좌관이라면 TV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였던 권력자에 붙어 불법적인 일이라도 서슴치 않는 음습한 이미지이기 쉽다. 그것도 아니면 국회의원의 옆에서 온갖 사적인 일도 마다하지 않는 이른바 '가방 모찌'의 이미지도 있다.

그러나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에서 보좌진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국회에서 의정활동으로 높은 성과를 올리는 이른바 '잘 나가는 의원'의 경우 전문성이 있는 훌륭한 보좌진이 곁에 있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현실에서 국회 보좌진의 눈으로 스스로를 평가한 책이 나와 흥미롭다.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실 이주희 보좌관이 낸 '세상을 품고 내일을 연다. 보좌관'은 국회 보좌진의 특성과 조건, 성장기에 이르기까지를 자신이 경험한 다양한 에피소드로 풀어내 눈을 즐겁게 한다.

저자인 이 보좌관은 무엇보다 프로페셔널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정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도 '돌 다리도 두드려보는 심정'으로 다시 한번 검증하면서, 실제 사업 선정과 예산 집행 절차를 따라 추적해나가다 보면 반드시 허점이 나타난다고 말한다.

저자는 끈기도 역설한다. '1차 자료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것은 물론이고, 의심이 풀릴 때까지 끈질기게 자료 요구를 하고 실무자와 전화통화를 하면서 마치 사업현장에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까지 되짚어 나가야 한다'. 그냥 지나쳐버린 작은 구멍이 국민의 혈세가 새 나가는 큰 통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가 안이해지기 쉬운 보좌관 생활을 지적하면서 부단한 노력으로 자신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지적한 점은 앞으로 보좌진을 준비하는 이들이 귀담아둘만하다.

저자는 '보좌진은 반복되고 느슨해진 삶에 부단히 제동을 걸어야 한다. 끊임없이 낡은 옷을 벗고 새로움을 더해야만 보좌진도 살아남을 수 있다. 자리가 없어서가 아니라 자기가 원해서, 원하는 때 떠날 수 있기 위해서라도 보좌진은 변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들에게는 비판과 냉소를 받는 국회의원의 실제적인 모습도 흥미롭다. 저자는 국회의원에 대해 '옆에서 지켜보다 보면 하고 싶은 순간보다 '저런 걸 왜 하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더 많다고 했다.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시간에 쫒겨 생활하고 가족들과 변변한 외식 한 번 할 시간도 없는 3D업종'이라는 것이다. 저자가 분석한 국회의원들이 '또 국회의원 하고 싶어하는 이유'는 비리에 개입해 한 몫 잡아보겠다거나 대접받고 싶어서가 아니다.

저자는 "의정활동을 통해 발휘되는 사회에 대한 영향력, 정책 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을 얻게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영향력을 맛보기 시작하면 절대 정치를 끊을 수 없다. 마약 같은 것"이라고 말한다.

국회의원과 보좌진의 수직적인 관계에 대해서도 저자는 피하지 않는다. 이를 테면 '보좌진 급여에는 국회의원의 말도 안되는 짜증을 받아주는 대가가 포함돼 있다'고 한 대목이 그것이다.

저자는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로 인해 보좌진들의 건강 상태는 대체로 좋지 못하다. 이유도 모르고 일방적인 화나 짜증을 받아주는 일, 자기 의지와 상관 없이 황당한 지시에 따라야 하는 일에 노출되다 보니 스트레스 지수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약 5년 여간의 보좌관 생활의 비망록 성격의 이 책을 따라 읽다 보면 그간 베일에 쌓여 있는 국회 보좌관들의 실제 생활이 그림처럼 떠오른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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