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남기자] #. 컴퓨터 단층촬영(CT, Computer Tomography)은 병원에서 골절이나 장기의 이상을 알아내기 위한 방법으로 자주 사용된다. 법의학 수사드라마 CSI에서는 피해자의 몸을 3D로 스캔, 뼈와 장기 손상이나 결함을 찾아내 사망 원인을 밝혀내는데 쓰이기도 했다.
최근 들어 산업용 CT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최근 부품 내부의 신뢰성과 정밀도에 대한 측정 데이터를 납품 조건으로 요구하는 사례가 늘면서, 산업용 3D CT 시스템에 대한 수요 또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3D CT는 기존 2D X-ray 방식 등으로는 불가능했던 내부 결함까지 치밀하게 잡아낼 수 있어 부품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제품 검사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3D CT 장비가 현재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가격이 20억원에 달하는 등 중소 부품업체들에게는 큰 부담이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나경환)은 12일 주조기술센터의 유승목 박사팀이 국내 부품업계의 경쟁력 하락 요인으로 꼽혔던 3D CT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유 박사팀은 부품 내부까지 X-ray를 투과해 촬영할 수 있는 3D 스캐너, 촬영된 데이터를 3D 영상으로 보여주고 고속으로 결함을 찾아내 주는 소프트웨어, 이를 산업현장의 생산라인과 연계해 부품을 전수검사할 수 있는 인라인(In-line) 검사 플랫폼 등 핵심기술을 개발했다.
유 박사팀이 개발한 이들 핵심기술들은 데이터의 처리 시간도 1분으로 해외 제품의 1/20 수준이다. 또 가격은 절반 정도로 기본 모듈의 경우 독일 프로그램이 2천만원 선이지만 유 박팀이 개발한 모듈은 900만원 선이다.
생기원은 올해 산업용 3D CT 시스템과 생산라인을 연계해 주요 부품을 전수 검사할 수 있는 'In-line 제품검사 플랫폼'을 자동차 부품 생산업체에 구축할 예정이다.
또한 생기원은 비파괴 검사가 필수적인 문화재, 우주항공, 전자, 의료, 생물 등으로 적용 범위도 확대할 방침이다.
나경환 생기원장은 "X-ray CT기술과 3D 소프트웨어 분야는 그동안 국내 기술의 아킬레스건이라고 불릴 정도로 기술적 후진상태였다"며 "이번에 개발한 원천기술의 확산과 보급을 통해 부품 공급업체의 경쟁력을 높이고 세계시장 점유율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차산업의 경우 평균 2만5천개의 부품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각 부품이 차량 품질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이로 인해 차부품을 전수 검사해 결함이 없는 부품을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고가의 장비와 오랜 검사 시간은 차부품 업계의 오랜 고민 거리였다.
/정수남기자 perec@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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