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한열 "전자책 업체, 방송사 벤치마킹 해야"


"종이책의 텍스트 전달력도 선사하겠다"

[민혜정기자] "전자책 업체는 출판사가 아니라 방송사를 벤치마킹 해야 합니다. 전자책은 종합예술의 성격을 띄고 있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대중적으로 보급되며 전자책이 조명받고 있지만 '관심'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업체들마다 전략이 필요하다.

지난 16일 서울 역삼동 북잼 사무실에서 만난 조한열 사장(38)은 종이책이 줄 수 있는 텍스트 전달력과 전자책이 줄 수 있는 오락적인 요소를 독자에게 모두 선사하고 싶어했다.

지난 2011년 3월 창립한 북잼은 책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용 애플리케션으로 만드는(앱북) 전자책 업체다.

북잼은 '위즈덤하우스', '열린책들', '푸른숲' 등의 출판사 40여개와 계약해 100여개의 책을 앱으로 만들었다.

북잼이 출간한 대표적인 책은 다운로드 수 3만2천을 기록한 김어준의 '닥치고 정치'와 지난4월19일부터 3일간 애플 앱스토어 1위에 오른 주진우의 '주기자:주진우의 정통시사활극'이다.

앱 마켓에 전자책을 묶어 팔 수 있는 '북잼'이라는 유통 마켓(북잼 앱)은 아직 없다. 앱으로 제작된 책을 하나씩 앱스토어에서 판매하고 있다. 10월경에 유통 마켓을 열 예정이다.

종이책에 비해 전자책은 책이라는 콘텐츠와 맞지 않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아직도 많다.

"그동안 전자책은 종이책에 비해 시각적인 즐거움을 전혀 주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활성화되지 못했습니다. 종이책은 표지 디자인에만 500만원을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편집기술도 뛰어납니다. 전자책도 우선 읽기 편해야 합니다."

북잼은 종이책과 같이 가독성이 높은 전자책을 만들기 위해 'BXP'라는 포맷을 자체 개발했다.

기존 전자책 포맷은 다양한 해상도를 지원하지만 레이아웃이 종이책에 못미치는 이펍(EPUB)방식과 레이아웃은 종이책 수준으로 뛰어나지만 한 해상도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PDF방식으로 나눠졌다.

'BXP'방식은 다양한 해상도를 지원하면서 레이아웃(이미지 배치, 여백 조절, 줄 간격 장편 자간 등)은 종이책과 유사하다.

조 사장은 여기에 전자책만이 줄 수 있는 멀티미디어적인 요소를 가미해야 한다고 본다.

"저희는 앱 기획부터 출시까지 담당하는 사람을 '프로듀서'라고 합니다. 출판사에서는 흔히 '편집자'라고 부릅니다. '심야 치유 식당'이라는 책의 경우 음악이 삽입됐는데 책 내용과 맞는 곡을 찾기 위해 저희 프로듀서들이 동분서주했습니다. 종이책은 CD를 책에 넣는 서비스밖에 할 수 없습니다."

조 사장은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출신의 공학도였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윈도기반 프로그램 관련 개발 일을 했었고 네트워킹, 데이터 보안업체에서도 근무했었다. 전자책이긴 하지만 콘텐츠 사업에 눈을 돌리게 된 배경이 궁금했다.

"아버지가 영화 시나리오 작가였기 때문에 어려서부터 콘텐츠 모델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책도 좋아했습니다. 회사를 나와서 창업을 하려고 보니 플랫폼이 중요한 웹 2.0 시대가 열렸습니다. 콘텐츠 유통 사업이 유망하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한 출판사에서 전자책을 만들어 보지 않겠냐는 의뢰가 들어왔습니다. 그때부터 책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그때 만들어진 책 중 '청춘을 뒤흔든 한 줄의 공감'이 북잼을 만든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했다. 그 책이 유료 앱 주간 순위 2위까지 올라 전자책 사업의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최근 북잼은 엔써즈, 틱톡 등을 키워낸 벤처캐피탈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로부터 3억을 투자받았다. 본엔젤스가 북잼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산 것이다.

조 사장은 "우리 힘만으로 시장을 개척하기 힘들었다"며 "강력한 우군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교육관련 도서 시장이 1조5천억원, 그 외 도서 시장이 1조5천억원 규모다. 전자책의 비중은 각각 3% 정도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스마트폰 이용자가 이렇게 늘 것이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을 겁니다. 우리나라는 역동성이 있어서 유행만 타면 전자책 시장도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전자책이 사람들이 지갑을 열만큼 품질만 갖춰진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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