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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 in Culture]예열은 엔진만 하는 것이 아니다


자동차에 대한 잘못된 상식들

[노진수 자동차칼럼리스트] 자동차 예열은 엔진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시동을 걸고 가만히 서있는 것보다 차를 천천히 움직이면서 엔진 뿐 아니라 트랜스미션과 드라이브트레인 전체를 골고루 워밍업하는 것이 현명하다. 아울러 새차를 산 후 엔진오일을 빨리 교환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역시 자동차 부품의 정밀도가 높아진 현재의 수준에서는 불필요한 행동이다.

아침에 출근을 위해 아파트 주차장으로 나가보면 시동을 건 채 몇 분씩 서있는 차들을 적지 않게 보게 된다. 밤새 언 엔진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예열을 하고 있는 것이다. 예열 시간은 차마다,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어쨌든 분명한 것은 자신의 차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이란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예열을 마친 후 곧바로 일상적인 고속주행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예열을 마쳤으니 충분히 달릴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한 모양인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는 크나 큰 착각이다.

자동차 전체를 골고루 예열해야

물론 엔진 예열조차 하지 않고 곧바로 고속으로 달리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엔진 예열만 했다고 자동차의 컨디션이 정상으로 돌아온 건 아니다. 왜냐하면 자동차는 엔진 뿐 아니라 여기에 맞물려 있는 트랜스미션, 트랜스미션과 이어져 바퀴를 구동시키는 드라이브트레인까지 한 몸처럼 이어져 있기 때문이다.

시동을 건 채 몇 분간 엔진 예열을 마친 후 곧바로 정상 주행으로 들어가면 밤새 꽁꽁 얼어있던 트랜스미션과 드라이브트레인은 적지 않는 부담을 받게 된다. 이건 마치, 아침에 눈 뜨자마자 심호흡만 몇 번 한 뒤 곧바로 전력 질주하는 것과 같다. 심호흡을 통해 호흡기는 정상 컨디션을 찾았을지 몰라도 아직 잠에서 덜 깬 심장과 근골격계에는 엄청난 무리가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동차 예열은 어떻게 해야 할까? 필자의 경우 아침에 자동차 시동을 걸면 가만히 서있지 않고 느린 속도로 차를 움직여 엔진은 물론 변속기와 구동계 전체를 천천히 풀어준다. 이렇게 아파트를 빠져나와 큰 도로로 합류할 때까지 조금씩 엔진회전수와 주행속도를 높여주면 자동차는 자연스럽게 일반 도로에서 달릴 준비를 마치는 것이다.

만약 주차장에서 일반 도로로 합류하는 거리가 짧다면 동네 이면도로를 한 두 바퀴 천천히 돌면서 워밍업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실제로 필자가 미니 쿠퍼를 살 때 딸려온 BMW코리아의 차량 설명서에도 시동을 걸면 되도록 신속히 출발시켜 천천히 달리면서 예열하라고 명시되어 있다. 그러니 앞으로는 예열한답시고 주차장에 멍하니 차를 세워 둔 채 불필요한 대기오염 물질을 배출하는 어리석음을 범치 않기를 바란다.

한편, 새차를 산 후 길들이기를 하면서 되도록 빨리 엔진오일을 교환하는 게 상식처럼 통용되고 있는데, 이것 역시 잘못된 생각이다. ‘새차 엔진은 아직 길이 들지 않아서 부품이 마찰할 때 쇳가루 등의 불순물이 발생하는데, 이러한 불순물이 섞인 엔진오일을 빨리 교체해야 한다’는 게 엔진 오일 교환의 이유인 것 같다.

역시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 2012년 현재 자동차 부품의 정밀도는 지난 30~40년 전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즉 새차 엔진에서 쇳가루가 발생하던 시절은 이미 오래전에 막을 내렸다는 소리다. 필자의 미니 쿠퍼 매뉴얼에도 처음 길들일 때 엔진오일을 빨리 교환하라는 대목은 발견할 수 없다.

그저 잘 달리다가 오일 수명이 다되면 그 때 바꿔주면 되는 것이다. 물론 엔진오일을 자주 바꾼다고 자동차에 나쁠 건 없다. 다만 충분히 제 성능을 발휘하고 있는데 굳이 바꾸는 건 쓸데없는 낭비란 뜻이다.

그리고 이건 좀 다른 종류의 문제인데, ‘느린 운전 = 안전운전’이라고 착각하는 운전자들이 생각보다 많은 것 같다. 특히 인터체인지나 휴게소를 빠져나와 고속도로로 합류하는 차들을 볼 때 이런 생각이 많이 든다. 규정 시속 100km 도로에서 시속

60~70km 이하의 낮은 속도로 합류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이는 위험천만한 짓이다. 시속 100km 이상으로 달리는 차들 틈으로 그 보다 낮은 속도로 끼어드는 건 ‘뒤에서 저를 들이받아 주세요’라고 부탁하는 것과 같다.

주 도로로 합류하기 전 직선구간에서 가속페달을 깊숙이 밟아 다른 차들과의 속도에 최대한 근접해야 한다. 그건 난폭운전이 아니라 가장 안전하게 고속도로에 합류하는 방법이자, 기본 매너다.

느린 속도로 고속도로에 합류한 뒤 서서히 속도를 높이는 걸 안전운전이라 착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건 다른 운전자의 안전을 위협하면서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행동이자 차선을 지그재그로 횡단하며 난폭운전 하는 것만큼이나 나쁜 운전이다. 느린 속도로 꾸역꾸역 합류하는 차들 때문에 인터체인지나 휴게소 부근에서 늘 정체현상이 벌어지고, 추돌사고가 일어나는 우리나라 고속도로의 현실을 생각하면 하루 빨리 의식의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는 생각이다.

/노진수 자동차칼럼리스트 norrest@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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