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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학원사업 때문에 속앓이하는 사연


정관에서도 뺀 사업에 "대기업이 학원한다" 뭇매

[강은성기자] SK그룹이 '학원사업'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학원사업에 손을 뗐지만 한번 얽힌 실타래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는 것이다.

SK 측 고위 관계자는 21일 "지난 2009년 온라인 교육사업에 진출하려 했지만, 전문분야가 아니라서 사업추진을 그만뒀다"면서 "그럼에도 대기업이 중소기업 업종을 위협한다는 식으로 매도되고 있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SK그룹이 학원사업 때문에 '전전긍긍'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지난 2월24일 SK의 계열사 SK커뮤니케이션즈(이하 SK컴즈)는 보유중인 교육전문업체 이투스 지분을 전량 공개매각하겠다고 공시했다. 현재 컴즈가 보유한 이투스 지분은 전체 지분의 16%다. 이 부분을 전량 매각해 이투스와 '완전 결별'을 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SK컴즈는 당초 온라인 교육 사업을 야심차게 추진했다. 그래서 지난 2006년 3월 이투스를 인수했다. 사업 정관에도 온라인교육사업이라는 항목을 추가했다.

하지만 사업 결과가 좋지 않았다. 이투스라는 업체는 SK컴즈라는 기업과 '온라인'이라는 부분만 공통분모를 지녔을 뿐 시너지 효과가 없었다는 것. 교육사업 이해가 부족했던 SK컴즈가 계속 사업을 지속하기도 어려웠다.

결국 SK컴즈는 교육사업을 포기하기로 하고 2009년 10월, 입시학원인 청솔학원에 이투스를 매각했다. 청솔학원은 이투스 인수 대금의 일부를 주식으로 SK컴즈에 넘겼다.

하지만 SK컴즈는 이사파견 및 경영 참여 등의 권리도 포기했다. 그리고는 사업 정관에서 온라인교육사업 항목을 삭제했다. 더이상 눈길을 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터졌다. 온라인교육부문의 주요 업체인 비타에듀와 이투스를 인수한 청솔학원 사이에 '강사 쟁탈전'이 일어나면서 묘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SK와 학원가에 따르면, 청솔학원이 비타에듀 인기 강사들을 대거 스카우트 하자, 비타에듀와 청솔학원의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비타에듀 측은 청솔학원이 인수합병한 이투스의 지분을 SK컴즈가 16% 소유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결국 대기업이 중소학원 사업에 진출해 중소기업의 숨통을 죄인다는 얘기가 나왔다.

비타에듀 측은 지분을 16%나 가진 SK그룹이 주요 주주로서 청솔학원의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고 주장할 근거가 생긴 것이다.

비타에듀 측은 최태원 회장 자택에 찾아가 1인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특히 최 회장이 검찰에 출두하는 등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최 회장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SK 측에 따르면, 청솔학원에서 스카우트해간 강사들의 강의콘텐츠를 자신들도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SK그룹이 학원사업에서 손을 뗀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발표하라는 요구도 했다.

'엉뚱한 불똥'이 회장에게까지 튀자 SK그룹은 무언가 해결책을 내놓아야 했다. 그렇다고 일방적인 주장에 원하는대로 해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는 것.

SK 측 고위 관계자는 "이미 정관에 학원 사업을 삭제했고 이투스 경영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상관이 없는 싸움에 휘말린 것"이라면서 "매각대금을 지분으로 대신받은 것 때문에 비난받는다는 것이 답답한 노릇"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분을 (자신들에게) 넘기라는 요구도 있지만, 정당한 대가 없이 그럴 수는 없는 사안이라 공개매각 방식을 택했다"고 덧붙였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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