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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록 돌리도'...마라톤대회를 첨단 IT 칩이 망쳐


 

'반바지 3만원. 운동화 7만원. 가족·친구와 함께 뛰는 상쾌함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어요'

하늘 높이 새털 구름과 풀내음 가득한 5월. 반바지 차림의 마라토너와 인라인스케이트(바퀴가 네 개 달린 레저용 스케이트)가 길거리를 누빈다. 서울 잠실 주변과 여의도 일대에서 흔히 보이는 주말 풍경이다.

일반인 대상의 마라톤대회가 줄줄이 열리면서 마라톤에 IT 기술을 응용한 기록 계측방식이 적극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수천 명의 일반인이 참가하는 마라톤대회에 주최측 행사요원이 일일이 기록을 측정하기 힘들기 때문.

그러나 최근 언론사 주최의 마라톤대회에서 무선인식 칩을 이용한 기록 계측에 ‘에러’가 발생해 참가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지난 4월28일 문화일보가 주최한 인라인마라톤대회와 5월12일 경향신문이 주최한 하프마라톤대회가 열렸다. 역시 무선인식 칩(RF ID)을 이용한 기록계측 방식이 시도됐다.

그러나 일손을 덜어줄 것으로 믿었던 무선 계측기가 '잠'을 자고 만 것.

주최 측은 참가자들의 기록관리를 위해 IT(정보기술)를 도입, ‘디지털 마라톤대회’를 꿈꿨지만 기기 작동오류로 오히려 망신만 톡톡히 샀다.

사과문 게재와 행사 재추진 등을 사태를 수습하려는 주최 측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참가자들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기록을 도둑맞은데 대해 분통을 삭이지 못하고 있다.

해당 언론사 홈페이지에서는 '기록 계측 실패에 대한 책임론'의 글들을 어렵잖게 찾을 수 있다.

주최 측과 참가자들의 가슴에 못질을 한 무선인식(RF ID) 기록 계측방식은 출발선과 측정구간 바닥에 안테나 구실을 하는 패드를 깔아야 한다.

마라토너는 신발에 무선인식용 칩을 붙인뒤 각 구간 바닥에 설치된 패드를 넘어가면 자동적으로 기록이 서버에 전달돼 데이터 베이스에 저장되는 것.

국내외를 막론하고 국내 스피드칩과 네덜란드의 챔피온칩 두 업체가 시장쟁탈전을 벌이고 있지만 스피드칩은 '인라인대회'에서, 챔피온칩은 '하프마라톤대회'에서 각각 스타일을 구겼다.

인라인대회에 무선인식 기록을 담당한 스피드칩의 백민호 사장은 "계측 시스템이 다운돼 참가자들의 기록 중 일부가 측정이 안됐다"며 "마라톤용을 인라인스케이트용으로 개선하면서 급하게 시스템을 보완하면서 생긴 문제"라고 해명했다.

마라톤 무선인식 칩 시장은 전세계적으로 1조원 규모, 국내에는 10억원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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