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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고포류게임, 사감위가 나서야 하나


환전상 근절못하면 게임 아닌 도박일뿐

[허준기자]국내 유력 게임업체 N사가 도박 방조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되는 사건이 지난 1일 발생했다. 경찰은 지난 8개월간 디지털 증거 분석 및 관련자를 수사해 검찰로 사건을 넘겼다. 온라인게임이 사회문제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마당에 게임산업에 들려온 또다른 악재다.

게임물등급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는 '고포류게임(고스톱-포커류게임)'을 단속하고 있다. 월 충전한도를 30만원으로 권장하고 있고 불법 환전상을 통해 고포류게임이 사행성게임으로 변질되는 것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고포류게임의 사행화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이용자들은 마음만 먹으면 손쉽게 환전상을 통해 고포류게임 게임머니를 현금으로 바꿀 수 있다. 게임머니가 곧 현금이라는 인식이 팽배하기 때문에 고포류게임 한판에 수십만원이 오가는 경우도 종종 목격된다. 고포류게임이 단순한 놀이가 아닌 도박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6년 소위 '바다이야기 사태'가 발생한 이후다. 바다이야기 사태는 불법 아케이드게임의 문제였지만 고포류게임을 서비스하는 온라인게임업체들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이후 매년 국정감사때마다 NHN 한게임이나 네오위즈게임즈의 피망, CJ E&M 게임부문의 넷마블을 통해 서비스되는 고포류게임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불법 환정상 때문에 고포류게임이 온라인 도박장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주요 매출원이기도 한 이런 게임에 대해 게임 업체들은 불과 5%에 불과한 불법 이용자들 때문에 95% 가량이 건전하게 즐기는 게임을 차단해야 하냐고 되묻는다. 하지만 게임업체들도 고포류게임이 도박으로 변질되기가 쉽다는 것을 모를 리 없다.

이런 게임들 때문에 게임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고 사회적 문제의 주요 원인으로 치부된다면 차라리 고포류게임을 포기하는 것이 더 좋을지도 모르겠다.

고포류게임이 정말 놀이가 되려면 게임머니가 오가지 않고 순전히 재미로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게임머니가 없어지지 않는 한 환전상을 근절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는 힘들어 보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놀이와 도박의 경계선이 모호한 고포류게임을 게임업체 혹은 게임물등급위원회나 문화체육관광부가 관리하는 것은 한계에 부딪힌 것 같다는 지적도 많다. 매년 환전상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하지만 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가 고포류게임의 관리감독을 맡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경마나 복권처럼 아예 한도를 정해놓고 합법적으로 고스톱이나 포커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어떨까. 게임 업체들도 매출의 일정부분을 세금으로 내는 사행성산업의 룰을 따르면 된다.

이렇게라도 관리감독이 제대로 된다면 지금처럼 불법 환전상을 통해 제한없이 돈을 쏟아 붓는 피해자들이 줄어들 수 있다. 게임산업을 위해서라도 고포류게임에 씌워진 '주홍글씨'를 지워야 한다.

허준기자 jjoon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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