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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력 인터넷 규제법 SOPA '일파만파'…주요 쟁점은?


서비스업체 면책 조항도 없어…언론자유 훼손 우려

[김익현기자] "예외 조항조차 없는 초강력 인터넷 규제 법안이다."

온라인해적행위금지법(SOPA)과 저작권보호법(PIPA) 반대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위키피디아를 비롯한 몇몇 사이트들은 18일(미국 동부시간 기준) 0시부터 24시간 동안 서비스를 중단한다.

구글은 미국 지역 홈페이지에 SOPA 관련 정보로 연결되는 링크를 제공하겠다고 선언했다.

도대체 SOPA를 둘러싸고 왜 이렇게 공방이 거세게 일고 있는 걸까? 또 SOPA는 그 동안 미국에 있던 다른 저작권 침해 관련 법과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들의 보도를 중심으로 SOPA 관련 이슈를 쟁점별로 정리했다.

◆SOPA 도입되면 어떻게 되나?

라마 스미스 의원이 주도하고 있는 SOPA는 기본적으로 저작권자와 국방부가 저작권 침해행위에 연루된 사이트 제재를 요청할 수 있다. 불법 MP3 파일을 직접 제공하는 사이트 뿐 아니라 불법 사이트에 링크를 제공하는 행위도 처벌 대상이다.

스미스 의원은 나중에 SOPA 법안을 개정하면서 해외 사이트에 주로 초점을 맞췄다.

SOPA의 제재 조항은 어마어마하다.

일단 법원이 문제가 된 사이트에 광고나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도록 명령할 수 있다. 검색 목록에서 제외하란 명령도 가능하다. 정도가 심할 경우엔 인터넷 서비스제공업체(ISP)들에게 해당 사이트 접속을 차단하도록 명령할 수도 있다.

물론 이 법은 청문회를 거치면서 조금씩 완화되긴 했다.

스미스 의원이 처음 제안할 때는 법적인 절차가 시작되기도 전에 문제가 된 사이트의 광고와 결제 서비스를 차단할 수 있도록 했다. 이후 관련 청문회를 먼저 한 뒤 조치를 취하도록 수정했다. 또 스미스 의원은 '접속 차단' 조치에 대해선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SOPA의 독소 조항은 여전히 만만치 않다는 평가다.

◆기존 저작권 침해 법과는 어떤 점이 다른가?

미국에는 이미 인터넷 저작권 침해 행위를 규정한 법이 있다. 지난 1998년 논란 끝에 통과된 디지털 밀레니엄저작권법(DMCA)이 바로 그것이다.

당연히 의문이 제기된다. DMCA가 있는 데 왜 또 다른 저작권 침해 금지법을 만들려는 걸까?

DMCA 역시 저작권 침해 콘텐츠를 게시할 경우 곧바로 내리도록 할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구글은 DMCA에 따라 500만회 이상의 콘텐츠 삭제 요구를 받았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할리우드 영화사를 비롯한 콘텐츠 업체들은 DMCA에 대해 불만을 제기해 왔다. 불법 저작물 퇴치에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특히 저작권자들이 문제 삼고 있는 것은 DMCA에 규정된 '안전한 항구(safe harbor)' 조항이다. 이 조항에 따르면 서비스 제공자는 사용자의 행위로 인해 법적인 처벌을 받지 않도록 돼 있다. 즉 불법 콘텐츠를 성실하게 제거하려는 노력을 했을 경우 별도 처벌은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SOPA가 도입될 경우 이런 예외 조항이 사라지게 된다. 플랫폼 사업자 입장에선 무한 책임을 지게 되는 셈이다.

◆누가 찬성하고 누가 반대하나

당연히 저작권을 갖고 있는 쪽은 SOPA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 대표적인 단체가 바로 할리우드 영화사들의 이익집단인 미국영화산업협회(MPAA)와 음반업계를 대표하는 음반산업협회(RIAA)다. 미국 상공회의소와 노총(AFL-CIO) 역시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다.

반면 구글, 야후, 트위터, 이베이 등 인터넷 기업들은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SOPA가 도입될 경우 상당한 위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민단체인 시민자유연합(ACLU)도 반대 쪽에 서 있다.

구글 등은 SOPA가 사실상 인터넷 검열 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DMCA에 규정됐던 '안전한 항구'란 예외 조항의 보호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시민단체나 비영리 기관들은 존립 자체가 위협받을 수도 있다. SOPA에 따라 무차별 소송 공세를 펼칠 경우 비용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구글이나 페이스북처럼 규모가 큰 기업들도 '저작권 침해 콘텐츠 퇴치'에 엄청난 시간과 정력을 쏟아야만 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굉장히 부담스러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언론자유 침해 소지가 있나?

SOPA 공방의 논점은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느냐는 부분이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언론 자유 침해 소지가 큰 법"이라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인터넷 전문가인 줄리안 산체스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법원에서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소송 과정을 통해 외국 인터넷 사이트들을 너무 쉽게 차단할 수 있도록 돼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전자프론티어재단(EFF) 같은 기관들은 SOPA가 정부에 반대 목소리를 내는 각종 사이트를 탄압할 빌미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위키리크스 같은 사이트를 예로 들어 보자. 만약 SOPA가 통과될 경우 저작권 침해를 이유로 미국 내 접속을 차단하도록 명령할 수 있다. 그렇게 될 경우 손쉽게 위키리크스의 입을 막을 수 있게 된다.

이런 식으로 할 경우 저작권 침해 주장이 반대 목소리를 억누르는 '전가의 보도'가 될 수도 있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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