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기업인이며 일본의 CEO가 존경하는 CEO로 뽑힌 손정의. 그는 재일 한국인 3세로 일본에서 가장 성공한 한국계 일본인 기업인 중 한 사람이다.
‘who?시리즈-손정의’(다산어린이)편에서는 동양의 빌 게이츠 혹은 제2의 스티브 잡스라고 불리는 손정의의 기업 철학과 성공 스토리를 담고 있다.
◆가난한 ‘조센징’ 아이 손정의

손정의는 1957년 8월11일 일본 규슈 지방의 사가 현에서 태어났다. 그곳은 가난한 한국인들이 모여 살았고 그 중에서도 손정의 집은 선로 옆 공터에 양철 지붕과 판자로 만든 집이었다. 아무리 오랫동안 일본에서 살았다고 해도 한국인들은 그저 일본인에게 외국인이었고, 차별은 당연시 여겨졌다. 재일 한국인의 운명은 어린 정의가 받아들이기 힘들 정도로 가혹했을 것이다.
너는 눈물을 흘린 적이 있어? / '당신은' / '너는' / 눈물이라는 것이 얼마만큼 소중한 것인지 알까?
그것은 인간으로서의 감정을 / 나타내는 찰나적인 것이다.
'눈물' / 눈물 같은 거 흘리면 부끄럽니? / 그래도 모든 사람은 눈물을 흘리고 싶어하고, / 흘리지는 않아요.
'순백의 진주' / 그것은 인간으로서 귀중한 것이다
'귀중한 것은 뭔가요?'
그래도 너는 부끄럽니? / '힘들 때' / '슬플 때' / 그리고 '분할 때' / 너의 눈물은 / 자연스럽게 흘러내리겠지.
그래도 너는 부끄럽니? / 그 눈물 속에는 너무도 잔인한 / 눈물도 있단다
그것은 / '원폭 비극의 괴로움으로 뒤덮였을 때의 눈물' / '흑인 차별의, 분노의 눈물' / '손미 마을의 대학살'
세계 속의 사람들은 지금도 그리고 / 미래도 계속 울겠지
이런 비극을 호소하기 위해서라도 / 눈물은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이다
그래도 너는 부끄럽니? / '눈물은 귀중한 거야' - ‘눈물’, 손정의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쓴 시
초등학생이 쓴 시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시 ‘눈물’에는 ‘눈물’로 표현되는 당시의 비극과 무게감 있는 테마들이 등장한다. 그가 어린 시절부터 슬픈 현실을 이미 직감했다는 걸 짐작할 수 있다. 훗날 그가 통 큰 기부로 세상을 훈훈하게 만드는 데 앞장 선 데에는 부당한 현실 앞에 호소하는 사람들을 위해 ‘눈물 흘리는 것’이 ‘귀중한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 아닐까.
손정의는 반드시 일본에서 성공하겠다는 꿈을 꾼다. 일본을 떠나 미국으로 유학을 갔을 때, 그는 화장실에서까지 공부할 정도로 몰입했다. 미국인들보다 빨리 월반을 해 고등학교 과정을 일찍 마치고 대입 자격시험에 도전한다. 하지만 영어가 문제였다. 손정의는 일본에서 고생하는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시험에 합격해야만 했다. 그는 외국인이 영어로 된 시험 문제를 미국 학생과 동일한 조건으로 푸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면서 시간을 더 주고, 영어 사전도 볼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손정의의 용기에 감탄한 교육 위원회는 손정의의 부탁을 들어줬다. 결국 손정의는 당당히 대입 자격시험에 합격한다. 그의 용기와 도전 정신을 엿볼 수 있는 에피소드가 아닐 수 없다.
스스로 생활비를 모아야 했던 손정의는 발명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 마침내 그가 발명한 음성 전자 번역기는 일본에서 최초로 계산기를 개발한 기업인 샤프의 눈에 띄었고 손정의는 높은 금액을 받고 자신의 발명품을 팔았다. 이 음성 전자 번역기는 샤프의 대표 상품 중 하나인 전자수첩의 원형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공부하던 중 손정의는 ‘유니손 월드’라는 회사를 세웠다. 그는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던 ‘스페이스 인베이더’라는 게임을 미국에 소개한다. 그의 판단은 옳았다. 게임기는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그러나 손정의는 일본에서 사업가로 성공하리라는 자신의 꿈을 위해 유니손 월드를 직원들에게 맡기고 일본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한다.
◆인터넷의 중심을 아시아로 옮기다
일본에서 인터넷 열풍이 불며 신흥 인터넷 기업들이 생겨날 때 손정의가 세운 소프트뱅크는 일본 야후를 인수하고는 엄청난 주가 상승을 기록하며 부를 축적했다. 그는 빌 게이츠에 버금가는 세계적인 갑부가 된다. 스티브 잡스가 죽었을 때는 마크 주커버그와 함께 ‘스티브 잡스 후계자’로 지목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스티브 잡스처럼 카리스마를 지닌 인물이 아니었다. 화려한 쇼맨십으로 과장되게 연출하는 법도 없었다. 다만 그는 성실하고 열심히 준비하고 노력하는 기업가였다. 무엇보다 그는 30년을 넘어 300년을 내다보는 안목이 있었다. ‘국민이 있고 소비자가 있기 때문에 기업이 존재한다’며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사업을 하겠다는 그의 철학은 일본에서 일어난 대지진 때 빛을 발했다. 전 일본인이 슬픔에 잠겨있던 때에 그는 소프트뱅크 그룹의 이름으로 10억엔(130억원)을 기부했다. 자회사 야후 재팬도 3억엔(약 38억원)을 냈다. 손정의 개인은 따로 100억엔(1300억원)을 기부했다. 그는 2011년부터 은퇴까지 그룹 대표 보수 전액을 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그의 나이 이제 겨우 50을 조금 넘었는데 말이다.
일본의 저널리스트 다하라 소이치로는 손정의를 가리켜 ‘일본 경제를 침체에서 구할 영웅’이라고 말했다.
“저의 국적은 일본도 아니고 한국도 아닙니다. 인터넷입니다. 인터넷 안에는 우리의 미래가 있습니다.”
인터넷의 중심을 아시아로 옮겼고 그것이 아시아 사람들의 더 나은 생활에 공헌하기를 바라는 손정의는 지금도 정보 혁명을 통해 사람들의 행복에 보탬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좋은 책의 발견 북스커버리 cbci 서하나 jindalae@cb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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