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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의 행복]유러피언 드림과 사람사는 세상…<노무현이 꿈꾼 나라>


"어느 나라에 살고 싶은가"

[정종오기자] 책은 상당히 두껍다. 읽다보면 계속 반복되는 내용에 때론 질리고 눈에 들어오지 않는 부분도 많다. 목차를 보면 더 곤혹스럽다. '한국의 진보와 시민사회' '보수의 시대, 진보의 시대' '보수와 진보의 쟁점' '현실 정책의 쟁점' '진보의 미래와 전략' 등 총 5부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은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은퇴 후 봉하마을에서 은둔아닌 은둔을 하면서 적고 싶었던 내용들이었다. 노 전 대통령은 5년의 임기 동안 끊임없이 '진보와 보수'에 대한 고민을 했고 직접 체험한 대통령이었다.

하지만 세상은 그런 그를 '책 쓰는 대통령'으로 남겨놓지 못했다. 정치적 격랑에 휩쓸려, 아니 오히려 자신이 그렇게 논쟁하고 적고 싶었던 쟁점으로 인해 유명을 달리하는 비극에까지 이르고 말았다.

◆"어느 나라가 선한 나라인가. 어느 나라에 살고 싶은가"

제1부에서 제5부까지 철저하게 진보와 보수의 역사와 쟁점, 그리고 그로 인해 달라지는 가치판단 등이 반복되면서 깊이를 더해 가지만 그 중에 '미국과 유럽은 어떻게 다른가-유러피언 드림과 사람 사는 세상' 한 챕터만 읽어보더라도 이 책의 묘미는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먼저 노 전 대통령의 음성부터 들어보자.

첫 번째 목소리.

"나는 제레미 리프킨이라는 사람이 쓴 <유러피언 드림>이라는 책과 폴 크루그먼이라는 사람이 쓴 <미래를 말하다>라는 책을 읽고 '보수의 나라와 진보의 나라', '보수의 시대와 진보의 시대', 이런 관점을 발견했다. 살아 있는 현실로서 미국과 유럽을 비교해 보고, 살아있는 역사로서 진보의 시대와 보수의 시대를 비교해 보는 것이다."

두 번째 목소리.

"어느 나라가 선한 나라인가. 어느 나라에 살고 싶은가? 아이를 어느 나라에 살게 하고 싶은가? 어느 나라가 우리의 미래라고 생각하는가? 이 질문을 던지는 것이죠."

노 전 대통령의 목소리는 그의 저서 <진보의 미래>에 담겨져 있는 내용이다.

◆'유러피언 드림과 사람 사는 세상'

노 전 대통령은 보수와 진보가 서로 어떻게 다른 지를 선명하게 비교해 누구나 알기 쉽게 보여 주고 싶은 욕망이 많았다. 몇십 년, 아니 몇백 년 동안 내려오고 있는 서로 다른 관점을 어떻게 하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할 것인가의 고민이었다. 평범한 보통사람이라도 '깨어 있는 보통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던 것이다.

이병천 강원대 경제학과 교수는 '유러피언 드림과 사람 사는 세상' 챕터에서 노 전 대통령이 선명하게 구분해 내려고 했던 미국과 유럽의 입장을 이렇게 나열한다.

첫째 미국적 가치는 경제 성장, 개인의 부, 독립을 중시하는 반면, 유럽적 가치는 지속 가능한 개발, 삶의 질, 상호 의존에서 더 초점을 맞춘다.

둘째 미국적 가치는 지칠 줄 모르는 근로 윤리를 중시여기는 반면, 유럽적 가치는 여가와 심오한 놀이를 선호한다.

셋째 미국적 가치는 동화주의를 지향하는 반면, 유럽적 가치는 문화적 정체성을 보존하고 다문화주의를 지향한다.

넷째 미국적 가치는 자기 나라와 애국주의에 집착하는 반면, 유럽적 가치는 보다 세계주의적이다. 전자는 철저히 개인주의적이고 인류의 복리에 거의 관심이 없는 반면, 후자는 포용적이고 총체적이어서 인류 전체의 복리를 중시한다.

이 교수는 이런 점을 강조하면서 노 전 대통령이 '유러피언 드림'에 몰입한 배경을 꼽았다.

노 전 대통령이 '꿈꾼 나라'는 이런 측면에서 보다면 그렇게 거창하고 고매한 것은 아니었던 셈이다. 어떻게 보면 '상식에 가까운 삶'을 공동체가 함께 누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라는 일반 서민이 생각하는 고민의 연장선상에 놓여있다고 봐도 무방할 듯 하다.

또 '유러피언 드림'을 추천하고 있지만 미국적 가치를 지양하고 유럽적 가치만 좋은 것으로 받아들이지도 않았다.

노 전 대통령은 유럽적 가치를 통해 '한국적 민주주의'와 '한국적 삶과 미래'는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 것인지 상승 발전하는 길을 모색하고자 했다. 하지만 그 '유창하지도 않았던 꿈'은 끝내 빛을 보지 못하고 말았다. 이제 그 꿈은 살아있는 자들의 몫으로 남겨졌다.

"미국인들은 일하기 위해 살고, 유럽인들은 살기 위해 일한다."는 말이 떠오른다. <노무현이 꿈꾼 나라>에는 생전에 그가 말한 내용이 각 챕터마다 언급돼 있어 고인의 음성을 떠올리게 한다.

장르: 인문사회

저자: 이정우 외 38명

출판사: 동녁

가격: 2만5천원

◆이 주의 추천 전자책

<송건호 평전>

장르 : 역사/신화/문화

저자 : 김삼웅

출판사 : 책으로보는세상

가격 : 1만원

언론현실에서 '참 언론(인)'의 존재는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그 '참 언론인'의 표상이 바로 청암 송건호다. 청암 서거 10주기에 맞춰 나온 <송건호 평전>은 그의 정론정신을 기리는 헌사이자 현직 언론인들에게 울리는 경종이다. 김삼웅은 이 평전을 쓰기 위해 청암에 관한 거의 모든 자료를 섭렵했다. 청암의 삶과 인간적인 면모는 물론이고 그가 남긴 중요한 글과 저서는 거의 모두 그 핵심을 짚어 논평했다.

<더 이상 아름다운 방황은 없다>

장르: 소설

저자: 공지영

출판사: 오픈하우스

가격: 7천680원

1988년 <창작과 비평>에 단편 <동트는 새벽>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여류작가의 장편소설. 80년대라는 특별한 시기에 청춘을 맞아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정의라는, 그토록 추상적인 개념을 위한 전쟁터에 '구체적인 젊은 날을 바쳤던', '세상을 고분고분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도 피 뜨거운' '청춘들의 혁명과 사랑에 관한 통렬한 기록'이다. 80년대 암울하고 어지러웠던 시대상황 속에서 젊은이들의 방황과 열정, 민주화에 대한 의지 등을 진솔하게 담은 소설이다.

<노 시크릿>

장르: 소설

저자: 이지성

출판사: 다산북스

가격: 6천원

인터넷에서 다운로드받은 우주수표에 금액을 적고 천장에 매달아놓는 것만으로 자신에게 돈이 생길 것을 바라는 직장인, 공부하기를 멈추고 수능만점을 열심히 끌어당기고 있는 재수생, 사랑해선 안 될 남의 남자를 얻기 위해 생각을 우주에 보내고 있는 여성, 2008년 12월 31일까지 100억을 끌어당길 거라며 더 획기적인 심상화 기법을 찾는 사람.

<마흔 살 무조건 행복할 것>

장르: 자기계발

저자: 김옥림

출판사: 팬덤북스

가격: 4천원

이 책은 40대를 살아오면서 수많은 실수를 통해 깨달은 소중한 생각, 실패를 경험하고 얻게 된 생각, 시행착오를 겪으며 알게 된 생생한 경험을 토대로 쓰여 졌다. 말하자면 소중한 경험의 집합체인 것이다. 경험보다 소중한 지혜는 없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이 사회의 허리로서, 가족의 가장으로서 힘들고 버겁게 하루하루 살아가지만 희망을 잃지 않는 대한민국 40대에게 작은 응원과, 함께 공유할 만한 경험과 지혜를 선물할 것이다.

<1만 시간 동안의 아시아>

장르: 시/에세이/기행

저자: 박민우

출판사: 플럼북스

가격: 6천원

서울- 중국- 동남아시아(베트남 라오스) - 중앙아시아(이름이 스탄으로 끝나는 나라들)- 이란-터키-시리아- 오사카 - 서울 이 긴 여정이 결국은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다. "세계가 바로 옆 동네 같다"고 말하는 작가. 하지만 "진짜 옆 동네조차도 한 번도 빤하게 느껴본 적이 없다"는 박민우 작가. 그의 비루하고, 어이없고, 무지막자하고, 유쾌한 여행에 독자도 동참해보길 권한다. 그가 구르고, 엎어지고, 포기하고, 허물어지고, 희망을 다시 찾아가는 여정에서 독자도 삶의 아름다움과 희망을 찾아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닥치고! 아시아!"다.

이주의 추천 전자책은 반디앤루니스(www.bandinlunis.co.kr)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정종오 엠톡 편집장 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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