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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甲 애플에서 해방될까'…애플 협력사들, 잡스 사임에 '기대감'


일방성 개선 기대…"팀 쿡은 폐쇄적 잡스와 달라"

[강현주기자]"애플의 통제 때문에 아이폰 홍보 문구 하나조차 우리 뜻대로 정할 수 없었다."

국내 휴대폰 유통 업계 한 관계자는 아이폰을 처음 출시하던 당시 상황을 이렇게 회상했다. 그는 아이폰 유통을 위한 마케팅 문구 한마디도 애플이 통제하는 바람에 답답했다는 심정을 털어놓았다.

스티브 잡스가 애플 CEO에서 사임하고 팀 쿡이 후임으로 결정됐다는 소식에 국내 애플 협력사들에는 희색이 도는 분위기다.

독선적인 스티브 잡스와 달리, 타인의 의견에 귀를 잘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진 팀 쿡이 애플의 새 CEO로 결정됨에 따라 이같은 일방적 관계가 개선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소비자 충성도 높아 어쩔 수 없어"…'열린' 팀 쿡에 희망

국내 및 해외 다른 휴대폰 업체들과는 달리 애플은 협력사들과 정보 공유도 잘 하지 않고 AS 지원도 약한 편이며 재고 보상도 해주지 않아 같이 사업하기 까다로운 존재로 정평이 나 있다.

애플의 콘텐츠 서비스인 '아이튠스' 국내화가 요원한 것도 애플의 입김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사실상 애플과 협력사들의 관계는 상호 협력이라기 보다 일방적 협조에 가까웠다는 것. 하지만 애플 제품의 뛰어난 소비자 충성도 탓에 협력하지 않을 수 없는 게 현실이라 어쩔 수 없다고 이들은 설명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유통하는 이동통신사들과 리셀러들은 "애플은 제품 판매가부터 마케팅, AS 등 모든 것을 일방적으로 정하고 통제한다"고 한 목소리로 토로했다.

이동통신 업계 한 관계자는 "애플은 사전에 우리에게 정보를 잘 주지 않으며, 아이폰 가입자 수 등의 정보를 우리가 밝히는 것도 허용하지 않는 등 철저히 폐쇄적"이라며 "개방적인 팀 쿡이 CEO가 된다면 일방적 요구를 들어줘야 하는 상황과 폐쇄성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있다"고 말했다.

◆"부품 업계 및 휴대폰 업계에도 긍정적 개연성"

개방성에 대한 기대는 국내 부품 업계도 비슷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애플에 부품을 공급했던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업체들 외 다른 업체들에 기회가 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애플은 삼성전자, 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으로부터 주요 부품들을 공급받고 있다.

한 관계자는 "애플은 늘 거래하던 업체를 고수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팀 쿡 체제가 되면서 유연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또 다른 관계자는 "폐쇄냐 개방이냐를 떠나 애플은 품질을 최우선으로 여기기 때문에 큰 변화 없을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로아컨설팅 김진영 사장은 "그동안 국내에서 애플 협력사들은 애플과 '협력을 하는가 하지 않는가'라기 보다 일방적 요구를 '받아들이냐 안 받아들이냐'의 관점에서 관계를 가져왔다"며 "개방적인 인물로 알려진 팀 쿡 체제가 됨에 따라 협력의 여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애플 제품은 잡스의 철학 및 혁신성이라는 상징성이 담겨 있었는데 그가 사임하면 특유의 매력이 반감된다는 면에서 국내 휴대폰 업체들에 호재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강현주기자 jj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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