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리기자] 전자책 업계가 애플 앱스토어의 결제 정책인 IAP(In App Purchase) 도입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앱스토어 내 디지털콘텐츠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에 대해 자체 결제 모듈(IAP‧In App Purchase)을 강요함에 따라 전자책 업체들은 IAP 도입 여부를 놓고 논의에 들어갔다.
애플은 지난 2월 앱스토어 정책을 강화하면서 전자책이나 음원 등 디지털콘텐츠 앱 내부 결제를 할 경우 반드시 애플의 자체 결제모듈(IAP)을 도입해야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IAP를 통한 매출에서 애플이 30%의 수수료를 가져가는 방식이다.
만약 이를 따르지 않으면 앱스토어 등록을 거절하거나 이미 등록된 앱은 이달부터 통보 없이 앱스토어에서 삭제한다는 것.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그동안 앱스토어를 통한 매출은 운영비도 안된다"며 "백화점에 입점한 매장이 입점료를 내지 않고 매장을 운영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설명했다.

현재 교보문고, 인터파크, 예스24 등 전자책 업체들은 앱에서 콘텐츠를 구매할 때 웹페이지로 링크를 걸어 결제하도록 하거나 휴대폰 결제 등 외부 결제 수단을 사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업체들은 결제 수단을 변경하거나 서비스를 중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엠넷, 소리바다, 벅스 등 음원 앱은 지난해 이미 애플로부터 휴대폰 소액결제 방식을 지원한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삭제된 사례가 있었다. 음원업체들은 이후 애플의 IAP를 적용해 다시 승인 신청을 해 30%의 수수료를 앱스토어에 내며 현재 서비스 중이다.
전자책 업계는 일단 서비스 중단 대신 결제 방식을 변경하고 추후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우선 KT와 인터파크는 해당 앱에 결제모듈을 빼고 뷰어 형식으로 변경하는 방향으로 내부 논의 중이다.
KT 관계자는 "현재 쿡북카페는 올레e북으로 리뉴얼 작업 중으로, 앱스토어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앱 내 별도 결제수단을 없애고 뷰어 형태로 가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파크 역시 "앱 내 IAP 적용은 안하고 모바일 웹이나 온라인 상에서 결제한 후 뷰어를 통해 콘텐츠를 볼수 있게 하는 방식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이퍼브 김남철 팀장은 "결제로 통하는 외부링크를 빼고 애플의 가이드라인 규정을 수용해 진행할 방침"이라며 "그럼에도 또 다른 기준을 적용해 문제가 발생하면 이슈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초 우리가 내놓은 앱은 구매 기능이 아예 없는 뷰어 앱이었지만 애플 측에서 이를 거절해 공정위에 신고까지 이르렀다"며 "그나마 애플이 지난달 외부에서 구매한 앱을 볼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변경해 IAP를 적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당초 애플은 디지털콘텐츠 앱 안에 무조건 결제모듈을 넣어야 하고 애플의 것을 써야한다는 규정을 내세웠다. 그러나 업계 반발이 거세지자 앱 안에 반드시 결제 기능을 넣을 필요는 없고 외부에서 구매한 콘텐츠를 사용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변경했다.
이에 대부분의 업체들은 앱스토어 서비스 중단 대신 결제 기능을 빼고 뷰어 형식으로 전환하는 차선책을 선택한 것.
하지만 예스24는 강경 대응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예스24 관계자는 "아직까지 앱스토어에서 삭제되지는 않았지만 실제적으로 애플이 액션을 취한다면 다른 법적인 절차를 강구할 것"이라며 "일관적이지 않은 애플의 정책 때문에 많은 콘텐츠 업체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리기자 miracl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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