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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가 '돈만 아는 기회주의자'라고?


[로스앤젤레스=이균성 특파원] 마이크로소프트(MS)의 공동 설립자인 폴 알렌(Paul Allen)이 빌 게이츠에 대해 "돈만 아는 기회주의자"라고 혹평한 회고록을 펴낼 예정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그동안 둘 사이가 원만했던 것으로 알려져 이 회고록이 더 주목을 받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폴 알렌은 최근 '아이디어 맨, 폴 알렌(아래 사진)'이란 책을 집필했으며, 이 책은 오는 4월17일부터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책은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설립자의 회고록'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빌 게이츠 지지자들과 폴 알렌의 입장은 약간 다르지만, 폴 알렌은 이 갈등 때문에 MS를 떠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동안 폴 알렌이 MS를 떠난 이유는 1982년에 발견된 홉킨스 병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왔다.

그런데 책에 따르면 사정이 약간 다르다.

그해 폴 알렌은 빌 게이츠와 스티브 발머의 대화를 엿들었다. 알렌의 생산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벨 게이츠 및 스티브 발머와 다른 주주에게 스톡 옵션을 제공함으로써 알렌의 지분을 낮추자는 대화를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알렌은 그들이 이야기하던 방으로 뛰어들어가 따졌고, 그들의 사과를 받은 뒤, 그런 계획을 없던 것으로 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알렌은 책에서 "병 때문에 약간 일을 덜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나는 MS를 창업한 사람이고 지금도 관리자의 한 명으로서 일하고 있는데, 내 동료와 파트너는 나를 벗겨먹을 음모를 꾸미고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것은 확실히 돈만 아는 기회주의"라고 그는 덧붙였다.

알렌은 특히 사업 초기부터 자신은 빌 게이츠에게 지분을 많이 양보했지만 빌 게이츠는 자신의 요구를 묵살했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1970년대 중반 빌 게이츠는 초창기 PC인 'MITS Altair 8800'의 베이직(BASIC) 프로그래밍 언어를 구동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에 자신의 공이 더 크므로 자신이 60%의 지분을 갖겠다고 요구했다.

알렌은 꼭 그런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게이츠의 요구를 들어줬다.

그러나 1980년대 중반 알렌이 개입한 '소프트카드'라는 MS 제품이 성공하고 나서 알렌이 자신의 지분을 올려달라고 요구했으나 빌 게이츠는 이 요구를 단박에 거절했다는 것이 알렌의 주장이다.

알렌은 이때 빌 게이츠에 대해 크게 실망했다고 적고 있다.

둘은 미국 시애틀에 있는 사립학교에서 10대 시절부터 알아온 절친한 관계다.

알렌은 "나는 우리 관계가 공평한 것이라고 생각해왔지만, 이제 나는 빌 게이츠의 이기주의가 어떤 다른 관심보다 크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빌 게이츠는 가능한 한 더 많은 파이를 가지려고 했다"고 그는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빌 게이츠는 이에 대해 "이러한 사건들에 대한 내 기억은 폴 알렌의 기억과 다르지만, 나는 그의 우정과 마이크로소프트 및 IT 분야에서 그가 한 중요한 공헌들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또 이같은 내용의 책에 대해 빌 게이츠와 폴 알렌을 초기부터 알아온 사람들 일부는 책 내용에 사실 관계가 잘 못된 것도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알렌이 이런 책을 펴낸 의도에 대해 궁금해하고 있다.

1981년에 MS에 합류해 그후 20년 동안 일한 칼 스토크는 "우리 모두 폴 알렌을 친구로 생각하고 그가 공헌한 바를 높이 평가하지만, 빌 게이츠가 폴보다 MS를 성공시키는 데 훨씬 큰 역할을 했다는 데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또 빌 게이츠가 알렌의 지분을 낮추려고 한 것은 알렌이 회사에 헌신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빌 게이츠는 알렌과의 파트너쉽 계약서에서 둘의 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만큼 차이가 생기면 알렌의 지분을 게이츠가 인수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넣었는데, 이런 조치를 취한 것도 그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당시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빌 게이츠를 포함해 주요 인력들이 밤낮없이 일하는데 폴 알렌은 이런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했다고 전하고 있다.

한편 경제 전문지 포춘에 따르면 폴 알렌의 자산은 130억 달러로 평가되며 포춘 순위 57위에 랭크돼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이 자산의 대부분은 알렌이 MS를 떠난 뒤 MS의 주가가 올라 생긴 것이다.

폴 알렌은 MS를 떠난 뒤 케이블 업체, SW 업체, 셋톱박스 제조 업체 등에 투자했지만 성공보다는 실패한 경우가 더 많았다. 알렌은 미국 프로농구와 미식축구 등 스포츠 구단도 갖고 있다.

/로스앤젤레스(미국)=이균성 특파원 gs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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