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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기 통신 '역사 속으로…'


 

지난 11일 정보통신부가 SK텔레콤과 SK신세기통신과의 합병을 공식 승인, 신세기통신이라는 기업이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세계 최초의 100% CDMA방식 이동전화 상용서비스 사업자로, 국내 최초의 민간 이동전화사업자로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신세기통신이 이동전화 시장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사라진 셈이다.

이로써 국내 이동전화시장은 지난 90년 정부의 경쟁도입 정책 이후 94년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신세기통신 간 경쟁을 거쳐 96년 3개의 PCS사업자 선정을 통한 5사 경쟁체제, 지난 99년말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인수 발표, 2000년 KTF의 한솔엠닷컴 인수등을 거치면서 3사간 경쟁 구도로 정리됐다.

이런 과정에서 신세기통신은 사업초기 유일한 경쟁자로 가장 치열한 싸움을 벌이던 SK텔레콤이 합병, 협력자가 되는 아이러니를 낳기도 했다.

신세기, 설립부터 산고 치러

신세기통신은 지난 90년 정부가 당시 한국통신(현 KT)의 자회사인 한국이동통신이 독점하고 있던 이동전화 시장에 경쟁을 도입키로 하면서 설립이 추진됐다.

신세기통신은 92년 노태우 당시 대통령의 사돈인 선경그룹(현 SK그룹)이 제2이동전화사업자로 선정, 특혜시비 끝에 사업자 선정이 백지화된 이후 김영삼 대통령 집권 이후 94년 2월 전경련의 결정에 따라 포스코와 코오롱의 공동경영 방식으로 사업권을 받을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KT의 자회사인 한국이동통신의 민영화를 추진, 주식공개입찰을 통해 선경그룹이 1대 주주로 확정되면서 94년 국내 이동전화 시장은 선경과 신세기의 대주주인 포철의 복점경쟁 체제를 형성했다.

세계 최초 CDMA의 테스트베드

신세기통신은 지난 96년 4월 세계에서는 처음으로 100% CDMA망을 구축한 이동전화 사업자로 수도권과 충청권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개시, 당시 상용화가 불투명한 CDMA서비스의 테스트베드로 관심을 끌었다.

당시 SK텔레콤은 94년 1월 인천지역을 중심으로 CDMA서비스를 먼저 시작하기는 했으나 기존 아날로그 서비스에 대한 전환 개념이라는 점에서 100% CDMA망의 상용서비스는 신세기통신이 처음인 것으로 평가된다.

신세기통신은 미국 일부지역에서 상용화 경험이 있는 퀄컴등의 기술지원을 받아 국내 망 설계에 나섰다. 그러나 빌딩이 집중돼 있어 음영지역이 많은데다 한강이 가로지르고 있는 서울의 지형적 특성에 따라 한국형 기지국 설계를 독자적으로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로밍서비스 기술 세계최고

신세기통신의 가장 큰 특징은 로밍서비스로 평가된다.

지난 96년 세계 최초로 홍콩 허치슨텔레콤과의 국제로밍 계약 체결을 시작으로 97년에는 세계 59개국과 로밍서비스 계약을 체결하는등 로밍서비스 제공에 역량을 집중해 왔다.

이에 대해 신세기통신의 한 관계자는 "서비스 초기 한국이동통신의 로밍 거부가 가장 서러운 진입장벽이어서 당시 경영진 전체가 로밍서비스에 목을 메고 있었던 것"이라고 회고했다.

94년 서비스를 개시한 신세기통신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망을 구축, 전국망을 확보하지 못했었다. 따라서 전국망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이동통신에게 로밍서비스를 요청 했으나 거부당하면서 97년 4월 독자적인 전국망 구축까지 3년간 전국사업자로서의 대우를 받지 못했던 것.

군사용 CDMA망 구축도 공헌

신세기통신은 군사용 이동통신망을 CDMA망으로 구축한 주인공이다.

96년 12월 국방부와의 공식 계약체결로 시작된 '스마일 프로젝트'라는 이름의 군사용 CDMA망 구축은 국내 군사통신 기술발전에 한 몫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미국의 군사통신 기술에서 유래된 CDMA기술을 국내에서 군사통신용으로 제공, 군사통신 보안과 이동통신 주파수 활용 효율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011-017합병, 이동전화 경쟁도입 12년만에 3각의 경쟁구도 완성

지난 90년 시작된 국내 이동전화 시장의 경쟁도입 정책이 수차례의 변화를 거치면서 12년만에 3각 구도를 잡은 것으로 평가된다.

94년 신세기통신의 설립으로 복점체제가 형성된 이후 96년 이후 5개 사업자 난립으로 이어져 사업자간 과당·출혈경쟁을 거치면서 본격적인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후 99년 800MHz대역의 동일한 주파수 대역을 가진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의 합병은 이동전화 시장의 합리적 조정방안이라는 평을 받으며 M&A를 성공시켰다.

이 M&A가 2002년 1월 정통부의 양사 합병 승인으로 최종 결정된 것이다. 2000년 1월 현재 국내 이동전화시장은 통신전문가들이 국내 시장규모에 가장 적합한 것으로 평가하는 3각의 황금분할 구도를 갖게 됐다.

3세대 이동전화 시장으로 급속히 전환되고 있는 이동전화 시장은 KT아이컴과 SK IMT가 사실상 기존 이동전화사업자들과의 조기합병을 예고하고 있어 당분간 3각의 체제가 유지될 전망이다.

/ 이구순기자 cafe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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