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민영 이엠테크닉스 사장(48)은 전자제품 수출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우리나라 전자산업이 한창 아날로그 시대를 거치던 79년 당시 사회에 첫발을 내딛어 밀레니엄 디지털 시대에까지 살아남은 흔치 않은 사람이다.
지금은 디지털 위성방송수신기(셋톱박스) 제조회사 CEO로 변신한 소 사장은 삼성을 거쳐 지난 87년 해태상사와 인연을 맺으면서 미국 해태아메리카에서 구매영업을 담당한 경력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전자 제품이라면 개발생산에서 수출입 업무, 브랜드 영업마케팅에 이르기까지 바닥부터 전 과정을 통달한 편이다.
96년말 한국으로 들어온 소 사장은 해태전자 자회사에 잠시 몸을 담다가 회사가 퇴출되면서 본격적인 셋톱박스 사업을 시작했다.
소 사장은 지난 20여년간 일해 오면서 최근 1~2년이 가장 신이 났다.
작년 4월 디지털 위성방송용 셋톱박스를 전문으로 만드는 이엠테크닉스를 설립하고 올해 업계에서 그 기술력을 인정 받고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지난해 10억원이던 매출이 올해170억원으로 늘어났다.
돈을 많이 번 것보다 소 사장을 더 뿌듯하게 만드는 일은 셋톱박스 업계에서이엠테크닉스가 휴맥스, 한단정보통신 등 선발주자에 뒤지지 않는 기술력을 과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개발 업체가 손 꼽을 만큼 만들기 어렵다는 CAS(가입자인증)용이나 PVR(개인동영상저장)의 고기능 제품을 회사 설립 1년만에 만들어 내고, 삼성전자 주문자상표부착(OEM)를 통해 스카이라이프에 경제형 위성방송수신기를 공급한 일 등은 소 사장의 자랑거리.
"숙련된 인적 자원의 조화가 우리 회사의 장점입니다. 업력은 보잘 것 없지만 각각의 분야에서 고수라고 칭할 수 있는 사람들이 한 회사에 모여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게 경쟁력이죠."
소 사장은 디지털 기술에서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는 기술인력과 전문 영업인들의 환상적인 조화가 회사의 근간이자 자산이라며 회사 자랑에 입에 침이 마르지 않는다.
"내년은 회사 자체적으로 매우 뜻 깊은 한해가 될 것 같습니다. CAS 등 고부가가치 제품군과 미들웨어 기술을 더욱 보강해 방송사업자 마켓에 도전하고 기업공개도 추진하기 때문입니다. 내년 하반기 쯤 되면 휴맥스와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을 만큼 모든 기술력을 구비할 것으로 자신합니다."
소 사장은 이를 통해, 전 세계 셋톱박스 시장의 주요 방송사 직구매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물론, 현재 끈끈한 협력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삼성전자와의 관계도 더욱 다진다는 방침이다.
소 사장은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직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꿈"이라며 "개인적으로 내부적인 인적자원을 효율적으로 조율하는 일이 가장 어려웠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정진호기자 jhj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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