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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해설] “콘솔시장 닌텐도 독주시대 끝났나”


 

일본 닌텐도의 독주시대가 서서히 종말을 예고하고 있다.

NDS와 위(Wii)로 콘솔시장을 좌지우지했던 닌텐도는 최근 눈에 띄게 저조한 흐름이다. 콘솔 텃밭인 북미시장에선 최근 판매 순위 3위까지 밀려나며 체면을 구겼다.

닌텐도의 독주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은 경쟁사인 MS와 소니. 두 회사는 X박스360과 PS3를 내세워 상승 무드로 전환하면서 닌텐도 위가 장악하고 있던 콘솔시장 경쟁구도를 바꿔가고 있다.

# ‘위’ 점유율 매년 가파른 하락세

닌텐도의 추락과 MS·소니의 부상의 분위기를 가른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닌텐도가 위의 핵심 컨셉트로 잡은 동작인식이다. 닌텐도는 차세대 콘솔 위를 들고나오면서 자이로센서를 활용한 3차원 인식으로 초반 돌풍을 몰고왔다. 위는 앉아서 하는 콘솔을 서서 움지기며 즐기는 ‘행동하는 콘솔’로 개념을 바꾼 주역이다.

위의 돌풍은 오래 가지 않았다. 세계 시장 곳곳에서 올들어 내림세가 확연하다. 특히 소니와 MS가 각각 모션컨트롤러인 ‘PS 무브’와 ‘키넥트(Kinect)’를 내놓은 뒤부터는 콘솔시장의 이슈 대상에서 아예 빠져버렸다.

위가 단순 동작인식에 초점을 둔 반면, 무브와 키넥트는 홈엔터테인먼트 단말로 기능을 확대, 위시장 잠식과 새로운 시장 창출이란 두마리 토끼를 잡아버린 셈이다.

닌텐도의 시들해진 인기는 데이터로 그대로 증명된다. 지난 3일 비디오게임 시장조사기관 VG차트의 게임콘솔 판매량 분석 자료에 따르면 올들어 10월 둘째주까지 위의 시장 점유율은 40%로 집계됐다.

위 바람을 일으켰던 2008년 같은기간에 54%의 점유율을 자랑하며 승승장구했던 때와 비교하면 눈에 띄는 하락세다. 지난해 같은 기간 46%로 8% 포인트 감소한 뒤 올들어 하락세가 멈춰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반대로 PS3와 X박스360의 점유율 상승세는 두드러지고 있다. PS3가 2008년 24%에서 2009년 28%, 올해 31%로 계속 상승세를 타며, 위에 9% 포인트 차이로 접근했다. X박스 역시 2008년 21%, 2009년 24%, 올해 29%로 가파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 점유율 격차 미미…‘콘솔 新3파전’

판매 대수를 기준으로 보면 위의 몰락이 더욱 확연하게 드러난다. 닌텐도는 2008년 글로벌 시장에서 X박스와 PS3의 두 배가 넘는 무려 1400만대 가량의 위를 내다 팔았다. 전세계 여론은 ‘닌텐도의 화려한 부활’이란 수식어를 동원, 위의 돌풍을 주목했다.

그로부터 2년이 흘러 올해 위 판매량은 1000만대 수준으로 급락했다. 무려 30% 가량 줄어든 셈이다. 이에 반해 같은 기간 X박스는 546만대에서 720만대로 급증했다. 같은 일본계 라이벌인 소니의 PS3는 622만대에서 779만대로 늘어나며 위와의 거리를 250만대 수준까지 좁혔다.

닌텐도를 더욱 우울하게 만드는 것은 성장률 추이이다. 올해 10월과 11월 판매 성장률면에서 닌텐도는 소니와 MS에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도 걱정스러운데, 앞으로 더 어려울 것이란 추측이 가능하다. 11월 둘째주 예상 판매량면에서 위의 성장률은 X박스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같은 현상은 DS와 위의 텃밭인 가정 시장을 역으로 소니와 MS가 PS무브와 키넥트를 내세워 적극 공략한 결과다. 소위 마니아 장르인 하드코어 대작 위주로 라인업을 짰던 두 회사가 저변이 넓은 가족형 게임을 쏟아내면서 닌텐도의 텃밭을 빠르게 잠식해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소니와 MS의 협공과 함께 아이폰, 아이패드와 같은 애플의 스마티기기들의 도전도 닌텐도와 DS·위의 앞날을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다. 지난 10월 미국 시장조사업체 닐슨에 따르면 6~12세 아이들의 31%가 아이패드를 X마스 최고 선물로 꼽았으며, 단골 1위였던 DS는 3위에 그쳤다.

배터리업체 듀라셀의 설문 조사에서도 무려 40%에 가까운 아이들이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4를 필두로 아이팟터치와 아이패드를 갖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2008년 매출 1조8000억엔, 순이익 2790억엔을 벌어들였던 닌텐도는 작년엔 52% 가량 순이익이 급감한데 이어 올 7월엔 252억엔의 적자를 기록하며 날개없는 추락을 계속중이다.

# 국내서도 DS·위 인기 ‘시들’

온라인 게임이 주류 플랫폼인 국내서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소니와 MS가 이슈몰이를 계속하는데 비해 닌텐도는 분위기가 극도로 위축돼 있다. 지난달 21일 폐막한 부산 국제게임쇼 지스타2010에서도 소니와 MS의 반격은 적중했다. 닌텐도가 ‘나홀로 아리랑’을 외치며 불참한 틈을 타 소니와 MS는 대규모 부스를 만들어 놓고 진입장벽이 낮은 체감형 게임을 출품해 가족 단위 관람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MS와 소니는 닌텐도가 강점을 보여왔던 시장을 정면으로 공격하며 닌텐도를 옥죄고 있다. 주로 전문매장을 통해 X박스를 팔았던 MS는 키넥트를 내세워 닌텐도의 텃밭 할인마트와 가전대리점 등 적극 공략하기 시작했다. 지난 11월 출시된 키넥트는 현재 122개의 이마트와 111개 홈플러스, 30개의 하이마트에 입점, 지난 4일부터 26일까지 전국 홈플러스 51개 매장과 이마트 31개 매장에서 체험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소니 역시 PS무브 등장 이후 가족끼리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대거 출시, 닌텐도 아성을 마구잡이로 공략하기 시작했다. 최근 출시된 12개 타이틀이 파티형 게임, 그림그리기, 애완동물 키우기, 스포츠 게임 등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소위 ‘라이트 게임’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입에까지 올라 속칭 ‘명텐도’로 불리우며 한때 전성기를 구가했던 닌텐도. 20년 라이벌 소니와 IT공룡 MS의 협공도 모자라 스마트폰·태블릿PC 진영까지 콘솔시장을 잠식하는 이 위기를 닌텐도가 어떻게 극복할 지 주목된다.

[더게임스 이중배기자 jblee@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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