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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백업시스템이다-5] 갑작스런 특수에 입 벌어진 컴퓨팅업계


 

"컴퓨팅업계에게 9.11 사건은 21세기를 여는 최대의 호재다"

국내 스토리지 시장은 지난해 8천억원을 넘어서면서 올해 1조원 시대 개막이 기대됐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지난 해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IDC도 '한국 정보기술시장 동향조사' 보고서를 통해 국내 IT시장은 지난 해보다 16.6% 감소한 104억 3천600만 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분야별로 개인용컴퓨터(PC), 서버, 스토리지 등 하드웨어 시장이 전년보다 25% 가량 줄어들고, 소프트웨어와 IT관련 서비스 시장이 15% 정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스토리지 시장도 상황이 비슷하다.

IDC는 2001년 전체 외장형 스토리지 시장 규모가 약 149억 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시장 규모인 177억 달러보다 28억 달러 정도 줄어든 수치다. 따라서 올해 국내 스토리지 시장은 지난해 수준을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911 사건'은 막막하던 컴퓨팅 업계의 숨통을 터 놓았다. 국내 전산망이 마비될 것을 우려한 금융감독원이 '금융기관 재해복구센터 구축'을 권고해 내년 스토리지 시장은 올해보다 50% 이상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금융기관 재해복구센터 구축 권고안'에 따르면 내년 12월까지 은행 증권사 신용카드사 등 금융기관은 사이버 테러, 해킹, 전산업무 마비로 인한 사고 발생 시 3시간 내에 시스템을 정상화시킬 수 있는 재해복구센터를 구축해야 한다. 단 보험사는 긴급 복구 필요성이 낮기 때문에 24시간 내에 복구하면 된다.

뒤이어 행정자치부와 정보통신부가 잇달아 '정부 정보 백업센터' 설립 계획을 발표한 것도 시장을 키우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예산 규모는 행자부 127여 억 원, 정통부(행자부, 국세청, 관세청 공동) 338억원에 달해 올해 마지막 대어로 떠올랐다.

컴퓨팅 업계 관계자들은 "재해 복구 시스템에 대한 문의가 9.11사건 전보다 2배 정도 늘었다"며 "9.11 사건의 충격이 잠자던 시장을 깨웠다"고 입을 모았다.

그들은 이어 "9.11 사건 전 문의는 구매와 이어지지 않는 빈 수레였지만 9.11 사건 이후 문의는 대부분 구입과 연결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EMC, 대어만 골라 낚는다

한국EMC는 조흥은행 및 농협중앙회에 재해복구 솔루션인 'SRDF'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시스템 구축 작업에 들어갔다.

올해 한국EMC는 총 24개 기업에 재해복구솔루션을 공급했으며, 이 중 17개 기업에 원격지 재해복구시스템을 구축하거나 구축 중이다.

한국EMC는 9.11 사건 이후에만 증권거래소, 조흥은행, 농협중앙회 등 3개 금융 유관 기관에 원격지 재해복구솔루션을 공급하는 등 올해 총 8개 기업에 원격지 재해복구솔루션을 공급하는 성과를 거뒀다.

한국EMC에 따르면 조흥은행에 구축되는 재해복구시스템은 국내 최초로 주 센터인 조흥은행 역삼동 센터에서 백업 센터인 청주 센터까지 180km를 광 통신망으로 연결해 실시간 동기 방식으로 데이터를 이중화할 예정이다.

또 농협중앙회의 재해복구시스템의 경우 농협중앙회 온라인 시스템과 회원조합 온라인 시스템의 거래 정보를 실시간 동기 방식으로 이중화해 재해 시점의 최종 거래내역까지 완벽하게 복구하는 것을 목표로 내년 2월 오픈할 예정이다.

정형문 한국EMC 사장은 "한국EMC는 최근 재해복구시스템에 대한 고객들의 폭발적인 수요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재해복구시스템 전담팀을 20명 선으로 확대 개편하고 재해복구시스템 헬프 데스크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한국EMC는 LG-EDS 등 국내 주요 컴퓨팅 업체와 손잡고 재해복구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

◆컴팩 등 4사, 부산을 재해 복구 도시로

컴팩코리아는 베리타스, ENG, 한솔아이글로브와 공동으로 이번 달 부산에 재해 복구만을 전담하는 '한솔 IT센터'를 설립한다.

이 IT센터 설립은 10월 금융감독원이 재해복구센터 구축을 권고한 이후 컴퓨팅 업계에서 첫 반응을 보인 것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4사는 금융감독원의 권고안에 따라 금융기관이 내년 말까지 재해복구센터 구축을 완료하기 위해서는 각종 서버, 스토리지 장비 및 관련 소프트웨어는 물론 이들 장비를 설치할 통신센터 및 안정적인 통신망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판단 아래 이번 IT센터 설립을 결정했다.

4사의 설립안에 따르면 컴팩코리아 측이 서버 및 스토리지 솔루션을 제공하고, 한국베리타스소프트웨어는 백업 및 재해복구를 비롯한 스토리지 관리 솔루션을, ENG(대표 김용준)는 재해복구를 위한 장비 및 솔루션에 대한 컨설팅과 시스템 운용을 제공한다.

또 한솔아이글로브는 재해복구용 코로케이션(Co-location)과 광통신망을 제공하게 된다.

이들의 사업 협력은 특정업체 단독 추진에 의해 부분적인 솔루션을 제공하기보다는 각 사가 보유하고 있는 핵심 기술 및 설비를 결합함으로써 대상 기관에 종합적이고 비용 절감적인 해결 방안을 제공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편, '한솔 IT센터' 빌딩은 한솔아이글로브가 올해 초 준공해 12월 중순 완공 예정이며, 지하 1층, 지상 7층으로 연건평 4천750평에 이른다.

◆한국IBM, 준비하는 자가 승리한다

9.11 사건 이후 IBM은 노트북 1만2천대, 워크스테이션 5천대, 서버컴퓨터 300대 등 2만 여대의 컴퓨터를 고객사 200여 곳에 지원했다. 이 같은 지원결과 금융권 등 고객사들은 자사 네트워크를 정상으로 복원, 영업을 재개할 수 있었다.

사실 IBM은 올해 플로리다에 닥칠 것으로 예상되던 태풍에 대비해 재해복구 센터를 운용해왔다. 이 같은 준비성은 이번 9.11 사건에서 위력을 발휘했다.

IBM은 테러 직후 콜센터를 확대하는 한편 3천 여 명의 인력을 긴급 투입해 고객사 및 비고객사를 대상으로 복구 작업을 벌여왔다.

본사를 닮아 준비에 철저한 한국IBM도 도곡동, 목동, 경기도 용인 등 국내 3곳에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며, "IBM은 곧 신뢰"라는 등식을 고객들 마음에 심고 있다.

◆한국IBM과 한국델의 저가 공세

한국IBM은 '토털스토리지 NAS 200'와 'NAS 300'을 시장에 저가로 쏟아내고 있다.

'NAS 200' 및'NAS 300'은 윈도와 유닉스가 혼용되는 시스템 환경에서 파일 공유에 적합한 어플라이언스 서버 계열로 이해하면 된다.

'NAS 200'은 용량이 1.74 테라바이트로 2천만원대이며, 상위 제품인 'NAS 300은 최대 3.24 테라바이트로 2억원대다.

한국델도 네트워크 부착형 스토리지 서버 제품인 '파워볼트 750N', '파워볼트 755N', '파워볼트 715N' 3종을 출시했다.

이 스토리지들은 기업에서 사용되는 운영체제의 종류에 관계없이 연결할 수 있도록 설계된 네트워크 부착형 스토리지 제품이다.

이 제품들은 네트워크 사용을 중단시키지 않고도 최소의 정보통신 인력으로 단 15분만에 간단하게 설치되는 것이 장점이다.

또 마이크로소프트 윈도, 노벨 넷웨어, 유닉스, 리눅스, 애플 매킨토시 등 서로 다른 운영체제에 분산된 파일 접근과 공유를 가능하게 했다.

한국델은 400GB까지 확장 가능하고, 파일 공유 및 데이터 보호가 반드시 요구되는 중소 규모 사업자들에게 적합한 '파워볼트 715N'을 300만원 대에 공급하고 있다.

또 7테라 바이트까지 확장 가능한 '파워볼트 755N'와 '파워볼트 750N'을 각각 1천287만원과 1천596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한국hp, 스토리지 가상화가 승부수

한국hp는 스토리지 가상화 솔루션인 'hp슈어스토어 SAN링크'를 출시해 내년 시장을 선도할 승부수를 던졌다.

스토리지 가상화란 서버와 스토리지 사이의 1대1 관계를 없앰으로써 실제 물리적 장치 대신 저장 장치의 논리적 이미지를 제시하는 방식으로 매우 다양한 구조를 구현할 수 있는 기술.

스토리지 가상화 기술을 도입한 'SAN링크'는 필요에 따라 네트워크에 저장 리소스를 할당·재할당·추가할 수 있는 데이터버추얼라이제이션 기능, 복수 미러링을 통해 시스템 성능을 향상시키는 데이터복제기능 등을 갖췄다.

이 방식엔 서버 도메인, 저장 영역 도메인, 네트워크 도메인 또는 이 세 가지의 조합에서 실행되는 소프트웨어에 의존하는 구조가 포함된다.

◆한국스토리지텍, 디스크 스토리지 시장 공략 시동

한국스토리지텍도 중소 규모급 오픈 디스크 시스템인 'D173'을 출시해 디스크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면서 디스크 스토리지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한국스토리지텍에 따르면 'D173'은 중소 규모 비즈니스에 맞춘 SAN 환경에서 이기종 환경을 지원하는 솔루션으로, 소규모에서 엔터프라이즈급 성능까지 손쉽게 확장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고 있다.

또 SAN에서 이기종 환경을 지원하기 위한 스토리지 파티셔닝 기능을 제공한다.

'D173'은 금융, 여행, 보험, 정부기관, ISP와 전자상거래 환경의 중소 오픈 스토리지 시스템 환경에 적합하게 설계됐으며, 최대 5.4TB까지 가능하다.

따라서 이기종간의 SAN 환경, 메세징, 파일 서버, 중소 백업 솔루션과 중소 NAS 및 네트워크 파일 솔루션처럼 미들급 애플리케이션에 궁합이 맞는다.

권태명 한국스토리지텍 사장은 "중소 사업자부터 엔터프라이즈급 사용자에 이르기까지 디스크 포트폴리오를 넓혔다"며 "이 제품들로 광범위한 시장을 공격적으로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말 발주되는 정부 프로젝트는 사실상 내년 초 계획"이라며 "이번 주 안에 사업제안요구서가 나올 것으로 예상돼 SI업체와 컴퓨팅 업계가 합종연횡을 위해 분주하게 뛰고 있다"고 말했다.

그들은 이어 "내년에 프로젝트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면 업계가 시장을 공유하겠지만 시간을 두고 분산되면 상위 4~5개 업체가 독식하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박형배기자 art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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