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즐기는 캐주얼 게임의 낭만
동화풍·편안한 게임성에 ‘박수’…색깔 없는 콘텐츠 ‘옥의 티’
‘아이엘:소울브링거(이하 아이엘)’는 엔플레버와 이온소프트가 자체 개발한 게임으로 게임포탈 ‘지포테이토’를 통해 최근 오픈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콘솔의 RPG적 요소와 트레이딩 카드 게임의 장점을 절묘하게 조화시켜 클로즈베타 서비스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캐주얼 RPG를 표방하며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아이엘’은 오픈 10일 만에 온라인 게임 순위 50위권 안으로 진입하며 심상치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아이엘’은 PK, 도박, 욕설 등이 없는 순수성을 강조한 온라인 게임으로 모든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편안한 게임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캐릭터의 장비와 스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펫 형태의 ‘피오 시스템’과 아바타의 스킬 사용, 회복 등의 역할을 하는 ‘에테르’, 역동적인 ‘논타겟팅 시스템’을 이용한 액션이 잘 어우러져 게임 속에 녹아있다. 거대 몬스터와의 흥미진진한 전투도 이 작품의 특징이며 ‘1인 던전 시스템’ 역시 유저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 RPG·TCG의 조화
파스텔 동화풍의 게임을 오랜만에 접하게 되어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설치를 마치고 게임에 바로 접속 했다. 게임 실행 화면이 뜨는 순간 한숨이 나왔다. 느닷없이 새벽시간에 임시점검이라니.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잠을 청했다.
그날 저녁 게임에 다시 접속해 아바타를 생성하고 ‘아이엘’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펫 시스템인 ‘피오’를 선택했다. 화끈한 근접 공격을 좋아하는 편이라 양손 검을 사용하며, 최강의 파괴력을 자랑하는 ‘페리틀’을 골라 게임을 시작했다. 참고로 ‘피오’를 선택하는 것은 직업을 선택하는 개념과 비슷하다. 방어, 마법, 치유 등 7가지 특색 있는 ‘피오’를 선택하여 아바타의 장비에 융화시켜 플레이 하게 된다.
게임을 접속하게 되면 이동 및 공격 등의 간단한 조작 방법을 알려주는 튜토리얼 모드가 시작된다. 도움말 정보창이 동시에 뜨면서 알려주기 때문에 쉽게 배울 수 있다. 간단한 튜토리얼 과정을 마치면 ‘마리에타의 집’이라는 공간에서 본 게임을 시작하게 된다.
‘아이엘’의 조작법은 다른 온라인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다. 키보드의 W,A,S,D로 이동하고 Q,E로 시점을 변경할 수 있다. 마우스 휠로는 줌이 가능하며 시점 변경도 가능하다. 일직선으로 이동할 때는 이상이 없지만 시점을 변경하면서 이동할 때 움직임이 약간은 부자연스러운 것을 느낄 수 있다. 플레이를 계속 하다보면 적응은 되지만 어색한 것은 여전하다.
초반 퀘스트도 튜토리얼의 연장선으로 플레이하게 된다. 장비 장착 및 아이템 제작 방법에서부터 스킬포인트라 할 수 있는 어빌리티포인트의 사용방법 등 유저들이 게임을 진행함에 있어 필수적으로 알아야 하는 게임의 콘텐츠들을 배울 수 있다.
아이엘의 인터페이스 중 가장 뛰어나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은 월드맵 정보 창이다. 월드맵 정보 창에는 유저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들을 다수 포함하고 있다. 마을, 일반필드, 인스턴스필드, 보스필드를 각기 다른 색으로 구분지어 쉽게 지역을 파악하도록 해 놓았으며 지역을 이동할 수 있는 포탈 역할을 하는 에테르 게이트가 있는 지역도 한눈에 파악하기 쉽도록 되어 있다. 이것뿐만 아니라 현재 보유한 퀘스트 정보와 퀘스트 NPC, 자신의 위치, 파티원의 위치까지 파악이 가능하다.
# 필드 사냥의 여유로움 ‘가득’
간단한 수집 퀘스트 몇 가지를 완수하고 ‘아이엘’의 자랑거리인 인스턴스필드를 경험하기 위해 ‘티니피숲-협곡’으로 발길을 재촉했다. 인스턴스필드는 입구에 빨간색 글자로 필드이름이 새겨져 있으며 들어가기 전에 난이도를 선택하게 된다. 이지, 노멀, 하드의 총 3가지 난이도를 갖고 있으며 난이도에 따라 1인부터 5인까지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지 난이도를 선택한 후 혼자 입장하여 여유롭게 필드에서 사냥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은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캐주얼 RPG의 게임성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인스턴스필드를 나와 보스가 존재하는 전투 지역인 보스필드로 이동했다. 필드 보스는 일반 몬스터의 10배 정도의 크기이며 처음 상대할 때 무작정 공격하면 죽음의 쓴맛을 볼 수 있다. 스킬과 물약을 적절히 사용한다면 간단히 제압할 수 있다.
‘아이엘’에서도 요즘 온라인게임에서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한 ‘칭호 시스템’이 있다. 퀘스트 수행 정도에 따라 다양한 칭호를 얻을 수 있으며 각 칭호를 획득할 때마다 아바타의 능력치를 향상시킬 수 있다.
이 작품에서 가장 핵심적 요소인 ‘피오’는 오른손, 왼손, 몸통, 방어구 총 4가지로 나눠져 있으며 각기 다른 스킬을 보유하고 있다. 스킬을 올릴 수 있는 어빌리티포인트는 레벨을 올릴 때마다 1씩 얻을 수 있으며 이미 사용한 어빌리티포인트는 약간의 비용을 소모하여 다시 환원 받을 수 있다.
‘아이엘’에서는 좌측 상단에 아바타의 체력과 마나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상태창이 있는데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아바타의 레벨이 새겨져 있는 동그란 구슬의 색깔이 바뀌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신들의 시간’이라는 이 작품의 독특한 시스템 중 하나로 ‘아이엘’ 세계관 속의 신들인 프레이야, 프리그, 로키, 헬라의 시간이 변경될 때마다 색이 바뀌는 것이다. 게임에 접속하여 6시간이 지나면 한 번의 순환이 끝나게 되고 각각 신들의 시간에 따라 경험치와 아이템 습득률, 부가적인 효과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신들이 바뀔 때마다 화면 중앙에 커다란 메시지가 뜬다.
# 경쟁심리 자극요소 부재
온라인 RPG가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시스템들을 ‘아이엘’은 모두 갖추고 있다. 단순하게 갖추고 있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요소들이 게임에 잘 섞여 ‘아이엘’만의 색으로 드러나야 한다. 잘 갖춰져 있는 요소에 ‘아이엘’의 특징을 살릴 수 있는 게임성을 포장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실제로 플레이를 해보니 화려하고 박진감 넘치는 전투, 유저들 사이의 경쟁 심리 자극과 같은 요소는 ‘아이엘’에선 거의 찾을 수 없다. 누구나 부담 없이 게임을 즐기고, 스트레스 없이 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현재의 시점에서 내세울 수 있는 장점으로 보여 진다.
하지만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다고 해서 게임의 롱런을 보장받는 것은 아니다. ‘아이엘’은 유저들의 경쟁 심리를 자극하는 요소가 취약하고 가장 중요한 시스템이라 할 수 있는 ‘피오’ 역시 단순히 스킬을 구성하고 있는 펫의 역할만 할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따라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 작품을 바라보면 보완해야할 점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나의 예로 아바타의 개인 주거 공간인 ‘마이홈’은 현재 개인용 창고로 활용하는 공간으로만 사용되고 있으며, 이동할 수 있는 공간도 상당히 제한적이다. 이동 공간을 넓게 확보해주고 실내 인테리어도 바꿀 수 있는 형태로 개선되어 말 그대로 주거 공간의 의미를 살릴 수 있는 형태로 바꾸는 방법도 좋은 개선 방안이 될 수 있다.
[더게임스 김준완기자 junwank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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