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호, EVER 스타리그 2009 우승

17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펼쳐진 'EVER 스타리그 2009' 결승전에서 KT 이영호(테란)가 CJ 진영화(프로토스)를 3대1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신 단장의 능선'에서 진행된 1경기에서 초반 좋은 출발은 보인 것은 진영화였다. 진영화는 과감히 멀티를 추가하며 자원의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이영호의 적은 병력에 5시 멀티를 내주면서 서서히 승기를 이영호에게 넘겼다. 이영호는 벌처와 탱크의 조화로 진영화를 압도했고 리콜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한 진영화는 결국 'GG'를 선언했다.

이어진 '엘니뇨'에서의 2경기에서 진영화는 1패를 만회하려는 듯 초반부터 셔틀 플레이를 펼치며 이영호를 압박했다. 하지만 이영호는 특유의 탄탄한 방어력을 선보이며 공격을 꾸준히 막아냈다. 이후 공격 유닛을 집결해 한방 공격으로 진영화의 앞마당을 몰아쳐 또 다시 'GG'를 받아냈다.

진영화도 만만치 않았다. '로열로더(첫 본선진출 대회에서 우승까지 거두는 것)' 후보로 놀라운 기량을 선보여 온 진영화는 '태풍의 눈'에서 펼쳐진 3경기에서 벌처와 탱크 위주의 플레이를 하던 이영호를 제압하기 위해 캐리어를 뽑아내는 승부수를 띄우며 경기 스코어를 1대2로 만들었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결국 이영호에게 미소를 지었다.

캐리어를 예상하지 못해 뼈아픈 패배를 맛 본 이영호는 이내 평정을 되찾고 '투혼'에서의 4경기에 임했다. 결승 마지막 경기라고 하기에는 조금 빠른 승부가 펼쳐졌다. 이영호는 진영화의 앞마당 벙커링에 성공한 뒤 꾸준히 병력을 추가해 진영화를 압박했다. 진영화는 리버까지 뽑으며 최선을 다했지만 앞마당까지 몰아친 이영호의 병력에 결국 'GG'를 선언했다.

우승을 확정지은 뒤 이영호는 감격에 겨운듯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이영호는 "첫 우승 뒤 지금까지 시간이 너무 길었다"면서 "이곳까지 응원하러 와주신 친지분들께 보답하는 길은 우승이라고 생각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영호는 '박카스 스타리그 2008' 우승 후 2년만에 스타리그 우승을 차지하면서 ▲임요환 ▲김동수 ▲이윤열 ▲박성준 ▲최연성 ▲이제동 등에 이어 '역대 2회 우승자'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경기장에는 5천명 이상의 관객이 몰리며 이번 결승전에 대한 e스포츠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증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