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파크도서, 알라딘, 예스24 등 인터넷 서점 3사가 최근 일제히 '당일 배송' 지역을 확대했다. 인터파크는 7월 29일, 알라딘은 31일, 예스24는 3일 잇따라 '당일 배송 지역을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지역도 같다. 기존에 서울, 성남, 고양 등 수도권 대도시 중심에서 인천, 수원, 안양, 하남, 의정부 등 경기 전역으로 확대된 것이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인터넷 서점 업계가 비슷한 시기에 같은 권역으로 당일 배송 범위를 넓힌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엉뚱한 데 있다. '같은 택배사를 쓰기 때문'이다. 택배 시스템의 변화가 이처럼 당일 배송 지역의 확대를 가능케 했다.
'당일 배송'이란 말 그대로 인터넷 서점이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들어온 주문을 11시까지 출고한 뒤, 택배사에서 이 물량을 하루 내에 독자에게 전하는 시스템이다.
독자가 책을 바로 구매할 수 있는 오프라인 서점과 경쟁하기 위해 고안된 이 제도는 온라인 서점을 통한 책 구매 저변 확대에 큰 역할을 했다. '출근하며 주문하고 집에서 받는다'는 모토로 지난 2007년부터 시행되면서 이제는 서울, 수도권 독자들에게 익숙한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인터넷 서점의 배송 과정은 다음과 같다. (3사 모두) 경기 파주에 있는 물류 창고에서 집책과 포장을 거쳐 책을 출고한다. 택배사는 책을 트럭에 싣고 충북에 있는 허브 터미널로 옮긴다. 이어 각 권역별로 다시 분배된다. 수도권, 심지어 파주 지역에서 주문한 책도 이런 과정을 통해 다시 올라와 독자에게 전달된다.
그러나 당일 배송의 경우 서울에 있는 허브 터미널에서 분배된다. 3사의 배송을 맡고 있는 SC로지스(구 사가와 택배)의 경우는 서울 가양동과 성수동에 메인 터미널이 있다. 파주에서 출고된 책이 두 메인 터미널로 거쳐 다시 인천, 수원, 구리 등 각 지역에 있는 터미널로 가는 시스템이다.
당일 배송 지역이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됐다는 것은, 택배사의 배송망, 인력 등의 인프라가 추가로 더 구축됐다는 점을 뜻한다.
SC로지스 관계자는 "별도로 운영되고 있는 당일 배송 조직 구성원을 새로 더 뽑았다"며 "고객사(인터넷 서점)에서 좀더 나은 배송 시스템을 위해 서비스 품질을 올려보고 싶다고 제안해 이뤄지게 됐다"고 밝혔다.
인터파크도서 관계자는 "당일 배송을 위해 택배사에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당일 배송 상품은 서울 중심 지역에서 외곽으로 갈수록 택배사에 지불해야 하는 건당 단가가 높다"며 비용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즉, 당일 배송 지역의 확대는 인터넷 서점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면서 책을 판매할 수 있을 만큼 시장이 무르익었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예스24는 당일 배송인 '총알 배송' 서비스 실시 초기인 2007년에 비해 매출이 매년 20%가량 성장했고, 전체주문 대비 당일 배송 서비스 주문건수 비율이 서비스 시행초기 월 평균 2.9%에서 현재 9.6%까지 증가해 고객들의 이용도가 3배 이상 증가했다.
알라딘 관계자는 그러나 "당일 배송 지역이 확대됐다고 해도 각사가 오전 10시까지 들어온 주문을 11시까지 출고할 수 있는 시스템이 돼 있어야 이를 정책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며 "결국 세 서점의 출고 조건이 모두 이를 수용할만한 수준이 됐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권 이외 지역에서도 당일 배송이 가능할까.
인터넷 서점을 통한 구매가 더 보편화되고, 그에 따라 수익구조가 안정화되면 불가능할 일도 아닐 것이다.
정병묵기자 honnez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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