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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EMC, 데이터도메인 사실상 '적대적 합병'


현금 공개 매수하면서 주주들 설득 '양동작전'

유례없는 인수결정 번복을 통해 데이터중복제거기술업체 데이터도메인이 결국 EMC의 손에 떨어졌다.

미국 EMC 본사는 8일(현지시간) 데이터도메인과 주당 33.5달러의 인수계약에 합의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EMC는 종전보다 11% 인상된 22억 달러의 현금 인수조건을 통해 데이터도메인을 인수하게 된다.

데이터도메인은 당초 스토리지 업체 넷앱이 인수의사를 밝혀 지난 5월 20일최종 인수에 합의했다. 하지만 스토리지 업계의 공룡 EMC가 돌연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EMC는 6월 2일, 넷앱의 인수가인 15억 달러보다 3억달러를 올려 18억달러에 인수를 공개제안했다.

데이터도메인은 잠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으나 넷앱측이 EMC보다 높은 19억 달러를 제시하면서 결국 인수 합의서에 최종 서명을 했다.

그러나 EMC는 여기서 포기하지 않았다. 데이터도메인 경영진이 보유한 주식 외 지분을 현금 공개매수 하겠다고 공언한 것.

EMC 측은 공공연히 데이터도메인의 경영진과 주주들을 자극하면서 6월 2일부터 데이터도메인 지분 매입에 본격 나섰다. 경영진이 보유한 지분은 40%가 채 되질 않았기 때문에 EMC가 사실상 적대적 인수합병에 나선 셈이다.

반면 EMC는 지분공개매수에 나선 와중에도 주주들에 대한 설득을 펼치는 등 양동작전을 폈다.

결국 데이터도메인은 EMC에 무릎을 꿇고 넷앱과의 합병계약 해지 절차를 밟게 된 것이다.

EMC 측은 8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데이터도메인이 넷앱과의 합병계약 해지 절차를 이미 마무리한 상태"라고 밝혔다.

한국EMC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금공개매수 절차 역시 오는 7월17일 자정(미국 동부시각 기준)으로 만료되는 만큼 사실상 넷앱이 펼 수 있는 방법은 남아있질 않아 데이터도메인 인수전은 EMC의 승리로 돌아가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그는 "미국 본사와 한국지사 등 내부 직원들조차 깜짝 놀랐을 정도로 빠르고 은밀하게 진행된 것이 이번 인수"라고 덧붙였다.

◆EMC, 데이터중복제거 '완벽' 라인업 갖춰

EMC가 당초 인수가인 15억 달러보다 무려 7억달러를 더 투입해 데이터도메인을 인수하게 된 것은 이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중복제거 기술 및 관련 시장의 잠재력이 매우 높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EMC는 현재 일종의 소프트웨어 방식인 '소스기반' 중복제거 기술의 아바마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는데, 하드웨어 방식인 '타깃기반' 제품군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이 회사는 하반기 퀀텀 등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타깃기반 제품군 확충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이번 데이터도메인 인수로 인해 소스기반 및 타깃기반 중복제거 제품 라인업을 완벽하게 갖추게 됐다.

한국EMC 관계자는 "결국 포화된 스토리지 시장에서 데이터중복제거 기술이 얼마나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지 보여준 사례"라면서 "고객들은 이번 EMC의 데이터도메인 인수를 통해 보다 안정적인 데이터중복제거 기술 제품군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고 자평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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