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플레이어 업계의 시선이 디자인에 쏠리고 있다. MP3플레이어 하드웨어 성능 향상으로 기능 차별화가 어려워지면서 각 사는 디자인에서 제품의 변별력을 찾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각 사는 디자인팀을 보강하고 제품 기획에서부터 패키지에 이르기까지 독특한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구현하며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UI, 패키지 등 '감성 디자인'으로 승부"
현재 MP3플레이어 시장은 하드웨어 성능 향상으로 기능 차별화 및 원가절감은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요소로 디자인에 주목하고 있다.
외관 소재를 다양화하거나 유저 인터페이스(UI)에 재미 요소를 적용하고, 도킹 스피커나 패션 케이스 등 주변기기를 활성화시키는 방법을 구사하고 있는 것.
삼성전자는 올 초 MP3플레이어 '옙 P3'에 햅틱 UI와 위젯 화면 등으로 차별점을 뒀다. 터치스크린폰에 새 트렌드를 몰고 온 햅틱 UI와 자주 사용하는 기능의 아이콘으로 배경화면을 꾸밀 수 있는 위젯 화면은 MP3플레이어에서도 감성적 요소를 제공하는 데 기여했다.
작년 6월 MP3 사업팀이 정보통신총괄로 이관된 이후 올 초부터는 특히 MP3플레이어 디자인 담당 조직이 휴대폰 디자인 담당 조직과 합쳐져 외양과 UI 디자인 등에서 시너지가 발휘되고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품전략팀 송주호 상무는 "시장조사업체 NPD에 따르면 MP3플레이어를 처음 사용하는 평균 나이가 9세인 만큼 미래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MP3플레이어 시장은 놓칠 수 없다"며 "감성적 디자인과 직감적인 UX(User Experience)로 제품만족도를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아이리버는 올 초 김군호 대표가 취임하면서 '360도 경험 디자인' 전략을 내세웠다. 이는 제품 디자인에서부터 UI, 포장, 리테일, 전시에 이르기까지 소비자가 아이리버만의 차별화된 디자인을 맛볼 수 있도록 하는 것.
전 직원 200명 중 약 10%를 차지하는 디자인팀은 제품 디자인, 패키지, UI, 부스디자인 등 통합적 관리를 통해 아이리버 디자인의 일관성을 유지하고자 노력한다.
특히 아이리버가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것은 제품 패키지 디자인이다. 아이리버 제품 패키지는 한번 뜯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포장을 뜯는 순서에서부터 다양한 활용방안까지 세심하게 고려해 만들어졌다.
아이리버 엘플레이어는 고급 과자 포장지 같은 패키지로 소비자로 하여금 과자봉지를 뜯는 듯한 기대감을 주며, MP4플레이어 스핀은 화장품 케이스같은 느낌으로 제품의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또 PMP 피플 P7과 P35는 제품 패키지 박스 상단에 아크릴판을 덧대고 조그만 구멍을 뚫어 클립통, 메모판, 액자 등으로 사용할 수 있고, MP4플레이어 B30의 지퍼백 패키지는 소품 보관함으로 활용할 수 있다.
아이리버 유영규 디자인 총괄 이사는 "올해는 특히 소비자가 포장지를 버리지 않고 재사용할 수 있도록 접근했다"며 "투명소재인 아이리버 패키지 박스는 제품을 뜯지 않아도 돼 기업의 불필요한 마케팅 비용도 줄여준다"고 말했다.
코원시스템도 작년 말부터 디자인팀을 보강해 10명 남짓의 인원을 올 초 15명까지 늘렸다. 전 직원 180명 중 10%가 채 안되는 인원이지만 어느 팀보다도 사장과의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하게 이뤄진다. 팀 내에서 제품 디자인, UI, 패키지, 웹페이지 제작 등 역할을 각 팀원이 전담하고 있다.
유선형 형태의 인체공학적 디자인이 돋보이는 MP3플레이어 S9이 코원 디자인력이 결집된 대표 제품. S9은 물방물 형상의 사이드, 강화유리로 마감된 정전기 터치 방식의 디스플레이가 깔끔하다.
코원시스템 관계자는 "제품 기술력이 개선되면서 제품 구조상으로도 슬림하고 심플한 디자인이 가능해졌다"며 "기능에 충실한 것은 물론 디자인 면에서도 최근 트렌드를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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