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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민]CJ제일제당의 이기심


독과점 기업 CJ제일제당의 돌출행동이 이어지고 있다. 가격인상이 어렵자 관세 인하를 위해 정부와 직접 접촉하고 여론 몰이에까지 나서고 있다.

하지만 수십년간 독과점으로 혜택을 누려온 기업이 국가적으로 위기 상황인 현 시점에서 지나치게 이기적이라는 눈길을 거두기 어렵다.

원달러 환율 상승을 이유로 설탕 가격 인상을 발표했다 철회하는 해프닝이 있은 후 CJ제일제당 측은 이익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주 김진수 CJ제일제당 사장은 기획재정부 허경욱 차관을 면담하고 설탕 제조에 사용되는 원당에 부과되는 할당관세를 인하해달라고 요청했다. 이것만으로 부족했는지 20일에는 식품업계 실적 분석 자료를 배포하면서 자신을 포함한 설탕과 밀가루 등 소재 식품회사들이 경영난에 처해 있다는 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식품공업협회가 엄연히 있는데도 '업계 1위 기업의 의무'를 빙자한 CJ제일제당의 이같은 모습은 정부를 압박한 후 여론을 등에 업기 위한 편법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의 급등으로 이익을 내기는커녕 손해를 봐야하는 상황이라는 점은 충분히 납득이 간다. 기업은 이익을 위한 집단이기 때문이다. 국민생활과 밀접한 분야이니 만큼 정부의 눈치와 국민정서를 살펴야 한다는 점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수십년간 독과점 기업으로 성장해온 CJ제일제당의 행보는 너무 성급하다.

지난 2007년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등 국내 3개 설탕제조 업체들은 1991년부터 무려 15년간 설탕 가격과 유통물량을 담합한 것이 공정위 조사결과 드러났다. CJ제일제당에 부과된 과징금 규모만도 총 227억원에 달했다. 당시 공정위는 설탕업체의 담합에 따른 소비자 피해액이 무려 6천억~9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뿐 아니다. 2006년 4월에는 밀가루 가격 담합이 그해 10월에는 각종 세제 가격 담합이 적발대 각각 수십억원대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이처럼 독과점의 폐혜를 일삼던 기업이 단기간의 어려움을 들어 정부와 국민을 상대로 '운동'에 나서고 있는 점은 참으로 볼성 사납다.

일부 식품업체들은 CJ제일제당의 주장이 형평성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한다. CJ제일제당이 수입 설탕에 대한 관세 부과로 상대적인 혜택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수입설탕에 대한 관세가 낮아지면 식품업계의 원가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만약 원당에 대한 할당관세만 낮아진다면 정부가 독과점 기업에 대한 배려에 나섰다는 비판을 벗어나기 어려운 이유다.

CJ제일제당은 이병철 고 삼성 회장이 지난 1953년 전쟁의 폐허 속에서 창업한 삼성가 최초의 제조 기업이다. 이후 독과점 기업으로 군림하며 꾸준히 이용해 준 국민들에게 많은 빚을 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CJ가 전쟁의 폐허 속에서 제당 기술을 확보해 국민들에게 국산 설탕을 제공한 공로를 인정한다.

국가적인 위기 상황에서 나름의 역할을 찾아 국가경제와 국민생활에 기여하는 CJ제일제당의 면모를 보고 싶다. 소비자인 국민이 살아야 CJ제일제당의 미래도 있다는 점을 알았으면 한다.

/백종민기자 cinqang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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