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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식증, 날씨가 추워지면 더 위험하다


2년 전 마른 스타일을 선호하던 패션계에 경종을 울리는 사건이 있었다. 당시 22세이던 우루과이 출신 패션모델이 패션쇼 백스테이지에서 숨진 것. 그녀의 사인은 '거식증'으로 수개월 동안 샐러드와 다이어트 콜라로 생활하고, 패션쇼가 있기 두 주 전부터는 아예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고 한다.

식욕의 계절 가을에 더욱 안타까운 사람들이 있다. 바로 거식증 환자들이다. 거식증은 말 그대로 먹을 것을 거부하는 병이다. 병명으로만 보면 식욕이 없다고 오해를 부를 수 있으나 식욕은 정상이지만 다이어트를 위해 병적으로 식욕을 억제하는 것 뿐이다.

거식증 환자의 특징은 대부분이 저체중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뚱뚱하다고 여기고 음식을 거부한다는 것이다. 극단적인 경우 정상 체중의 30% 이상 체중이 감소됐음에도 불구하고 음식을 먹지 않고 죽음 직전까지 이르는 경우도 있다.

심각한 거식증은 전해질 소실 및 영양결핍 등으로 생명의 위협을 받게 되며 약 10%는 사망을 유발할 수 있다. 주로 청소년기에 발병하나 인생을 통해 어느 연령에서도 발병이 가능하고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9배 많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음식을 즐거움이 아니라 혐오의 대상으로 생각

최근 연구결과에 의하면 거식증은 뇌섬엽에서 맛을 느끼거나 음식과 관련한 즐거움에 반응하는 영역이 감소돼 음식을 즐거움이 아니라 혐오의 대상으로 생각함으로써 발생한다.

뇌섬엽은 신체인식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자기 신체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를 형성시켜 영양결핍 증상을 인지하지 못하고 이를 개선하고자 하는 동기를 부족하게 만든다.

이 밖에도 거식증의 원인으로는 체중에 대한 강박관념, 완벽주의, 열등감, 우울증 등 심리적인 요인이 주원인이며 가족내 요인, 사회문화적 요인, 생물학적 요인 등이 부수적으로 작용한다.

거식증의 또 다른 공포, 부작용과 합병증

거식증을 앓고 있는 사람은 몸에 피하지방이 적기 때문에 추운 날씨에는 저혈압, 저체온, 피부 건조 증상이 나타난다. 영양 부족 때문에 호르몬 분비가 감소돼 무월경 증상이 생기며, 골밀도가 감소해 골다공증에 걸리기 쉽고, 머리카락이 한 움큼씩 빠지게 된다.

또한 미각이 손상되는데 단맛 이외에 짠맛, 매운맛, 신맛에 대해서는 감각이 떨어지고, 충분한 양의 음식을 먹지 않았기 때문에 변비가 생긴다.

특히 거식증과 폭식증이 겹친 경우 더 심각한 상황이 나타난다. 주요한 부작용으로는 추위에 대한 내성 저하, 빈혈, 저혈당, 탈수, 탈모, 부종, 복부 팽만감, 소화불량, 미각의 이상, 심한 변비, 골다공증, 장기간의 무월경, 갑상선 기능저하, 대뇌 위축, 폭식증 등이 있다.

완치 위해 뇌, 소화기질환 등 복합 치료 필요

거식증의 부작용은 극심한 영양결핍으로 인해 일어나는 현상들이며 거의 대부분 충분한 음식을 섭취해 체중이 회복되면 사라진다.

그러나 거식증의 가장 큰 문제점은 환자 스스로 거식증에 걸렸음을 인정하지 않거나 치료를 거부하기 때문에 치료에 어려움이 많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거식증의 치료는 정신신경질환적 치료는 물론 뇌, 소화기질환 등의 복합적 치료가 필요하다. 일차적으로는 영양실조 상태를 회복하는 것이 시급하며 다음으로 정상적인 미각을 찾도록 하고 이후 소화기의 소화흡수 능력을 회복시키면서 체중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과 체중증가에 대한 거부감에 대해 심리치료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

바른체한의원 김강식 원장은 "거식증은 정신질환이라기 보다 전신적인 질병이므로 전문적이고 지속적인 치료와 교정이 필요하다"며 "특히 거식증은 환자가 스스로 치료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가족, 친구, 동료들이 환자가 스스로의 상태를 인지하도록 도움과 협조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은미기자 indiu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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