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만수 경제팀 교체론'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이번엔 야당 뿐 아니라 여권 인사들마저도 힘을 실어주고 있어 강만수 경제팀은 사실상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청와대와 한나라당 지도부는 이같은 당내 분위기를 의식한 듯 '先 경제위기 극복, 後 개각'을 제안하며 급한 불을 끄고 있지만, 최근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각종 대책들이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해 실효를 거두지 못하면서 여권 내에서도 강만수 경제팀 교체론이 공론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등 부처 간 잦은 엇박자,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잇단 말실수 등을 거론하며 현 체제로는 경제위기를 더 악화시킬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대부분 여당 의원들은 이명박 대통령의 인사권과 관련된 문제라 공개적으로 교체를 주장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초·재선 의원 뿐 아니라 전·현직 당 지도부 인사까지도 현 경제팀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어 교체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2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 시장 뿐 아니라 당내 일부에서도 강 장관 교체를 얘기하고 있는데 이 시점에서 장관 인사청문회를 하면 한달 이상 경제장관이 없는 공백상태로 가게 된다"며 "경제위기를 어느 정도 극복하고 난 뒤 교체여부를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또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적어도 경제부처는 실력있고 카리스마 있는 분이라면 김대중 정부나 노무현 정부에서 일했던 사람도 관계가 없다"고 말해 시기가 마련되는 대로 사실상 강만수 경제팀을 교체하는 방침에 힘을 실었다.
박근혜 전 대표는 경제팀 교체와 관련,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알아서 할 문제"라고 말을 아끼면서도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 추모식 행사에 참여한 측근들에게 "경제는 첫째도 신뢰, 둘째도 신뢰인데 걱정이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태희 정책위의장도 "위기에는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 시장의 요구"라며 "정책이 신속하게 결정되고 집행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부총리제도도 긍정적으로 검토할 만 하다"고 현 시점에서는 경제위기 극복에 미흡한 부분이 있음을 사실상 인정했다.
한편 국민들도 강만수 경제팀에 대해 불신의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자유선진당 임영호 의원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P&R에 의뢰해 전국 만19세 이상 성인남녀 1982명을 대상으로 '현 경제위기에 대해 강만수 경제팀이 잘 대처하고 있는가'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7.4%가 '잘못 대처하고 있다'고 응답한 반면 '잘 대처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16.3%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 전문가는 이래저래 사면초가로 몰린 강만수 경제팀에 대해 "이 대통령의 강한 신임에도 불구하고 (강만수 경제팀은)이미 시장으로부터 신뢰를 잃었기 때문에, 시기가 문제일 뿐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정일기자 comj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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