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시정연설 정치권 반응 '극찬-실망' 엇갈려

27일 국회에서 가진 이명박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대한 정치권의 반응은 극명히 엇갈렸다.

한나라당은 "고통과 아픔을 함께 나누며 내일의 희망을 위해 우리 함께 전진하다는 연설"이라고 극찬한 반면 민주당은 "매우 실망스럽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좌절하고 있는 국민 모두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움츠려진 가슴을 활짝 펴게 하고, 한민족의 저력을 일깨우게 하는 감동을 전해주었다"며 "또 대통령은 우리 사회 전반에 활력을 샘솟게 하는 밝은 비전과 힘찬 의지도 전했다"고 호평했다.

조 대변인은 "경기활성화를 위한 재정확대, 내수활성화, 감세 등 정부의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조치는 국제적 움직임에도 부합하는 적절한 대응으로 평가된다"며 "특히 정부의 지급보증동의안 국회처리를 강조한 대통령의 진심은 위기극복의 열쇠를 쥐고 있는 국회가 위기극복의 첫 단추를 잘 끼워달라는 간곡한 호소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발전의 신동력인 녹색성장과 행정체제 개편, 공기업 선진화, 규제개혁, 금융산업 개편 등은 선진일류국가가 건설을 위한 확고한 기반이 될 것"이라면서 "정부가 아무리 좋은 대책을 내놓아도 국회의 협조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위기는 현실화되고 말 것"이라고 야당의 초당적 협조를 주문했다.

아울러 "결국 국회의 신속한 협조가 현 위기 극복의 관건이 될 것"이라며 "국회가 위기극복에 외딴 섬이 되지 않도록 초당적이고 대승적인 자세가 절실하다"고 야당을 압박했다.

민주당은 이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대해 "실패한 기존 경제정책을 고수하겠다는 파당적 자세를 보이는 연설로 매우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은 "대통령이 경제위기 극복에 온몸을 던질 각오가 돼 있다는 것인지, 실패한 기존 정책을 고수하는데 온몸을 던질 각오가 돼 있다는 것인지 헷갈리는 연설"이라며 "모든 상황을 '야당 탓, 상황 탓'으로 돌리는 이 대통령의 자세에 실망할 수 밖에 없다"고 혹평했다.

최 대변인은 "전면적 국정쇄신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이끌어내는 것이 첫 번째 자세로 당장 경제팀을 교체해야 한다"며 "경제팀 교체만으로도 정부의 새출발 의지를 보일 수 밖에 없고 시장신뢰 회복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만수 경제팀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그는 "이미 물새는 집 놔두고 '아무 문제없다'고 한다면 누가 신뢰하겠는가"라며 "경제팀 교체와 경제정책 기조를 바꿔야 '국민에게 도와달라, 함께 극복하자'고 설득할 수 있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