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의 '불온서적 선정'에 인터넷 서점 알라딘(www.aladdin.co.kr)이 일종의 '안티 마케팅'을 들고 나서 화제가 되고 있다. 알라딘은 최근 국방부가 '불온서적' 23권을 선정한 것과 관련 지난 7월 31일부터 독자 리뷰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알라딘은 불온서적으로 선정된 도서들을 모아 별도의 이벤트 페이지를 열어 독자들의 200자평을 댓글로 받고 있다. 댓글을 단 고객 중, 추첨을 통해 200명에게 알라딘 적립금 1천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국방부 선정 '불온도서' 목록에는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의 '나쁜 사마리아인들',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의 '대한민국사' 등 한국의 대표적 진보 지식인의 저서가 포함돼 있다.
미국의 세계적 언어학자이자 진보 지식인인 메사추세츠공과대(MIT) 노엄 촘스키 교수의 '정복은 계속된다'와 MBC '느낌표'에 선정되기도 했던 현기영 작가의 '지상에 숟가락 하나'도 눈길을 끈다.

이 소식을 접한 장하준 교수는 한겨레를 통해 "아직도 불온서적 개념이 있는지 몰랐는데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기호 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문학 작품까지 불온서적으로 지정한 것은 다양성과 창의성, 비판력을 봉쇄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한편 알라딘은 해당 도서들의 판매량이 평소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특히 '나쁜 사라미아인들'은 31일 기준 전날에 비해 10배 이상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벤트 시작 직후 알라딘 독자들은, "'나쁜 사마리아인들'이 불온 서적이란게 말도 안 되지만 우리나라에 불온서적이란 개념이 있다는 것 자체가 무개념"(CoolDreamer)이라는 직설적 비판부터,
"그간 비판적 시각의 개발과 객관적, 과학적 사회관을 갖지 못해 표류하던 한국 시민사회에 꼭 필요한 도서의 목록을 만들어준 국방부에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kimbhoon)는 우회적 비판까지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병묵기자 honnez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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