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웨어하우스(DW)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시장 포화 논란속에도 후발업체들이 경쟁에 속속 가세하면서 시장을 수성하려는 기존업체와 새로 공략에 나선 후발업체간 공세가 뜨겁다. 인력 유출 등 논란도 달아오르고 있다.
24일 DW업계에 따르면 사이베이스, 오라클, 테라데이타, IBM, 네티자, HP네오뷰 등에 이어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가 미국 그린플럼과 함께 DW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DW 시장은 성장이 둔화되면서 포화상태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공공시장 수요까지 급감한 상태. 이런 상황에서 후발업체까지 경쟁에 가세하면서 고객사 유지와 확보 경쟁이 불을 뿜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선발업체의 핵심인력이 경쟁업체로 옮겨가는 등 잡음도 심심찮다.
더욱이 네티자, 썬-그린플럼 등이 성능과 가격을 앞세운 어플라이언스 형태의 DW로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경쟁구도 역시 테라데이타 등을 위시한 어플라이언스 형태와 사이베이스 등의 개방형 제품으로 압축될 전망이다.
◆후발업체, 어플라이언스 제품으로 '도전장'
DW 후발 업체들은 DB·서버·스토리지가 하나로 통합된 어플라이언스 형태 제품을 속속 출시하면서 틈새 공략에 나섰다.
썬-그린플럼은 지난 6월 썬파이어X4500 서버에 DW/BI 전용 DB인 그린플럼을 탑재한 어플라이언스 형태의 DW 제품을 선보였다.
그린플럼 한국지역 담당 김희배 이사는 "DW 구축이 대규모 프로젝트인 만큼 단기간에 성과를 보기는 힘들다"며 "어플라이언스 형태는 특정 서버나 스토리지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성능을 가장 최적화할 수 있는 구조'를 찾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썬-그린플럼은 업계 후발주자인 만큼 성능과 예산에 민감한 기업을 대상으로 영업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네티자 등도 테라데이타와 같이 어플라이언스 형태 DW로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테라데이타, 실적둔화-인력유출 '흔들'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선두업체가 윈백을 당하거나 핵심인력 유출 논란도 적잖다.
글로벌 1위 업체인 테라데이타는 올 상반기 갖가지 악성 소문에 시달렸다. 국내 실적이 성장세 없이 최근 2~3년간 글로벌에 현저히 못미치는 수준에 머물렀기 때문.
더욱이 최근에는 주요 고객사였던 롯데마트가 시스템 증설과정에서 일부 제품을 테라데이타에서 IBM으로 교체하기도 했다. 기존 고객 수성이 중요한 업체 입장에서는 뼈아픈 일을 겪은 셈이다.
또 최근 테라데이타의 핵심 인력이 네티자, HP네오뷰, 썬-그린플럼 등으로 계속 빠져나가면서 내부 사정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실제 2001년 200명에 달했던 테라데이타의 인력은 현재 현저히 줄어 영업·유지보수·컨설팅서비스 인력 등 60명이 일하고 있는 상태다.
테라데이타 컨설팅서비스 정희태 상무는 "테라데이타 인력을 경쟁사가 빼가는 것은 그만큼 테라데이타가 가진 노하우와 경험을 높이 산다는 방증 아니겠냐"며 "현재 컨설턴트 인력을 채용중에 있으며, 하반기 신규 업체 발굴을 위해 조직·체제를 정비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DW 선발업체 "기존 고객 지켜라"
테라데이타는 올 상반기 매출 집계 결과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상승세를 보였지만, 크게 나아지지는 않은 상황이다. 회사측은 올해 하반기 기존 고객의 업그레이드 수요가 증가하고,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에 대한 필요성이 증가하면서 DW시장 역시 성장세를 띨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스템통합(SI) 영업을 위해 급히 수혈된 박진수 SI·얼라이언스 전무는 "그간 글로벌 차원에서 비즈니스를 하다보니 한국 토양에 맞는 IT 에코시스템을 적용하지 못했다"며 "하반기에는 시스템통합 및 리셀러 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해서 SI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민간시장과 달리 약세였던 공공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금융쪽 차세대 관련 DW 프로젝트를 석권했던 사이베이스도 올 상반기 다소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올해 공공시장이 꽁꽁 얼었던 탓에 DW/BI 분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0%에 머물렀다. 설상가상으로 얼마전 DW를 구축한 공공기관에서 성능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사이베이스 이재훈 이사는 "공공쪽 프로젝트 기근으로 인한 부진을 올 하반기 금융권에서 만회하겠다"며 "특정 서버·스토리지에 국한되지 않은 개방형 제품이라는 특징을 살려 기존 고객 수성은 물론 신규 시장 창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어플라이언스냐 vs 개방형이냐
아직 후발업체 성과는 미미하지만 어플라이언스 형태로 공세에 나서면서 기존업체인 테라데이타와의 경쟁은 물론 개방형 제품에 강점을 지닌 사이베이스, 오라클, IBM 등과의 경쟁구도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 어플라이언스 형태 DW의 시장점유율은 아직 미미한 상태. 선두 업체인 테라데이타 외에 후발업체인 네티자는 한국개인신용정보(KCB)가 유일한 고객사다.
HP네오뷰는 한국 시장 진출 3년째지만, 아직 고객사를 확보하지 못했고, 가장 최근에 뛰어든 썬-그린플럼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
반면 사이베이스, 오라클, IBM 등은 개방형 제품을 앞세워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사이베이스는 금융시장의 강점을, 오라클은 자사 DBMS 시장 지배력을, IBM은 컨설팅 능력을 바탕으로 기존 입지를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DW 시장이 포화라는 지적이 있지만, 고성능 DW에 대한 수요는 지속 발생할 것"이라며 "앞으로 DW 업체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어플라이언스 형태냐, 개방형 제품이냐에 대한 논란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서소정기자 ssj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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