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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심의위원 3명, PD수첩 의견진술에 반발, 불참


'실질 심의 없었다' 지적…위원회의 정치적 독립성 논란 불거질 듯

야당(통합민주당) 추천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이 된 위원 3명이 "MBC PD수첩 '광우병'편에 대해 심의위 차원에서 실질적인 심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향후 심의 과정에 참여하지 않을 것을 선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은 방통심의위가 PD수첩 안건을 심의하면서 절차적인 정당성을 결여했을 뿐만 아니라, 정치화된 사안에 대해 공정성 여부를 판단함으로써 심의위의 위상을 스스로 훼손했다고 지적하고, 소신과 배치되는 심의 과정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과 방송인총연합회 등 언론 관련 시민사회단체들도 방통심의위의 정치적 독립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어, 심의위의 당파성 논란은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엄주웅 위원은 16일 전체회의에서 "PD수첩 보도와 관련해 정부가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고 검찰 수사, 방송종사자 항의집회가 모두 심의위에 압박으로 작용하는 등 민감하고도 긴박한 상황에서 심의를 계속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심의는 위원회가 반드시 해야 할 업무이긴 하지만, 법원에서 동일한 내용으로 소송을 진행중인 사안에 대해 행정적 기구일 뿐인 심의위 조직이 판단내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설명이다.

특히 엄주웅 위원은 제재조치 여부를 정하지 않은 채 의견 진술을 듣는 것은 방통위 설치법에 어긋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견진술 청취 절차는 해당 프로그램이 심의규정을 위반했다고 판단할 경우 혹은 제재조치 수준을 정할 때 당사자에게 반박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인데, 제재 수준을 정하기도 전에 의견진술 청취를 하는 것은 절차적 정당성을 결여했다는 것이다.

엄 위원은 "프로그램을 심의하려면 어떤 부분이 어느 규정에 위반되고, 위반된다면 제재를 내린만한 수준인지에 대해 토론해야 하는데 지난 회의에서는 PD수첩에 대해 의견진술을 청취할 지 안할지, 의견진술 청취가 어떤 의미인지를 논의하는 데만 시간을 보내, 실질적인 토론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엄 위원은 "의견진술 청취를 반대한 사람으로써 의견진술을 들을 이유가 없고, 더 이상 심의 진행에 참여하는 것이 의미없기 때문에 퇴장하겠다"고 말한 뒤 회의실을 떠났다.

이어 발언한 백미숙 위원도 실질적인 논의가 부족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백미숙 위원은 "심의위 기능이 안정되려면 법률 해석에 있어서 당파성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한데, PD수첩 사안에 있어서는 그렇지 않다는 아쉬움을 느꼈다"며 위원회가 소위나 전체회의에서 PD수첩 안건을 다루면서 의견진술을 결정할 때 심도있는 논의를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백 위원은 "굉장히 정치화된 사안을 현재 상태로 계속 심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표결 결과에는 승복하지만, 논의 과정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퇴장했다.

이윤덕 위원 역시 PD수첩의 심의 결정문에 본인의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다.

이윤덕 위원은 "정당성과 객관성을 심의하는 기구인 위원회 조직이 스스로 여러 가지 법적 위반을 하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실질적인 심의를 하지 않고 결과(제재조치)를 예단해 의견진술을 받는다면 심의위의 법적 정당성을 어떻게 스스로 확보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종섭 위원은 "세 분의 위원들이 출석을 안 하셔서 위원회 결정을 정치적으로 만들까 걱정"이라며 "전체적인 심의 기준을 함께 논의하지 않으면 심의위 기능이 대단히 왜곡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김지연기자 hiim2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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