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는 원래 좋아했지만 더 좋아하게 됐습니다. 소주는 처음엔 싫어했지만 이제 괜찮습니다."
1년 반 동안 한국BMC의 지사장을 맡아온 스티븐 저커 지사장의 말이다. "그동안 스스로 한국화됐다, 고 느낀 순간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김치를 더 좋아하게 됐고 소주 마시는 것도 괜찮아졌다는 저커 지사장은 여느 미국인들과는 다르다. 일본어에 능통하고 벌써 10여 년째 한국, 일본 등 아시아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한 한국인 친구가 제게 그러더군요. '한국인 같다'고요. 일본에서도 이와 비슷한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저커 지사장이 이처럼 아시아 문화에서 잘 어울릴 수 있는 이유는 그의 성향과 성장배경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 출신인 그는 어릴 때부터 여러 인종의 친구들을 사귀어왔고 항상 새로운 문화를 궁금해하고 공부하고 싶어했다.
대학때 이미 배낭을 메고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지역을 여행하기도 했을 정도다.
이런 그의 성향 때문일까. 저커 사장은 한국BMC라는 회사와 직원들과 완벽하게 융화된 듯 보였다. 그 결과가 바로 한국BMC의 성장이다. 한국BMC가 지난해 무려 70%에 가까운 성장률을 이뤄낼만큼 저커 사장과 직원들의 '궁합'이 잘 맞는 상황인 것.
한국적 특성을 이해하지 못해 직원들과 대립하거나 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아 힘든 사업을 펼쳐왔던 지사장들과는 분명 다른 모습이다.
"아마도 대부분의 지사장들이 한국을 비즈니스 마인드로 접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이미 여행을 다녀간 적도 있고, 문화적으로 한국을 이해해보려는 시도를 했었기 때문에 직원, 시장과 호흡이 잘 맞았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여러 문화에 대해 깊은 이해를 가진 그지만 저커 지사장도 아시아 지역의 소프트웨어(SW) 시장에서는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SW와 시스템을 요구에 맞게 바꿔주는 '커스터마이징'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모습에 적응하기 힘들었던 것.
"처음에는 충격이었습니다. 미국과 달리 고객들이 SW 회사에 너무 많은 수정과 변화를 요구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그만큼 한국 고객들이 더 완벽한 SW를 원한다는 뜻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저커 사장의 올해 바람은 지난해 성장을 그대로 이어가는 것이다. 또한 경쟁사인 HP를 뛰어 넘어 시장 1위의 입지를 굳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저커 사장이 내놓은 카드는 '공공시장 공략'이다. 그동안 인지도 부족 등으로 쉽게 진출하지 못한 공공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것이다.
"컨설팅 조직을 갖춘만큼 공공시장 프로젝트를 수행할 능력은 충분합니다. 파트너 체계도 제대로 갖춘 상황이라 승산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공공시장 매출이 전체 매출의 10%인데, 이를 20~30%까지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저커 사장은 지난해 성과를 직원들의 공으로 돌린다. 그가 '한국적 에너지'라고 표현하는 원동력 덕분에 한국BMC가 우수한 실적을 이뤄낼 수 있었다는 것.
"언젠가 제가 한국BMC를 떠나 다른 지역으로 가게 됐을 때, 한국BMC를 맡게 된 새로운 지사장이 제게 전화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로부터 '한국BMC의 직원들은 정말 휼륭하다'는 칭찬을 듣게 되길 바랍니다."
/함정선기자 min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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