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코스닥 예심청구를 단행한 게임사 드래곤플라이의 상장 여부에 관련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이씨에 이어 드래곤플라이도 코스닥에 입성할 경우 게임기업에 대한 코스닥시장본부의 평가 척도가 완전히 바뀐 것으로 봐도 무방하기 때문이다.
드래곤플라이는 제이씨와 마찬가지로 단일게임에 매출을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게임기업이다. 빠른 성장세, 높은 순익율, 이미 확보해둔 다양한 라인업이 강점이나 자체 게임 서비스의 성공경험이 전무한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 10년만에 '무명' 딱지 떼고 고속 성장
지난 95년 설립한 드래곤플라이는 PC게임 '운명의 길' '카르마' '날아라 호빵맨' 등의 게임을 개발한 바 있다. 이 중 FPS게임 '카르마'를 온라인 버전으로 개발, 최초로 온라인 FPS게임 장르를 연 바 있다.
뚜렷한 인기게임을 내지 못해 설립 후 10년 가까이 '무명' 개발사로 지냈으나 2005년부터 '스페셜포스'가 누적 매출 1천500억원을 기록하는 대성공을 거두며 성공스토리를 쓰기 시작했다.
'스페셜포스' 서비스 재계약을 위한 협상과정에서 배급사인 네오위즈와 첨예한 갈등을 겪었다. 이를 통해 개발과 배급이 이원화된 서비스 모델에서 성공한 개발사가 '힘'을 가질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기도 했다.
이후 2곳의 개발 스튜디오를 인수, 개발력을 강화했고 '라카산' '골드슬램' 등의 신작을 시장에 선보였다. 국내외에서 인기를 얻었던 유명게임을 온라인화한 '킹덤언더파이어 온라인' '메탈슬러그 온라인' '퀘이크 워즈 온라인' 등을 개발 중이다.
지난 2007년 12월, 예심청구를 단행한 드래곤플라이는 2007년 4분기까지의 결산실적을 포함한 수정자료를 코스닥시장본부에 곧 제출할 예정이다. 코스닥시장본부는 3월 중 드래곤플라이의 상장 허용 여부를 결론지을 전망이다.
드래곤플라이의 주식은 현재 장외에서 2만7천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 빠른 성장세, 높은 순익율, 다수의 IP 확보가 강점
드래곤플라이는 지난 2006년 264억원의 매출, 195억5천만원의 영업익, 144억9천만의 순익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상장에 성공한 제이씨엔터테인먼트와 유사한 매출, 순익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2007년 들어 주력게임 '스페셜포스'가 일본, 미국에 이어 동남아 각국에 진출하며 매출규모는 소폭 향상됐을 것으로 점쳐진다. 개발인력을 꾸준히 충원, 현재 전체 직원수가 150명에 달한다.
유명 게임사 액티비젼과 제휴, '퀘이크 워즈 온라인'의 공동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수년간 개발을 진행해온 '킹덤언더파이어 온라인'의 베타테스트가 임박했고 소리소문없이 개발한 '스페셜포스2'도 콘텐츠 제작이 거의 완료된 상태다.
액티비젼과 파트너십을 맺음에 따라 액티비젼이 보유한 유명 타이틀의 후속 개발 가능성도 점쳐진다.
◆ 자체 서비스 성공 경험 전무, 개발력 특정 장르 편중은 약점
수년전만 해도 드래곤플라이와 같이 수익원이 하나 밖에 없는 경우 상장을 꿈꾸기는 어려웠으나 최근 제이씨가 상장에 성공하며 이러한 '장벽'은 사라진 상태.
그러나 제이씨와 달리 자체 서비스를 통한 성공 경험이 전무하다는 약점을 갖고 있다. 이는 게임 개발과 배급을 병행하겠다는 드래곤플라이의 사업 모델과 역량에 대해 불안감을 자아내는 요소다.
FPS장르의 '종가'로 대접받고 있으나 아직까지 해당 장르 이외의 개발력이 전혀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도 불안요소로 꼽힌다.
드래곤플라이가 32%의 지분을 보유한 토리소프트의 '라카산'을 서비스 했으나 지난해 하반기 들어 서비스를 잠정 중단, 재개발 작업에 돌입한 상태다. 또 다른 자체 개발작 '골드슬램'도 흥행과는 거리가 먼 상태다.
'주종목'인 FPS장르의 경쟁이 날로 격화되고 있어 '스페셜포스'와 같은 성공 스토리를 계속해서 써나가는 것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서정근기자 antila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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