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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학력·경력·평판 검증"…'합법적 흥신소' 시대?


'합법적 흥신소'에서 '백그라운드 체크(Background check : 학력·경력·평판 등을 조회하는 것)'를 일반적으로 하는 시대가 비로소 오는 것일까.

최근 검찰 수사를 통해 권력형 게이트로 결론 내려지고 있지만 신정아 씨 파문은 우리 사회에 '학력위조'가 만발해 있다는 충격을 국민들에게 안겨줬다. 이 사건을 시발로 수많은 문화연예계 인사들의 학력위조 사실이 일파만파(一波萬波)로 드러나면서 하나의 사회증후군을 형성했을 정도였다.

이 와중에 '학력 조회' 전문 서비스를 내 놓은 업체가 있어 눈길을 끈다. 헤드헌팅 전문기업 엔터웨이파트너스(www.nterway.co.kr 이하 엔터웨이)는 지난 8월 기업형 학력조회 서비스에 이어 이달 중순 개인형 학력조회 서비스를 내 놓았다.

회사 관계자는 "헤드헌팅 사업에서 학력과 배경 등을 검증하는 절차를 수행하며 '독립적인 학력증명 서비스'를 해 보면 어떨까 고려했었다"며 "미국에는 학력뿐만 아니라 마약·약물 경력 등 다양한 사설 신원조회 서비스가 일반화돼있기 때문에 이번 신정아 씨 사건을 계기로 우리나라에도 수요가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며 론칭 배경을 설명했다.

기업형 서비스는 기업이 최종면접 통과자나 최종 합격자의 신상조회를 의뢰하면 대행해 주는 서비스. 기업은 건당 즉, 증빙 학위 수 별로 수수료를 내서 이용할 수 있다. 현재는 주로 대기업이 의뢰하고 있다.

개인형 서비스는 개인이 학력조회를 의뢰하면 기업에 직접 학력 진위여부를 확인해 주는 서비스이다. 개인은 한 번 등록료를 내면 증빙이 필요할 때마다 평생 이용할 수 있다. 현재는 증빙서류를 기업에 직접 제공하는 형태이지만 앞으로는 웹에서 기업이 열람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구축할 예정이다.

학력 증빙 절차는 엔터웨이에서 외국 대학에 직접 접촉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고객이 의뢰하는 대학의 국가는 주로 미국과 일본이고 드물게는 러시아와 카자흐스탄도 있다. 대부분 엔터웨이가 직접 접촉하지만, 가장 의뢰가 많은 미국의 경우는 사설 신상조회 서비스가 활성화돼 있어서 해당 업체를 통해 증빙서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당사자의 동의서를 받는 것은 필수다. 회사 관계자는 "아직 우리나라에는 사립탐정 같은 제도와 관련법이 없기 때문에 나중에 법적인 문제가 있을 때를 대비해 조회 당사자의 동의서를 꼭 받아둔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면 기업에서 의뢰한 경우에는 면접 시 당사자에게 '학력조회를 하겠다'는 서명을 받는다는 것. 관계자는 또 "기업에서도 해외학위를 소지한 사원의 학력을 검증하고 싶어 하지만 당사자의 서명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조심스러워 한다"고 밝혔다.

재미있는 것은 다른 사람의 학력조회를 의뢰하는 전화가 많다는 사실이다. 선 본 남자의 학력이 사실인지 묻는 여자부터, 아이의 과외 선생 학력을 묻는 학부모, 심지어 교수의 학위가 진짜인지 묻는 대학생도 있었다. 회사 관계자는 "이런 요청은 당사자의 서명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진행할 수가 없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한 번에 가장 많은 건수를 부탁한 곳은 모 지방대학교로, 교수 20명의 학력 조회를 의뢰했다. 한편 '가짜'로 드러난 이력은 한 건. 미국 밴더빌트 대학(Vanderbilt University)의 학부를 졸업했다고 속였다.

회사 관계자는 "아직 사업이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학력조회 시장 규모가 어느 정도가 될 것인지 예측할 수 없다"며 "최근 학력위조 사태 때문에 국내 대학은 누가 물어보건 잘 협조해주기 때문에 해외 대학 학력증빙 서비스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병묵기자 honnez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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