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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널리스트의 세계-상]반도체


국내 증권사의 애널리스트 등 핵심 인력 중 하나가 바로 증시 비중이 가장 높은 반도체 업종 담당자다.

반도체 업종 애널리스트들은 증권사 리서치 파트의 핵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선업체의 주가 상승으로 조선업종 애널리스트 몸값이 상한가라지만 반도체 애널리스트들의 중요성을 보여준 사건이 최근 있었다.

바로 삼성전자 기흥공장 정전사건이다. 사건 직후 언론들은 애널리스트들과 통화를 통해 피해규모를 예상하느라 바빴다. 이들이 내놓은 수천억원대 손실 전망에 삼성전자는 피해복구는 물론 피해 규모 해명에 식은땀을 흘려야 했다.

그만큼 반도체 애널리스트들의 한마디는 중요하다.

◆20개 증권사서 31명 활약 중

증권업 협회에 따르면 33개 증권회사 대상 조사결과 20개 증권사에서 총 31명의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가 활동 중이다.

각 증권사당 반도체 업종에 평균 1.5명의 담당자를 두고 있다는 말이다. 이는 복수의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단을 구성해 선임과 보좌의 역할을 맡기고 있는 증권사가 많다는 뜻이다.

이중 컴퓨터공학, 전자공학, 기계공학, 산업공학 등 관련 전공자는 7명. 경제,경영,무역,정치외교,통계,영문학 등 비관련 전공자가 24명인 것에 비하면 적은 수치 같지만 기술과 재무적인 능력을 겸비해야 한다는 점에서 결코 적다고 보기 어렵다.

더욱이 각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반도체 담당자들은 향후 리서치 헤드로 자리를 옮기는 게 일반적일 정도로 그 비중과 위상도 높다.

따라서 각 증권사별로 스타급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를 확보하거나 육성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과거 국내 증시를 주름잡던 전병서(대우증권), 구희진(대신증권), 김경모(미래에셋)와 같은 반도체 담당애널리스트들은 리서치 헤드로 승승장구 했다.

그렇지만 시장 흐름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해 시장에서 사라진 반도체 담당애널리스트의 수도 적지 않다. 2000년대 초 반도체 전문 애널리스트로 이름을 날렸던 몇몇 인사들은 지금 증권가에서 이름을 찾을 수 없다.

최근에는 반도체 전문 애널리스트들의 면면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2000년 들어 시장을 주름잡던 애널리스트들 대신 새로운 실력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

현대증권 김장열, 동부증권 이민희, 하나대투증권 이정 애널리스트 등은 후발주자지만 그 성과를 인정 받고 있다.

◆현장 근무 우대···기술, 시장 등 입체적 시각 필수

반도체 산업 애널리스트는 다른 업종에 비해 업무량이 많은 편이다. 기술에 대한 이해도 필수적이다. 날로 첨단화되는 반도체 공정과 기술 발달을 따라가기 위해선 어찌 보면 당연한 현상이다.

이 때문에 반도체 담당애널리스트 중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에 근무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증권사들도 업계에 몸담았던 경력자를 원한다. 그만큼 양호한 리포팅 소스를 가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정보공개가 금기시되는 반도체 업계에서는 이 같은 인맥에 따른 소스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담당 애널 31명중 삼성전자, 하이닉스, 동부전자, 舊 LG정보통신 등 관련 기업 근무경력자는 7명에 이른다. 관련 전공자로 기업근무 경력자는 4명이다.

김지수 한화증권 부장, 김장열 현대증권 팀장, 안성호 한누리증권 팀장, 김영준 교보증권 팀장 등은 하이닉스 출신이다. 김지수 부장의 경우 하이닉스는 물론 반도체 장비업체인 주성엔지니어링 IR업무도 경험해봤다.

삼성전자에 비해 경영위기를 겪었던 하이닉스 출신들이 애널리스트로 자리를 옮긴 경우가 많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핵심부서인 메모리마케팅 파트 출신이다.

재직 당시 담당했던 업무에 따라 분석의 큰 틀도 다르다. 마케팅 분야 출신이면 경영실적 제품 단가 동향 등에 강점이 있고 기술인력 출신들은 기술동향 흐름 등을 잘 파악한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해외에서도 국내 업체의 정보를 예의 주시하고 있는 만큼 국제적인 감각도 필요하다.

IDC, 가트너, 아이서플라이와 같은 해외 리서치자료는 물론 해외 동향을 살피고 반도체 가격과 수요에 대한 정보도 업데이트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분석 대상이 아님에도 해외 반도체 업체들에 대한 방문에 나서기도 한다.

또하나의 고민은 반도체의 경우 상당수가 LCD PDP와 같은 디스플레이 분야까지 맡고 있다는 점이다.

반도체는 물론 LCD까지 포함하면 국내 산업에서 가지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삼성전자, 하이닉스, LG필립스LCD, 삼성SDI만 합해도 국내 증시서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무려 15%에 달한다.

그만큼 힘들지만 국가 주력 산업을 연구한다는 보람도 큰 게 반도체 애널리스트들인 셈이다.

대형 반도체 제조업체 외에 각종 장비와 재료 등 연관산업도 살펴봐야 하는 것도 쉽지 않은 점이다. 당연히 PC산업의 동향도 점검해야 한다. 물론 일맥상통한 과정 중의 하나로 파악할 수 있지만 업무 부담이 많을 수 밖에 없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국내 반도체 애널리스트들은 주로 메모리만 파악하면 된다는 점이다.

인텔,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ST마이크로 등 비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즐비한 해외와 달리 우리 반도체 산업은 메모리 위주로 편성돼있어 분석의 시각을 넓힐 필요가 없다.

삼성전자의 비모메리반도체 사업부인 시스템LSI에 대한 분석이 거의 없는 점도 이런 이유에서다.

◆사건도 많았던 반도체 리서치

반도체 리서치 분야는 한국 경제와 증시에서 갖는 중요성이 큰 만큼 파문도 적잖았다.

대표적인 예가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SSB)의 하이닉스 부실분석 사건. 지난 2001년 유동성 위기에 빠진 하이닉스는 이의 타개를 위해 해외 DR발행을 추진했다. 하이닉스반도체는 DR발행으로 총 1조6000억원을 자금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이 같은 자금을 확보하는데는 주간사인 SSB가 DR발행 1개월전에 내놓은 긍정적인 리포트가 한 요인이었다.

당시 SSB는 하이닉스가 2001년말까지 6천680억원의 영업이익과 1조2천35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았다.

'중대 전환점이 진행되고 있다(Major Corporate Turnaround Underway)'는 제목의 이 보고서는 당시 시장의 분위기와는 다른 어조를 띠고 있었다.

그러나 SSB의 전망과 달리 하이닉스의 2001년 실적은 매출 5조735억원과 1조2천921억원 영업적자로 처참히 무너졌다.

하이닉스 주가는 급락했고 DR에 투자한 하이닉스 협력업체, 우리사주 조합 및 일반투자자는 물론 해외 투자자들까지 큰 손실을 봐야 했다. 결국 이 보고서와 관계된 애널리스트는 회사와 충돌 끝에 사직하기에 이르렀다.

하이닉스는 현대전자 시절에도 워버그 증권이 지나치게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아 문제가 됐다.

역시 외국계인 워버그증권은 삼성전자 보고서 사전유출로 금감원 재제를 받는 일까지 있었다.

워버그는 지난 2002년 5월7일 방대한 분량의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58만원으로 상향조정하고 강력매수를 권고했지만 불과 3일뒤인 10일엔 42만원으로 내리고 투자의견도 보유로 낮추는 이상한 행동을 했다.

마침 하루전인 9일에는 워버그 창구를 통해 삼성전자의 대규모 외국인 매도물량이 쏟아져 나온 뒤였다.

금감원 조사결과 워버그는 사전에 기관투자자들에게 보고서를 공개한 사실을 알리지 않고 보고서를 배포한 게 발각됐고 결국 금감원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았다.

당시 이사태로 하룻동안 주가 지수가 2% 이상 폭락할 정도로 파장이 컸다.

그만큼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의 역할과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방증이다.

/백종민기자 cinqang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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