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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속인터넷 요금 상품 '뒤죽박죽'


초고속인터넷 요금이 다른 것은 기술방식 때문일까, 속도 차이 때문일까? 정답은 '사업자 마음대로'다.

현재 초고속인터넷 요금 체계는 기술방식에 따른 것도 있고 속도에 따른 것도 있다. 그래서 속도는 더 빠른데 요금은 더 저렴하거나, 같은 요금인데도 속도는 다른 기형적인 요금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최근 KT가 단독주택에 100% FTTH(광가입자망, Fiber To The Home)를 구축하고 하나로텔레콤도 단독주택에까지 100메가(Mbps) 속도로 업그레이드 작업을 진행하면서 초고속인터넷 요금은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더욱 뒤죽박죽이 되고 있다.

해당 업체들은 "어쩔 수 없다. 요금 체계를 이대로 유지할 수밖에 없다"며 손을 놓고 있다. 결국 돈을 더 내고도 더 느린 속도의 인터넷을 이용하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용자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초고속인터넷 요금에 대한 대수술이 필요한 시점이다.

◆단독주택 FTTH, 아파트 광랜보다 저렴

현재의 초고속인터넷 요금 상품은 ADSL, VDSL 기술방식을 거쳐 현재는 광랜과 FTTH까지 발전해 왔다. 초기 ADSL이나 VDSL까지만 해도 기술방식이 발전함에 따라 속도도 같이 올라가고 이에 따라 대체로 요금도 같이 올라가는 간단한 구조였다. 새로운 장비 도입에 따라 원가 상승 요인이 발생하고 인터넷 속도도 올라가니 요금도 높아졌던 것이다.

하지만 광랜 상품이 나오면서 이러한 구조는 깨지기 시작했다. 광랜은 아파트 통신실까지 광으로 연결하고 여기서 가정까지는 랜으로 구축하는 방식으로 최대 100메가까지 속도를 구현한다.

속도는 ADSL이나 VDSL에 비해 높지만 요금은 훨씬 저렴하다. 광랜 상품인 KT 엔토피아는 3년 약정 기준(이하 동일) 3만600원이지만 50메가 상품인 스페셜II는 3만8천250원이다. 이는 하나로텔레콤도 마찬가지. 요금 상품이 10메가와 100메가로 단순한 LG파워콤만 그렇지 않다.

광랜이 기존 상품보다 저렴해진 이유는 뭘까. 사업자들은 광랜 구축에 들어가는 원가가 기존 ADSL이나 VDSL 보다 저렴하고, 랜 방식이어서 가입자가 늘어날수록 속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등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주요 이유로 들고 있다.

하지만 근본에는 후발사업자인 LG파워콤이 저렴한 광랜 상품을 통해 가입자 유치 전략을 펼치자 가격을 더 높이지 못한 이유도 깔려 있다.

최근 KT와 하나로텔레콤이 단독주택에 대한 속도 증설에 나서면서 이러한 기형적인 구조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KT는 올해 단독주택 지역에 FTTH를 증설할 계획이다. 주요 대상은 현재 ADSL 방식으로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는 지역이다. FTTH는 현재 100메가까지 속도를 제공하고 향후에는 1기가(Gbps)까지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다.

현재 ADSL 가입자가 FTTH로 업그레이드된다면 기존 요금인 2만5천500원으로 100메가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FTTH는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속도 저하가 발생하는 광랜보다 안정적인데도 불구하고 요금은 더 저렴한 것이다.

더욱이 KT 스페셜I, II 가입자는 FTTH보다 훨씬 더 많은 요금을 내고도 속도는 20메가와 50메가로 느린 인터넷을 이용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들 가입자들은 불만을 나타낼 수밖에 없다.

하지만 KT는 당분간 이러한 요금 구조를 그대로 유지할 계획이다. KT 관계자는 "아직 FTTH에 대해 새로운 요금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초고속인터넷 요금 현황(출처: 각사)
서비스명
상품명
기술방식
하향최고속도
요금(3년약정)
메가패스(KT)
라이트
ADSL
4M
25,500
프리미엄
ADSL/VDSL
8M/13M
36,000
스페셜I
VDSL
20M
35,700
스페셜II
VDSL
50M
38,250
엔토피아
광랜
100M
30,600
하나포스(하나로텔레콤)
스피드
ADSL/HFC
8M/10M
25,200
프리미엄
VDSL/HFC
20M
33,820/30,600
광랜
광랜
100M
29,700
엑스피드(LG파워콤)
프라임
HFC
10M
25,000
광랜
광랜
100M
28,000

사정은 하나로텔레콤도 마찬가지다.

하나로텔레콤도 올해 단독주택 지역에 대해 ETTH(Ethernet To The Home) 방식을 이용해 100메가로 커버리지를 확대하고 있다. 주 대상은 역시 현재 ADSL을 사용하는 지역이다. 하나로텔레콤은 ADSL 가입자가 100메가로 업그레이드할 경우 기존 광랜 요금을 적용할지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하나로텔레콤 관계자는 "ETTH 기술 방식에 대해 새로운 요금 상품을 만들지는 결정하지 않았으며 현재는 서비스 커버리지만 확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요금은 같지만 속도는 달라

비단 FTTH나 광랜뿐 아니라 기존 ADSL과 VDSL, 케이블(HFC) 방식에도 기형적인 요금 구조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KT메가패스의 '프리미엄' 상품은 가입자에 따라 최고속도가 8메가와 13메가로 구분된다. 최저보장속도도 640Kbps와 4Mbps로 차별되고 있다. 그럼에도 요금은 3만6천원으로 같다. 이유는 ADSL인지, VDSL 서비스 지역인지에 따라 속도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ADSL 기술이 최고 4메가까지 구현됐으나 기술이 발전하면서 8메가까지 증속이 가능했고 이를 VDSL 13메가 방식과 묶어서 하나의 요금 상품으로 만든 것이다.

하나로텔레콤도 이와 유사한 경우가 있다. 같은 '스피드' 상품 가입자라 하더라도 ADSL 지역일 경우 최대 8메가, HFC 지역은 최대 10메가를 제공한다.

속도가 다른데도 같은 요금을 받는 하나로텔레콤은 속도가 조금 더 '안정적'이라는 이유로 요금을 차별하는 이중적인 모습도 보여준다. 20메가 상품인 프리미엄 가입자는 VDSL 지역은 3만3천820원, 케이블(HFC) 지역은 3만600원으로 차이가 있다.

하나로텔레콤은 "HFC망은 가입자가 몰리면 속도가 느려지고 이에 비해 VDSL은 조금 더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강희종기자 hjka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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